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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호준, 최고령 2000G 출장 ‘위대한 여정’

입력 : 2017-07-20 23:53:05 수정 : 2017-07-20 23:53: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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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0원에 혹해 야구인생 시작
프로야구 역대 10번째 기록
NC, 한화 꺾고 리그 2위 굳혀
전남 광주의 새까만 소년은 동네 야구를 할 때마다 4번 타자를 도맡았다. 어머니를 졸라 광주 중앙초로 전학해 야구부에 들어갔지만 열흘 만에 싫증이 났다. “단순히 치고 던지는 게 아니다. 작전과 기술이 너무 많다”며 당장 야구를 그만두겠다고 떼를 썼다. 의외로 마음을 돌리는 방법은 간단했다. 그의 어머니는 아들에게 500원짜리 동전을 쥐어줬고, 금세 신이 난 소년은 운동장으로 달려가 배트를 잡았다.

프로야구 관록의 강타자 NC 이호준(41)의 이야기다. ‘500원’짜리 동전으로 시작한 야구 인생이 ‘위대한 여정’으로 길이 남게 됐다. 올 시즌을 끝으로 은퇴를 선언한 이호준이 20일 충북 청주구장에서 열린 한화와의 원정 경기서 프로야구 역대 10번째이자 최고령 2000경기 출장 기록을 세웠다. 이날 기준으로 이호준의 나이는 만 41세 5개월 12일이다. 이는 전 최고령 기록 보유자인 이숭용(전 넥센·40세 6개월 6일)보다 약 1년 많다.

광주일고를 졸업하고 1994년 해태(KIA 전신)에 투수로 입단한 이호준은 화려하진 않지만 내실 있는 야구 인생을 지냈다고 평가받는다. 동갑내기인 삼성 이승엽과 비교하면 이 같은 평가가 더욱 두드러진다. 프로야구 입단 1년 후배인 이승엽이 1997시즌 홈런왕을 차지하며 전국구 스타로 떠오른 반면 1996년 타자로 전향한 이호준은 강한 인상을 남기지 못했다.


NC 이호준이 20일 충북 청주구장에서 열린 한화전에서 타석에 나섰다. 이날 이호준은 프로야구 최고령 2000경기 출장 기록을 세웠다.
NC 다이노스 제공
다만 ‘꾸준함’에 있어선 따라올 선수가 없었다. 이호준은 1998년에야 주전이 된 후 그해 19홈런을 때려내며 존재감을 과시했고, 통산 21시즌 중 14시즌에 100경기 이상 출전할 만큼 팀의 대들보 역할을 도맡아 왔다. 특히 2011시즌부터 지난 시즌까지 6시즌 연속 100경기 이상 나와 매 시즌 두 자릿수 홈런을 때려내며 노익장을 과시했다.

비록 올 시즌에는 팀 세대교체 흐름 속에 잦은 부상이 겹치면서 1군 엔트리에 빠져 있는 날이 많지만 여전히 훈련을 거르지 않는 모습으로 후배들의 귀감이 되고 있다. 더그아웃에서도 딱딱한 분위기를 녹이는 분위기 메이커 역할을 자처한다. 통산 루타 3위(3211루타), 타점 3위(1238개), 홈런 4위(330개)의 대기록을 빼놓고도 이호준이 후배들의 신망을 듬뿍 받는 이유다.

이날 경기서 NC는 한화에 7-4 승리를 거두고 리그 2위(51승1무35패) 자리를 굳혔다. 이호준도 5회초 2사 배영수에게 중전 안타를 때려내며 4타수 1안타로 ‘기념 안타’를 만들어냈다.

안병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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