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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화·인류 향한 헌신… 전 세계에 ‘희망의 씨앗’ 뿌려
인류가 평화롭게 공존할 수 있는 혁신적 방안을 고심하고, 지속가능한 실천적 해법을 제시한 공로가 인정돼 제6회 선학평화상 수상자로 선정된 3명의 시상식이 11일 서울 송파구 롯데호텔 월드에서 열렸다. 완지라 마타이 그린벨트운동 이사장, 휴 에반스 글로벌 시티즌 대표, 패트릭 아우아 가나 아시시대 총장이 주인공이다. 국가, 종교를 초월해 평화운동에 기여한 굿럭 조나단 전 나이지리아 대통령, 남아프리카공화국 사무엘 하데베 선지자는 설립자특별상을 받았다.
마타이 이사장은 아프리카 환경 복원, 지속 가능한 지역사회 발전에 기여한 공로를 인정받았다. 그린벨트운동을 통해 나무 5100만그루를 심어 산림 황폐화를 줄이고 수자원 보호, 토양 비옥도 개선, 생물다양성 증진 등의 효과를 거뒀다. 마타이 이사장은 시상식에서 “케냐 상황이 심각할 때 상을 받게 돼서 더할 나위 없이 기쁘다”며 “세계에서 가장 젊고, 녹색 에너지가 많은 아프리카의 잠재력을 전 세계에 효과적으로 연결시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에반스 대표는 세계 빈곤 문제 해결을 목표로 시민운동을 주도해 왔다. 2008년 설립된 글로벌 시티즌은 4300만명의 행동을 이끌었다. 주요 글로벌 기업 등으로부터 436억달러(약 62조1800억원) 지원을 약속받는 성과를 거두기도 했다. 에반스 대표는 “평화란 자유고, 존엄이며 진정한 시민의식을 통해 실현해야 할 것”이라며 “고립주의 위험성에서 벗어나 함께 더 연대할 수 있는 기회를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아우아 총장은 가나 출신의 교육 혁신가다. 2002년 아시시대를 설립해 아프리카 교육에 혁신을 불어넣었다. 아우아 총장은 수상 연설에서 20세기 한국의 경제발전을 언급하며 아프리카 번영의 의지를 다졌다. 그는 “한국의 경제 발전을 보며 교육을 통해 한 나라뿐 아니라 전 세계에 희망을 줄 수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고 말했다.
설립자특별상을 받은 조나단 전 대통령은 권력 대신 민주주의를, 갈등 대신 평화를 선택해 현실화시킨 지도자로 평가된다. 하데베 선지자는 아프리카 전역을 누비며 영적 중요성을 일깨우는 종교인이다.
세계 주요 지도자들의 축하는 시상식의 의미를 더했다. 반기문 전 유엔사무총장은 축사를 통해 “선학평화상은 인류 평화를 위해 헌신한 숨은 영웅들의 이야기를 조명하고 국제적 연대를 촉진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해왔다”며 “수상자들의 헌신적 삶과 세계시민 정신에 경의를 표한다”고 말했다. 토마스 월시 선학평화상위원회 공동위원장은 “평화란 그냥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다”라며 “우리의 도덕적이고 영적인 비전을 바탕으로 용기와 결단, 확신 위에서 꽃피울 수 있는 것”이라고 밝혔다.
2025-04-14 01: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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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화 이상' 행동으로 바꾼 리더 5명은?
선학평화상은 하나님 아래 인류 한가족 가치로 인권존중과 갈등화합, 생태보전 등 현세대와 미래세대 호혜성에 이바지한 인물을 선정하기 위해 제정됐다. 격년, 평화 단일분야 시상이 이뤄지는 선학평화상은 2015년 첫 수상자를 배출한 이후 10년째 이어지고 있다.
11일 서울 송파구 롯데호텔 월드에서 열린 제6회 선학평화상 시상식에서도 평화라는 이상을 실행 가능한 행동으로 전환한 혁신적 리더 3명이 상을 받게 됐다. 완지라 마타이 그린벨트운동 이사장, 휴 에반스 글로벌 시티즌 대표, 패트릭 아우아 가나 아시시대 총장이 그 주인공이다. 또 선학평화상 제정 10주년을 맞아 2명의 설립자특별상 수상자도 선정됐다. 수상자는 국가, 종교를 초월해 평화운동에 기여한 굿럭 조나단 전 나이지리아 대통령, 남아프리카공화국 사무엘 하데베 선지자로 결정됐다.
선학평화상위원회가 지난해 4∼6월 후보자를 접수한 결과, 아프리카(389명)와 북미(332명), 유럽(161명) 등 전 세계에서 모두 1127명의 지원자가 몰렸다.
◆아프리카 산림복원 이끈 완지라 마타이
완지라 마타이 세계자원연구소(WRI) 아프리카 및 글로벌 파트너십 총괄책임자는 2002년부터 아프리카 환경 복원과 지속 가능한 지역사회 발전에 기여한 공로를 인정받았다. 마타이는 그린벨트운동을 펼쳐 나무 5100만그루를 심어 산림 황폐화를 줄이고 나아가 수자원 보호, 토양 비옥도 개선, 생물다양성 증진 같은 효과를 거뒀다. 또 여성에게 경제적 자립과 리더십 기회를 제공하는 등 지역사회 활성화를 이끌었다. 마타이는 아프리카 산림경관복원 이니셔티브(AFR100)를 이끌며 2030년까지 1억㏊ 토지를 복원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그는 현재 ‘베조스 어스 펀드’의 아프리카 고문으로 활동하며 재생에너지 프로젝트에 필요한 자금 지원을 촉구하고 아프리카 에너지 전환에 노력하고 있다.
마타이 총괄책임자는 “전 세계 자연 복원과 케냐 환경을 위해 용기 있는 리더로 성장하려는 이 모든 활동은 자연과 사람, 지구가 조화롭게 병행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평화롭고 지속 가능한 일”이라며 “특히 케냐 상황이 심각할 때 이 상을 받게 돼서 더할 나위 없이 기쁘다”고 소감을 전했다. 그는 “정치적·환경적 위기가 계속되는 이 시기에 여전히 아프리카 기후위기는 심각하다”며 “국가 예산의 약 9% 재조정을 통해 회복 탄력성을 키워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마타이 총괄책임자는 아프리카 성장 잠재력을 언급하면서 “아프리카는 세계에서 가장 젊고, 녹색 에너지가 많다“며 “이제 잠재력을 실현하고 강점을 전 세계에 효과적으로 연결시켜야 한다”며 “공공과 민간에 과감한 투자 리더십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빈곤 종식 꿈꾸는 운동가, 휴 에반스
“한 사람의 작은 행동이 모이면 세상을 바꿀 수 있다.”
휴 에반스 글로벌 시티즌 대표는 이런 믿음으로 세계 빈곤 문제 해결을 위해 세계적인 시민운동을 주도해왔다. 에반스 대표는 13세에 쓰레기 더미 위에서 생활하는 공동체에서 불평등한 현실을 목격했고, 이 세상에서 빈곤을 종식하겠다는 꿈을 꿨다. 에반스 대표는 “빈곤은 극복하는 자선행위가 아니라 정의의 실현이다. 빈곤은 노예제도나 인간 노력으로 극복하고 근절할 수 있다. 가난을 만든 것도, 참아온 것도, 극복할 수 있는 것도 사람이기 때문이다”라는 넬슨 만델라 남아공 대통령의 말을 길잡이로 삼아 빈곤 퇴치에 앞장섰다. 2008년 설립된 글로벌 시티즌은 4300만명의 행동을 이끌었다. 여기에는 방탄소년단이나 콜드플레이 같은 밴드도 포함됐다. 또 글로벌 시티즌은 포춘 100대 기업 등으로부터 436억원 달러 상당의 지원을 이끌어냈고, 2018년 아프리카 주민 1억2200만명에게 의료와 교육 등 혜택을 제공하며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빈곤 퇴치 플랫폼을 만들어 가고 있다.
에반스 대표는 “평화란 자유고, 존엄이며 이는 진정한 시민의식을 통해 실현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한 뒤 “고립주의 위험성에서 벗어나 함께 더 연대할 수 있는 기회를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가 직면한 것을 외면하면 어떤 위기가 나오는 지 목격하고 있다”며 “글로벌 과제를 해결하기 위해 행동하는 협력적 노력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가나 최고 대학 설립한 패트릭 아우아 총장
패트릭 아우아 아시시 대학교 설립자 겸 총장은 아프리카 가나 출신의 교육 혁신가다. 아우아 총장은 미국 스와스모어대에서 공학과 경제학을 공부하고 고국으로 돌아가 2002년 아시시대를 세웠다. STEM(과학, 기술, 공학, 수학)과 실습 중심의 교육 방식으로 아프리카 교육에 혁신을 불어넣고, 윤리적 리더십과 정보기술(IT)을 함양한 수천 명의 인재를 배출했다. 아시시대 졸업생 90%가 졸업 후 6개월 안에 취업이나 창업에 성공했다.
아우아 총장은 특히 여성의 교육 기회를 확대했다. 현재 재학생 약 1500명의 절반이 여성이다. 아울러 2019년 만든 ‘아시시 벤처 인큐베이터’를 통해 지금까지 30개 이상의 스타트업을 창업했다. 이를 통해 아시시대는 가나의 최고 대학으로 자리매김했다. 아프리카에선 9위 대학으로 평가된다.
아우아 총장은 이날 수상 연설에서 “무궁한 영광으로 생각하며 아프리카 젊은이와 국민들을 대신해 감사 말씀을 드린다”며 “1960년대 한국의 경제적 변화는 번영으로 가는 길이었고 한국의 성공이야말로 우리에게 하나의 모범이 됐다”고 운을 뗐다. 이어 “한국의 경제 발전을 보며 교육을 통해 한 나라뿐 아니라 전 세계에 희망을 줄 수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고 강조했다. 아우아 총장은 “아프리카 아이들의 자존감을 키워주고 인권에 대한 생각을 심어주는 게 내가 할 일”이라면서 “공동의 목적의식을 가지면 불가능하다고 생각되는 목표까지 성취할 수 있으니 용기를 갖고 전진하겠다”고 말했다.
◆나이지리아 민주주의 이끈 조나단 전 대통령
굿럭 조나단 전 나이지리아 대통령은 권력 대신 민주주의를, 갈등 대신 평화를 선택했다. 2010년 나이지리아 대통령에 취임한 조나단 대통령은 “나의 야망은 나이지리아의 피보다 중요하지 않다”며 평화를 강조했다. 조나단 전 대통령은 2013년 이집트와 남아공을 국민총생산(GDP)에서 따돌리고 나이지리아를 아프리카 최대 경제규모의 국가 자리에 올려놨다.
조나단 전 대통령은 자리에서 물러난 이후에도 분쟁을 막고 평화를 세우는 길에 앞장서고 있다.
◆항구적 평화 이끄는 남아공 영적지도자 사무엘 하데베 선지자
사무엘 하데베 선지자는 영적인 중요성을 강조했다. 아프리카 전역을 누비며 서로 다른 종교 지도자를 만나 영적인 중요성을 일깨워준 선지자다. 하데베 선지자는 “영적인 여정은 우리 모두가 진정한 자신으로 거듭나는 길”이라고 강조했다. 하데베 선지자는 “세상을 긍정적으로 변화시키려는 이들을 기리고 있는 한학자 총재께 이 자리를 빌어 진심으로 감사하다는 말씀을 드린다”며 “한 총재 헌신은 우리 모두가 긍정적인 변화를 위해 더욱 노력하게 만드는 원동력”이라고 말했다.
2025-04-12 10:35: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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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리카 산림복원 이끈 완지라 마타이
완지라 마타이(54) 세계자원연구소(WRI) 아프리카 및 글로벌 파트너십 총괄책임자는 2002년부터 아프리카 환경 복원과 지속 가능한 지역사회 발전에 기여한 공로로 선학평화상을 받았다.
마타이는 그린벨트운동을 펼쳐 나무 5100만그루를 심어 산림 황폐화를 줄이고 나아가 수자원 보호, 토양 비옥도 개선, 생물다양성 증진 같은 효과를 거뒀다. 또 여성에게 경제적 자립과 리더십 기회를 제공하는 등 지역사회 활성화를 이끌었다. 마타이는 아프리카 산림경관복원 이니셔티브(AFR100)를 이끌며 2030년까지 1억㏊ 토지를 복원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그는 현재 ‘베조스 어스 펀드’의 아프리카 고문으로 활동하며 재생에너지 프로젝트에 필요한 자금 지원을 촉구하고 아프리카 에너지 전환에 노력하고 있다.
마타이 총괄책임자는 “전 세계 자연 복원과 케냐 환경을 위해 용기 있는 리더로 성장하려는 이 모든 활동은 자연과 사람, 지구가 조화롭게 병행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평화롭고 지속 가능한 일”이라며 “특히 케냐 상황이 심각할 때 이 상을 받게 돼서 더할 나위 없어 기쁘다”고 소감을 전했다. 그는 “정치적·환경적 위기가 계속되는 이 시기에 여전히 아프리카 기후위기는 심각하다”며 “국가 예산의 약 9% 재조정을 통해 회복 탄력성을 키워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마타이 총괄책임자는 아프리카 성장 잠재력을 언급하면서 “아프리카는 세계에서 가장 젊고, 녹색 에너지가 많다“며 “이제 잠재력을 실현하고 강점을 전 세계에 효과적으로 연결시켜야 한다”며 “공공과 민간에 과감한 투자 리더십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2025-04-12 02:26: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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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우아 "한국의 성공은 아프리카의 모범"
제6회 선학평화상 공동 수상자인 패트릭 아우아(60)는 아프리카 가나 출신의 교육 혁신가로, 가나 명문 아시시대학교 설립자 겸 총장이다.
아우아 총장은 미국 스와스모어대학에서 공학과 경제학을 공부하고 고국으로 돌아가 2002년 아시시대학을 세웠다. STEM(과학, 기술, 공학, 수학)과 실습 중심의 교육 방식으로 아프리카 교육에 혁신을 불어넣었다. 윤리적 리더십을 갖추고 정보기술(IT)로 무장한 수천 명의 인재를 배출했다. 아시시대 졸업생 90%가 졸업 후 6개월 안에 취업이나 창업에 성공했다.
아우아 총장은 특히 여성의 교육 기회를 확대했다. 현재 재학생 1500명가량의 절반이 여성이다. 아울러 2019년 만든 ‘아시시 벤처 인큐베이터’를 통해 지금까지 30개 이상의 스타트업을 창업했다. 이를 통해 아시시대는 가나 최고 대학으로 자리매김했다. 아프리카 대륙 대학 평가 순위에서 9위에 올랐다.
아우아 총장은 11일 서울 송파구 롯데호텔월드에서 열린 시상식에서 “무궁한 영광으로 생각하며 아프리카 젊은이와 국민들을 대신해 감사 말씀을 드린다”며 “1960년대 한국의 경제적 변화는 번영으로 가는 길이었고 한국의 성공이야말로 우리에게 하나의 모범이 됐다”고 소감을 말했다. 이어 “한국의 경제 발전에서 교육을 통해 한 나라뿐 아니라 전 세계에 희망을 줄 수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고 강조했다. 아우아 총장은 “아프리카 아이들의 자존감을 키워주고 인권에 대한 생각을 심어주는 게 내가 할 일”이라면서 “공동의 목적의식을 가지면 불가능하다고 생각되는 목표까지 성취할 수 있으니 용기를 갖고 전진하겠다”고 말했다.
2025-04-12 02:27: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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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 에반스 "빈곤 극복은 정의의 실현"
“빈곤(해결)은 극복하는 자선행위가 아니라 정의의 실현이다. 빈곤은 인간 노력으로 극복하고 근절할 수 있다. 가난을 만든 것도, 참아온 것도, 극복할 수 있는 것도 사람이기 때문이다.”
휴 에반스(41) 글로벌 시티즌 대표가 전 세계 빈곤 퇴치를 위해 힘쓰도록 길잡이가 돼 준 넬슨 만델라(1918∼2013) 전 남아프리카공화국 대통령의 말이다.
에반스 대표는 ‘한 사람의 작은 행동이 모이면 세상을 바꿀 수 있다’는 믿음으로 세계 빈곤 문제 해결을 위해 세계적 시민운동을 주도해왔다. 에반스 대표는 13세에 쓰레기 더미 위에서 생활하는 공동체에서 불평등한 현실을 목격했고, 이 세상에서 빈곤을 종식하겠다는 꿈을 꿨다.
2008년 설립된 글로벌 시티즌은 4300만명의 행동을 이끌었다. 여기에는 방탄소년단(BTS)이나 콜드플레이 같은 세계적인 밴드도 포함됐다. 또 글로벌 시티즌은 포춘 100대 기업 등으로부터 436억 달러 지원을 이끌어냈다. 2018년에는 아프리카 주민 1억2200만명에게 의료와 교육 등 혜택을 제공하며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빈곤 퇴치 플랫폼을 만들어 가고 있다.
이런 공로를 인정받아 에반스 대표는 11일 서울 송파구 롯데호텔월드에서 열린 제6회 선학평상 시상식에서 완지라 마타이 그린벨트운동 이사장, 패트릭 아우아 가나 아시시대 총장과 함께 수상자로 선정됐다.
에반스 대표는 “평화란 자유고, 존엄이며 이는 진정한 시민의식을 통해 실현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한 뒤 “고립주의 위험성에서 벗어나 함께 더 연대할 수 있는 기회를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가 직면한 것을 외면하면 어떤 위기가 나오는 지 목격하고 있다”며 “글로벌 과제를 해결하기 위해 행동하는 협력적 노력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2025-04-12 02:29: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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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화를 위한 혁신…제6회 선학평화상
‘인류 한 가족’ 평화사상을 기반으로 탄생한 선학평화상은 미래 세대에 대한 책임에 방점을 찍고 있다. 미래 세대의 평화, 안전한 세상을 위해서는 지구 환경을 보전하고 가난과 질병에 소외된 이들이 없도록 지원할 책임이 현 세대에 있다. 제1회 수상자를 발표한 2015년 이래 모든 수상자들이 세계 빈곤 문제 해결과 지구 생태계 복원, 교육 혁신에 기여한 개인이나 단체였던 배경이다.
올해 발표된 제6회 선학평화상 수상자 역시 인류가 평화롭게 공존할 수 있는 혁신적 방안을 고심하고, 지속가능한 실천적 해법을 제시한 공로가 평가됐다. 완지라 마타이 그린벨트운동 이사장, 휴 에반스 글로벌 시티즌 대표, 패트릭 아우아 가나 아시시대 총장이 그 주인공이다. 국가, 종교를 초월해 평화운동에 기여한 굿럭 조나단 전 나이지리아 대통령, 남아프리카공화국 사무엘 하데베 선지자는 설립자특별상을 수상한다.
‘평화를 위한 혁신’을 주제로 한 시상식은 11일 서울 잠실 롯데호텔에서 열린다.
위원회는 10일 마타이 이사장을 “아프리카의 생태계 복원, 기후 회복력 강화를 위해 활동해 온 생태계 복원의 리더”로 소개했다. 1977년 어머니 왕가리 마타이가 설립한 ‘그린벨트 운동’을 이어받아 아프리카 전역에 나무 5100만 그루 이상을 심는 데 중추적인 역할을 했다. 위원회는 “그린벨트 운동은 단순한 나무 심기를 넘어 산림 복원, 생물다양성 보호, 환경 교육을 중심으로 지역사회를 변화시키는 것으로 발전했다”고 평가했다. 마타이 이사장은 또 여성 창업가들이 농촌 지역에서 태양광 발전 시스템을 설치하거나 재생 에너지를 활용한 사업을 할 수 있도록 도왔다.
에반스 대표는 세계 빈곤 문제 해결을 위한 국제적 시민운동을 주도해 왔다. 2008년 설립한 글로벌 시티즌은 세계은행, 주요 글로벌 기업 등으로부터 436억달러(약 64조7000억원) 이상의 재정 지원 약속을 이끌어 냈다. 2018년 남아공에서 열린 ‘만델라 100 캠페인’에서 74억달러(10조9000억원)를 확보해 아프리카 주민 1억2200만명에게 의료, 교육 혜택을 제공한 것은 큰 주목을 받았다.
아우아 총장은 “아프리카의 미래를 여는 교육 혁신가”로 평가받는 인물이다. 2002년 가나에 설립한 아시시 대학은 과학, 기술, 공학, 수학과 실습 중심의 교육 방식을 도입해 아프리카 교육에 큰 변화의 계기를 만들었다. 개교 당시 30명이던 학생은 현재 31개국에서 온 1500여명으로 늘었다. 이 대학 학생 55%가 장학금을 받고, 여학생이 절반 이상이라는 점은 교육 접근성을 높이고, 성평등을 확산시킨 성과로 평가된다.
위원회는 “수상자 세 명은 교육, 세계 시민운동, 환경 분야에서 혁신적 해법을 제시하고 인류가 직면한 도전 앞에서 희망과 연대의 가치를 실천했다”며 “탁월한 업적은 선학평화상이 추구하는 ‘전 인류 한 가족’ 비전을 실현하는 데 중요한 이정표”라고 밝혔다.
설립자특별상 수상자로 선정된 조나단 전 대통령은 2010∼2015년 나이지리아를 이끌며 민주적 절차 강화, 평화적 정권 이양에 성공했다. 하데베 선지자는 “신앙의 근본적 영성회복이 평화의 도구가 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해 온 종교지도자다.
토마스 월시 위원회 공동위원장은 사전에 공개한 시상식 환영사에서 “수상자들은 역사의 흐름을 멀찍이서 바라만 본 것이 아니라 몸소 뛰어들어 세상을 바뀌는 힘을 보여줬다”고 강조했다. 반기문 전 유엔사무총장은 축사에서 “수상자들의 헌신적인 삶은 ‘세계 시민정신’의 모범사례”라고 격려했다. 마키 살 전 세네갈 대통령은 “선학평화상은 수상자들의 업적을 기리는 동시에 모두가 평화와 인류애를 향한 헌신을 이어가도록 독려하는 의미도 담고 있다”고 짚었다.
선학평화상은 한학자 세계평화통일가정연합 총재가 인종, 종교, 국가를 넘어 ‘인류 한 가족의 평화세계’ 실현에 노력했던 고 문선명 선생의 사상, 유지를 기리기 위해 제정했다. 2015년 1회 수상자인 아노테 통 전 키리바시공화국 대통령, 모다두구 비제이 굽타 박사를 비롯해 국제사회가 직면한 갈등, 파괴적 현상을 치유하는 데 기여한 이들의 활동, 성과를 소개하고 지원했다.
2025-04-11 09:1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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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리카 가나에 대학 세워 청년인재 양성
가나 아시시대학 설립자 겸 총장인 패트릭 아우아(60)는 아프리카 교육에 혁신적인 변화를 가져왔다. 2002년 개교 당시 30명으로 시작한 아시시대학은 현재 31개국에서 온 약 1500명 학생으로 몸집을 키웠다. 졸업생의 90%는 졸업 뒤 6개월 이내에 양질의 일자리를 얻거나 창업에 나서고 있다. 지금까지 아시시대학 출신이 만든 신생 기업은 30곳이 넘는다. 이 같은 성과로 영국 대학평가기관인 타임스고등교육 발표에서 아시시대학은 설립 20년 만에 가나 1위, 아프리카 9위, 세계 상위 400위 대학으로 성장했다.
아시시대학은 여성들의 교육 기회를 확대하는 데도 성과를 냈다. 개교 당시 여성 학생 비율은 25%였으나 현재 50%로 껑충 뛰었다. 아우아는 윤리적 지도자를 양성하는 데 집중했다. 그는 “교육의 핵심은 비판적 사고력을 기르고 윤리와 공감능력을 키우는 데 있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학생들이 자율적으로 시험을 치르고 부정행위를 보고하는 시스템을 운영하는 이유다.
호세 마누엘 바로소 위원장은 “아우아의 비전은 학문을 통해 세상의 빛과 소금이 된다는 확신을 심어줬다”며 “그 결과 수천 명 졸업생이 전문성과 윤리성을 겸비한 리더로 활약하고, 그가 길러낸 IT(정보기술) 인재들은 세계적 리더가 되고 있다”고 밝혔다.
2025-01-15 21:4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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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보호와 평화는 하나”… 아프리카 산림 복원 이끌어
제6회 선학평화상 수상자 중 유일한 여성인 완지라 마타이(53)는 아프리카 전역에서 5100만그루 나무를 심어 산림 복원에 기여했다. 케냐 출신 노벨평화상 수상자 왕가리 마타이의 딸인 그는 아프리카를 넘어 세계를 변화시킬 것이란 기대를 한몸에 받고 있다.
선학평화상위원회는 마타이가 기후 회복력을 강화하기 위해 헌신했다는 점을 높이 샀다. 호세 마누엘 바로소 위원장은 “마타이는 환경보호와 평화가 하나라는 신념으로 아프리카 정부, 지역사회, 민간과 협업해 어머니를 뛰어넘는 글로벌 환경 운동가로 성장했다”고 15일 밝혔다.
모친인 왕가리 마타이는 2004년 아프리카 여성으로 처음 노벨평화상을 받았다. 1977년부터 아프리카에 3000만그루의 나무를 심는 ‘그린벨트 운동’을 펼친 공이 인정됐다. 그린벨트 운동은 1986년부터 범아프리카 그린벨트 네트워크로 확대돼 다른 아프리카 국가에까지 퍼졌다.
딸인 마타이는 2002년부터 그린벨트 운동을 이어받아 현재 ‘아프리카 산림경관복원 이니셔티브(AFR100)’를 이끌고 있다. 아프리카 31개국이 참여하는 이 프로젝트는 2030년까지 1억㏊(헥타르·1㏊는 1만㎡)의 황폐화한 토지를 복원하는 게 목표다. 2015년 케냐를 비롯해 에티오피아와 우간다, 부룬디, 르완다 등 아프리카 12개국 정부가 유엔 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에서 발표한 뒤 규모가 확대됐다.
마타이가 주도해 아프리카 전역에서 심은 나무는 2023년 기준 5100만그루, 복원된 토지 규모는 지난해 기준 3000㏊에 달한다. 바로소 위원장은 “마타이가 복원한 토지는 매년 20억t 이상의 이산화탄소를 흡수한다”며 “수자원 보호, 토양 비옥도 개선, 생물 다양성 증진 등 성과를 이뤘다”고 설명했다.
마타이는 여성들이 경제적으로 독립을 이루는 데도 이바지했다. 그는 ‘지속가능한 여성 기업가들’이라는 프로그램을 만들어 여성 5000명에게 창업교육을 했다. 프로그램을 수료한 여성 다수가 농촌 지역에서 태양광 발전 시스템을 설치하거나 신재생 에너지를 활용한 사업에 참여하고 있다. 환경운동을 여성의 경제적 자립과 연결한 것이다.
마타이는 아마존의 최고경영자(CEO)가 설립한 ‘베조스어스펀드’의 아프리카 고문으로도 활동하고 있다. 신재생 에너지 프로젝트에 필요한 자금 지원을 이끌어는 데 이바지해 2023∼2024년 타임스가 선정한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기후 리더 100인’으로 선정됐다.
2025-01-15 21:43: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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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곤 아동 7억명에 교육 기회 제공
호주 태생 휴 에반스(41)는 2008년 지구적 문제를 해결하는 온라인 플랫폼 ‘글로벌 시티즌’을 설립했다. 현재 1200만명 회원을 보유한 이 플랫폼은 불평등과 빈곤 등의 문제 해결이 목표다. 2018년 23억달러(약 3조3605억원)의 기금을 모아 7억명 이상 어린이에게 교육 기회를 제공하는 등 현재까지 436억달러(약 63조7039억원) 이상의 재정적 약속을 끌어냈다. 그는 G7 정상회의와 유엔 같은 국제무대에서 각국 지도자에게 지속가능한 개발 목표 달성을 위한 재정적·정책적 약속을 촉구하며 지구적 차원의 정책 변화를 유도하기도 했다.
에반스가 음악과 시민 행동을 결합해 독창적인 시민 참여 모델을 제시한 것도 눈에 띈다. 2012년 시작된 ‘글로벌 시티즌 페스티벌’은 비욘세, 리한나 등 세계적 예술가들이 참여하고 많은 사람이 서명운동 등을 통해 지구적 문제 해결에 동참하는 마당으로 자리 잡았다. 2021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유행 당시 열린 축제는 전 세계 175개국에 방영됐고 1억2790만달러(약 1869억원)를 모금했다. 이 기금은 코로나19 대응과 필수 의료 근로자 지원에 쓰였다.
2025-01-15 21:45: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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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티모르 독립운동·국가 재건 주도
‘2025 설립자특별상’ 수상의 영예를 안은 사나나 구스마오(78) 동티모르 총리는 동티모르 초대 대통령이기도 하다. 구스마오 없는 동티모르를 상상하기 힘들 정도로 자국 독립과 평화, 발전에 혁혁한 공을 세웠다.
구스마오 총리는 1975년 동티모르가 인도네시아에 합병되자 동티모르독립혁명전선에 참여해 독립운동을 주도했다. 1992년 인도네시아군에 체포돼 7년간 감옥생활을 했지만, 감옥에서도 국민에게 자유와 독립의 희망을 전했다. 그의 비폭력 저항은 1999년 동티모르 독립에 원동력이 됐다. 2002년 초대 대통령으로 선출돼 나라를 이끌었고, 2007년부터 총리를 맡아 경제 회복과 사회 통합에 앞장섰다.
구스마오 총리는 2010년 분쟁 취약국을 연결하는 협의체인 g7플러스 창립자이기도 하다. 현재 g7플러스는 22개 회원국으로 구성돼 평화 구축과 정착을 목표로 협력한다. 양창식 선학평화상재단 이사장은 “g7플러스는 유엔에서도 중요한 다자기구로 평가했으며, 향후 국제 갈등을 푸는 데 기대를 받는 기구”라고 전했다. 이어 “구스마오 총리의 여정은 인류의 평화를 위한 방향성을 제시한다”며 “그의 비전과 헌신은 앞으로 많은 이에게 깊은 영감을 줄 것이라 확신한다”고 했다.
2025-01-15 21:48: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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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종·국경·종교 초월한 평화사상 확산 기여
선학평화상은 하나님 아래 인류 한가족 가치로 인권존중과 갈등화합, 생태보전 등 현세대와 미래세대 호혜성에 이바지한 인물을 선정하기 위해 제정됐다. 격년, 평화 단일분야 시상이 이뤄지는 선학평화상은 2015년 첫 수상자를 배출한 이후 10년째 이어지고 있다.
선학평화상은 문선명·한학자 세계평화통일가정연합 총재 제안으로 태동했다. 문 총재와 한 총재는 인류가 갈등과 긴장 없게 살 수 있을지를 걱정하면서 특별한 상을 기획하기로 했고, 한 총재가 2013년 2월 제정발의하면서 선학평화상이 시작됐다.
한 총재는 15일 환영 메시지를 통해 “하늘부모님 아래 인류 한 가족 평화세계를 실현하기 위한 비전으로 선학평화상을 설립했다”며 “이 비전에는 인종·국경·종교·문화·시대를 초월해 모든 세계 시민이 함께 공유하고 실천해야 할 구체적인 덕목과 평화사상이 담겨 있다”고 강조했다.
남인석 선학평화상재단 사무총장은 이날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제6회 선학평화상 수상자 발표 기자회견에서 “출범 초기에는 민간단체가, 그것도 특정 종교적 배경을 가진 곳에서 지원받는 재단이 수상자를 선정하는 데 객관적인 운영이 되겠냐는 우려가 많았다”면서도 “10년 동안 5차례 성대한 행사를 열었고 이제 6번째 시상식을 앞두고 어느 정도 입증하지 않았나라는 생각이 든다”고 했다.
선학평화상 시상자를 결정하는 위원회는 모두 7명으로 구성돼 있다.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을 지낸 전 포르투갈 총리 호세 마누엘 바로소 위원장을 필두로 토마스 월시 세계평화연합(UPF) 세계의장과 댄 버튼 세계평화국회의원연합 공동위원장, 토마스 맥데빗 워싱턴타임스 이사장, 뉴트 깅그리치 전 미국 하원의장, 문연아 선학학원 이사장, 양창식 UPF 세계의장 겸 선학평화상재단 이사장이 부위원장을 맡고 있다.
양창식 이사장은 “선학평화상을 받은 수상자 12명의 공적과 삶은 무엇을 남기고 사는지에 대한 이야기”라며 “수상자들의 비전과 헌신은 앞으로 많은 이들에게 깊은 영감을 줄 것이라고 확신한다”고 말했다.
2025-01-16 02:01: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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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평화 이상 실천한 마타이·아우아·에반스
제6회 선학평화상 수상자에 완지라 마타이(53·케냐) 세계자원연구소 아프리카 총괄, 패트릭 아우아(58·가나) 아시시대학 총장, 휴 에반스(41·호주) 글로벌시티즌 공동설립자 겸 최고경영자가 선정됐다.
선학평화상위원회는 15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제6회 선학평화상 수상자 발표 기자회견을 열고 이같이 밝혔다. 포르투갈 총리와 유럽연합 집행위원장을 지낸 호세 마누엘 바로소 선학평화상위원회 위원장은 “제6회 선학평화상은 평화라는 이상을 실행 가능한 행동으로 전환한 혁신적 리더들에 주목했다”며 “이번 수상자들은 인류가 직면한 지구적 난제에 과감히 도전하며, 실질적이고 지속 가능한 변화를 이끌어낸 선구자들”이라고 선정 사유를 설명했다.
마타이 총괄은 환경 복원과 경제 발전을 결합한 ‘그린벨트 운동’으로 아프리카 산림 파괴와 토양 침식 방지에 앞장섰다. 아우아 총장은 가나에 아시시 대학교를 세워 아프리카 젊은 인재 육성에 힘썼고, 에반스는 국제 구호단체인 글로벌 시티즌을 설립해 13억명 이상의 빈곤층이 필수 서비스를 받을 수 있도록 지원했다.
‘2025 설립자특별상’ 수상자로는 동티모르 독립과 국가 재건에 헌신하며 자국 민주주의와 평화를 정착시킨 사나나 구스마오(78) 동티모르 총리가 뽑혔다. 이들 수상자에게는 각각 상금 20만 달러(약 2억9000만원)와 메달, 상패가 수여된다.
올해 10주년이자 6회째 수상자 선정을 위해 선학평화상위원회는 지난해 4∼6월 후보자 접수를 받았고, 아프리카(389명)와 북미(332명), 유럽(161명) 등 전 세계에서 모두 1127명이 지원했다.
선학평화상을 제정한 한학자 세계평화통일가정연합 총재는 “앞으로도 인류와 지구의 밝은 미래를 위해 훌륭한 글로벌 리더들을 발굴하고, 인류애가 살아 숨 쉬는 평화 비전을 확대하는 데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전했다. 시상식은 4월11일 서울 잠실 롯데호텔에서 온오프라인 방식으로 열린다.
2025-01-15 21:18: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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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망·입원환자 감소… 모두 백신 덕”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출현 2주 만에 백신 설계에 나선 사라 길버트(59) 옥스퍼드대 교수는 “언제든지 코로나19 같은 새로운 팬데믹(대유행)이 찾아올 수 있다”면서 “일단 팬데믹이 시작되면 막기 어려운 만큼 백신이 없는 많은 바이러스에 대해 백신 개발을 지금부터 시작해야 한다”고 말했다.
제5회 선학평화상을 수상한 길버트 교수는 13일 세계일보 인터뷰에서 “팬데믹은 상당한 경제적 손실을 야기하는 만큼 미리 백신에 투자하는 것이 현명한 선택”이라고 밝혔다.
길버트 교수는 2014년 아프리카를 중심으로 창궐하던 에볼라바이러스 백신 연구에 나섰다가 임상시험 단계에서 중단할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이런 실패의 경험은 코로나19 백신을 만드는 과정에서 자양분이 됐다.
“당시 저희는 다양한 질병을 야기하는 여러 바이러스에 사용하는 ‘플랫폼 기술’을 연구했다. 그 기술을 마지막 단계까지 개발해둬서 신속히 코로나19 백신을 개발할 수 있었다.”
길버트 교수는 코로나19의 변이종인 오미크론이 우세종으로 자리 잡았지만 델타 변이보다 치명률이 떨어진다는 연구 결과가 나오는 것과 관련해 “빠르고 지속적인 백신 접종률 증가가 분명히 영향을 미쳤다”고 말했다. 그는 “2020년 코로나19 초기보다 지금은 사망자와 입원 환자가 상당히 감소했는데 모두 백신 덕”이라면서 “접종자 중 돌파감염이 나와도 증상은 경미한데, 이런 일은 모두 백신이 없었다면 불가능했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접종을 반대하는 사람들 중에는 백신이 너무 빨리 개발됐고 신기술이라 그 자체에 대한 걱정도 많다고 본다”며 “하지만 중요한 건 모든 백신이 관련 규제요건을 준수하고 승인받았으며, 이미 수십억명이 접종을 마쳐 정보도 많고, 우리 데이터에 따르면 불임에도 거의 영향이 없다는 점”이라고 강조했다.
영국과 미국 등을 중심으로 코로나19 종식 가능성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길버트 교수 역시 코로나19를 감기 수준으로 관리할 수 있다는 낙관적인 전망을 내놓으며 “이때까지 가능한 한 많은 사람들에게 접종을 지속해야 한다”고 권고했다.
2022-02-13 22:41: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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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캄보디아 평화 구축 인정에 감사”
‘제5회 선학평화상 설립자특별공로상’은 ‘한반도 평화서밋’ 공동위원장이자 동남아시아 다자주의 협력에 앞장서온 훈 센 캄보디아 총리가 수상했다. 특별상은 한학자 세계평화통일가정연합 총재가 직접 수여했다.
훈 센 총리는 “캄보디아의 오랜 내전을 종식시키고 지속적인 평화 구축을 위해 노력해온 제 공적을 인정해주신 선학평화상위원회에 진심으로 감사드린다”며 “저에게 평화는 그 무엇보다 소중하다. 평화는 가장 아름다운 것”이라고 수상 연설을 시작했다. 이어 “저는 캄보디아의 경험을 통해 ‘평화가 없으면 희망이 없다. 평화가 없으면 발전이 없다. 평화가 없으면 인권과 민주주의에 대한 존중도 없다’라는 점을 강조하고 싶다”며 “‘평화는 막연한 꿈이 아니라 구체적인 행동이다’라는 문선명·한학자 총재님의 신념에 동의한다”고 말했다.
훈 센 총리가 연설 도중 캄보디아 내전 기간 생명의 위협을 감수해야 했던 상황을 소개하자 참석자들은 박수로 화답했다.
훈 센 총리는 “우리 지역과 세계의 평화는 기후변화와 코로나19 팬데믹(대유행)으로 인한 빈곤 및 식량 불안정, 강대국 간의 경쟁, 민족주의 부상, 테러리즘 등 복합적인 요인들로 인해 여전히 취약하고 스트레스를 받고 있다”며 “우리는 평화 생태계를 강화하는 동시에 위협의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해 협력과 파트너십을 확대하고 다양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평화를 촉진시키는 것은 현재의 우리들에게도 필수적이지만, 더 중요한 것은 선학평화상의 슬로건처럼 ‘미래세대를 위해 더 나은 세상을 만드는 것’이 되어야 할 것”이라고 연설을 마쳤다.
윤영호 공동실행위원장은 행사 도중 “영광된 자리인 이날 훈 센 총리 자서전이 출간됐다는 사실을 알린다. 캄보디아를 위한 훈 센 총리의 비전과 사상을 소개해서 무한한 영광이고 기쁨”이라면서 “오늘 인류 백신평등이라는 주제로 수상하신 사라 길버트 교수와 세계백신면역연합에도 다시 한 번 축하의 박수를 보내달라”고 말했다.
2022-02-13 22:43: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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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속 공동체 만들기… 전 인류가 지지하고 배워야”
‘제5회 선학평화상’ 수상자인 사라 길버트(59) 영국 옥스퍼드대 교수와 세계백신면역연합(Gavi)에 대한 시상식이 지난 12일 경기 가평 HJ글로벌아트센터에서 열렸다.
선학평화상재단이 수여하는 ‘제5회 선학평화상 설립자특별공로상’은 훈 센 캄보디아 총리에게 돌아갔다.
선학평화상위원회는 이날 시상식을 열고 길버트 교수와 세계백신면역연합에 각각 50만달러(약 6억원)의 상금과 187.5g의 순금 메달, 자개로 만든 상패를 수여했다. 시상식에는 설립자인 세계평화통일가정연합 한학자 총재와 호세 마누엘 바로소 선학평화상위원회 위원장(전 유럽위원회 집행위원장) 등 세계 주요 인사들이 함께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속에 선학평화상위원회는 ‘과학 혁신’과 ‘국제적 협력’을 이룬 개인과 단체를 수상자로 선정했다. 바로소 위원장은 “코로나19 팬데믹은 역설적으로 우리에게 진정한 변화를 추진할 수 있는 기회를 주고 있다”며 “길버트 교수와 세계백신면역연합의 노력은 더불어 번영하는 평화 공동체를 만들기 위해 전 세계 인류가 지지하고 배워야 하는 모델”이라고 선정 이유를 밝혔다. 이어 “길버트 교수가 개발한 아스트라제네카의 코로나19 백신은 ‘이윤을 남기지 않겠다’는 입장을 견지하고, 저개발국가의 생명 구호에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고 소개했다.
시상식에 참석한 길버트 교수는 “만약 2년 전 팬데믹이 발발하지 않았다면 제가 선학평화상 후보에 오르는 일은 없었을 것”이라면서 “2020년 초 코로나19에 대한 보고를 접하면서 백신 개발에 착수했고, 아스트라제네카가 팬데믹 기간 수익 창출 없는 백신 생산에 동의하면서 협력하게 됐다”고 개발 배경을 설명했다.
아스트라제네카의 코로나19 백신은 지금까지 전 세계 182개국에 25억회 이상 공급됐다.
길버트 교수와 공동 수상한 세계백신면역연합은 감염병 대응에 취약한 저개발국가의 백신 접근성을 높였다는 평가를 받는다. 바로소 위원장은 “팬데믹이 발발한 직후 코로나19 백신을 공동 구매해 저렴한 비용으로 저개발국가에 분배하는 국제 프로젝트 ‘코백스 퍼실리티’(COVAX Facility)를 구성했으며, 현재까지 144개국에 10억회분의 백신을 공급했다”고 전했다.
세계백신면역연합의 세스 버클리 대표는 화상으로 전한 수상소감에서 “한학자 총재님과 선학평화상위원회, 사라 길버트 교수, 동료들에게 감사하다”며 “전 세계는 공통의 목표를 가지고 있고, 한 총재께서는 그 목표를 현실로 이끌어주고 있다”고 말했다.
코백스의 출범으로 저개발국가에도 백신이 공급되고 있지만, 선진국의 백신 사재기로 백신 불균형은 여전히 심각하다. 버클리 대표는 “코백스가 하는 일은 윤리적으로 옳은 것일 뿐 아니라 모든 사람들의 혜택과 이익을 위한 것”이라며 “코백스는 다자 간의 노력으로 팬데믹이 종식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보건의 기회를 공평하게 누리도록 하는 노력이 평화를 이룰 수 있다”면서 “다자주의 정신과 선학평화상의 정신을 다시 상기해야 할 때”라고 덧붙였다.
주요 인사들은 시상식에 참석해 수상자들을 함께 축하했다. 에후드 올메트르 전 이스라엘 총리는 “인류 문명은 창의적이고 상상력을 가진 사람에 의해 발전한다”며 “오늘 수상한 길버트 교수와 세계백신면역연합를 통해 인류는 팬데믹을 극복할 희망이 생겼다”고 치하했다. 선학평화상 위원을 맡고 있는 뉴트 깅리치 전 미국 하원의장은 “초유의 감염병 사태를 겪는 지금은 인류의 터닝포인트로 볼 수 있다”면서 “이런 사태에서 열린 선학평화상은 미래의 평화와 번영, 안정의 의미를 보여준다”고 전했다.
2022-02-13 22:34: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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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신으로 이윤 안 남겨”…AZ 싸게 공급해 팬데믹 대응 기여
제5회 선학평화상 수상자로 선정된 사라 길버트(Dame Sarah Catherine Gilbert·59) 영국 옥스퍼드대 교수는 아스트라제네카(AZ)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개발을 주도한 인물이다. AZ 백신은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의 장기화 속에 상대적으로 낮은 가격과 편리한 운송 등의 장점으로 저개발국가의 백신 공급에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선학평화상위원회는 길버트 교수가 팬데믹 이전부터 신종 바이러스에 대비한 과학적 성취와 코로나19 백신 개발로 수억명의 생명을 보호한 공적을 높이 평가했다. 호세 마누엘 바로소 위원장은 “전 인류가 인질로 잡힌 코로나19 팬데믹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과학 혁신’과 ‘국제적 연대 및 다자간 협력’이 필수”라며 “(길버트 교수는) 인류의 인권을 크게 고취시킨 위인”이라고 평가했다.
길버트 교수가 공동개발한 AZ 백신은 “이윤을 남기지 않겠다”고 선언한 백신이다. AZ 백신의 공급가격은 4달러(약 4400원) 수준으로 화이자(19.5달러)나 모더나(25.5달러)의 절반에도 미치지 않는다. 화이자와 모더나가 가난한 나라에 백신을 비싸게 팔아넘긴다는 비판 속에 AZ 백신은 낮은 가격으로 백신 접근성을 높이고 있다.
AZ 백신은 개발 과정에서 공급까지 협력과 상생을 고려했다. 인류 차원의 위험에 대응하기 위해 이탈리아, 영국, 네덜란드 백신 제조 시설과 협력했고, 동물 임상시험을 위해 미국 파트너사와 협력했다. 임상실험이 확대됨에 따라 간호사, 의사, 통계전문가는 물론 다른 연구를 진행 중이던 동료 연구자와 학생들까지 힘을 모았다. 특히 저온 보관이 필수인 화이자나 모더나 백신과 달리 AZ 백신은 보관과 운송이 용이하다는 장점도 지니고 있어 지난달까지 전 세계 182개국에 25억회 이상 공급됐다.
길버트 교수는 줄곧 팬데믹을 인류 공동의 문제로 여기고 백신을 공공재로 바라봤다. 그는 빈부와 관계없이 백신 접종이 보편적으로 이뤄줘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지난해 희망전진대회에 기조연설로 참석한 길버트 교수는 “전 세계를 위해 이 백신을 만들고 팬데믹 기간 동안 저·중소득 국가에 이윤을 목적으로 하지 않고 언제든 널리 보급될 수 있도록 하는 것은 우리에게 정말 중요했다”고 밝혔다.
AZ 백신은 한국을 비롯한 상당수의 국가에서 첫 번째로 허가받은 코로나19 백신이기도 하다. 지난 25년간 니파와 라사, 중동호흡기증후군 등 감염병 백신을 개발해 온 길버트 교수는 줄곧 ‘속도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새로운 감염병이 창궐했을 때 백신을 신속하게 개발할 수 있도록 ‘플러그 앤 플레이’ 방식을 개발하기도 했다.
길버트 교수는 코로나19 사태에서 얻은 경험과 교훈으로 바이러스와의 전쟁에 대비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그는 최근 영국 BBC와의 인터뷰에서 “바이러스가 우리의 생명과 생계를 위협하는 일은 이번이 마지막이 아닐 것”이라며 “다음 바이러스는 더 전염성이 있거나 치명적이거나 둘 다일 수 있다”고 밝혔다. 이어 “수많은 일을 겪고 막대한 경제적 손실을 보고서도 바이러스 대유행 대비를 위한 자금이 여전히 부족하다는 사실을 용납할 수 없다”며 “전쟁 방어를 위해 군대나 외교에 투자하는 것처럼, 전염병을 막기 위해 사람·연구·백신 제조사 등에 투자해야 한다”고 말했다.
2022-02-07 18:0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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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백스 퍼실리티’로 저개발국 공급… 백신 불평등 해소
제5회 선학평화상 공동 수상자인 세계백신면역연합(Gavi)은 감염병 대응에 취약한 저개발국가의 백신 접근성을 높였다는 평가를 받는다. 함께 수상자로 오른 사라 길버트 영국 옥스퍼드대 교수가 코로나19 백신 개발의 공적을 세웠다면, 세계백신면역연합은 ‘코백스 퍼실리티(COVAX Facility)’를 구성해 백신이 골고루 공급될 수 있도록 기여했다.
선학평화상위원회는 팬데믹 사태 속에 코백스가 이룬 국제적 연대와 협력을 높이 평가했다. 호세 마누엘 바로소 위원장은 “역설적으로 코로나19 팬데믹은 우리에게 연대와 화합을 추진할 수 있는 기회를 주고 있다”며 “다음 팬데믹이 언제 어디서 발생할지 모르지만, 우리는 코로나19를 통해 오로지 인류애에 기반한 연대와 협력만이 글로벌 위기의 솔루션이라는 것을 배우게 됐다”고 평가했다.
세계백신면역연합은 코로나19 사태 직후 코백스 퍼실리티를 구성해 지난해 2월부터 144개국에 10억회분의 코로나19 백신을 공급했다. 한국도 지난해 2월 코백스로부터 아스트라제네카(AZ) 백신을 공급받았다.
코백스는 세계백신면역연합과 세계보건기구(WHO), 감염병혁신연합(CEPI)이 코로나19 백신의 공정한 배분을 위해 운영하는 일종의 ‘백신 공동구매’ 창구다. 이들 단체가 참여국들을 대표해 백신 구매 계약을 맺은 뒤 백신을 공급해 주는 방식이다. 국가와 백신 제조사 간의 개별 계약보다 백신 가격이 낮다는 장점이 있어 저개발국가의 백신 공급에 용이하다는 평가다. 팬데믹 장기화로 일부 국가들이 백신 사재기에 나서는 등 백신 양극화가 뚜렷해지는 상황 속에 코백스는 저개발 국가들이 백신을 접종하기 위한 몇 안 되는 선택지다.
2000년 설립된 세계백신면역연합은 전 세계 백신 접종의 문턱을 낮추는 데 기여했다. 세계백신면역연합은 지금까지 전 세계 어린이의 절반가량인 8억2000만명에게 예방접종을 지원했다. DPT 백신의 접종률은 2000년까지 59%에 불과했는데, 세계백신면역연합 출범 이후 81%까지 증가해 73개국 개발도상국 어린이의 사망률을 절반 수준으로 낮추는 데 기여했다.
코백스는 올해 말까지 40억회분의 코로나19 백신을 공급하겠다는 계획이다. 다만 일부 국가들이 코로나19 백신 사재기를 위해 더 비싼 값을 주고 구매하면서 코백스가 물량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각국이 오미크론 코로나19 변이에 대응해 추가접종(부스터샷)에 나서면 백신 불평등이 더 심화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세스 버클리 세계백신면역연합 최고경영자(CEO)는 “코백스 공급 물량의 90%가 전액 적립금을 이용해 중저소득 국가에 공급돼 자랑스럽다”면서도 “백신 불평등을 해결하고 모두를 보호하기 위해 갈 길이 멀다”고 말했다.
2022-02-08 01:3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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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남아·한반도의 공생·공영 위해 헌신
선학평화상재단은 ‘2022 설립자특별공로상’ 수상자로 훈센(Hun Sen·70·사진) 캄보디아 총리를 선정했다.
훈센 총리는 한학자 세계평화통일가정연합 총재가 제안한 ‘신통일한국 평화체제’에 발맞춰 ‘한반도 평화서밋 조직위원회’의 공동위원장을 맡아 활약한 공적을 인정받았다. 한반도 평화서밋은 남북이 모두 수교를 맺은 157개국의 지도자와 지식인이 한자리에 모여 한반도 평화통일을 논의하기 위해 출범했다.
훈센 총리는 지난해 ‘THINK TANK(싱크탱크) 2022’ 아시아·태평양 사무국을 자국에 유치하기도 했다. 그는 “캄보디아에 본부를 두고 있는 아시아비전연구소가 싱크탱크 2022의 아시아·태평양 사무국을 맡게 된 것이 자랑스럽다”며 “THINK TANK 2022는 세계 평화 구축과 위기 해결을 위해 심도 있는 연구와 논의를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사무국은 THINK TANK 2022를 구체화하기 위한 중추기관으로서의 역할을 맡을 전망이다. 캄보디아 측은 사무국의 구체적 역할로 △대화와 네트워킹을 위한 플랫폼 △학술·정책연구 △정책 커뮤니케이션 및 조정 등을 제시했다.
훈센 총리는 “건설적인 현실주의를 최우선으로 두어야 한다”면서 “위기 해결 및 평화구축 활동을 촉진하고 대화, 지식의 교환을 활성화하는 중요한 역할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2022-02-08 00:14: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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英 길버트·세계백신면역연합, 제5회 선학평화상 공동 선정
선학평화상위원회는 7일 경기도 가평군 효정문화원에서 제5회 선학평화상 수상자로 사라 길버트(Dame Sarah Catherine Gilbert·59) 영국 옥스퍼드대 교수와 세계백신면역연합(Gavi)을 공동 선정했다고 발표했다.
올해 선학평화상은 2년여간 지속되는 코로나19 사태 속에 전 세계의 백신 공급에 앞장선 인물과 단체가 수상자 명단에 올랐다. 길버트 교수는 아스트라제네카(AZ)의 코로나19 백신을 개발해 저개발 국가의 감염병 대응에 기여한 공로를 높이 평가받았다. 세계백신면역연합은 전 세계의 모든 국가에 백신을 공정하게 배분하기 위한 메커니즘인 ‘코백스 퍼실리티(COVAX Facility)’를 주도한 공적이 크게 인정됐다.
호세 마누엘 바로소 위원장은 “전 인류가 인질로 잡힌 코로나19 팬데믹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과학 혁신’과 ‘국제적 연대 및 다자간 협력’이 필수”라며 “건강은 단지 과학과 의학의 문제가 아니라 ‘인권’의 문제이기 때문에 제5회 선학평화상의 두 수상자는 인류의 인권을 크게 고취시켰다”고 선정의 취지를 밝혔다.
선학평화상재단은 ‘2022 설립자특별공로상’의 수상자로 훈센(Hun Sen·70) 캄보디아 총리를 선정했다. 훈센 총리는 동남아시아의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해 리더십을 발휘한 공로를 인정받았다. 윤영호 천주평화연합 세계본부장은 “설립자께서는 항구적인 평화 세계를 구축하기 위해 공생(共生), 공영(共榮), 공의(共義)가 필요하다고 역설해 왔다”며 “훈센 총리는 동남아시아와 한반도의 더 밝은 미래를 위해 공생, 공영, 공의의 길을 함께 건설하고 있는 인물”이라고 밝혔다. 선학평화상의 시상식은 오는 12일 오전 10시 경기도 가평군 HJ글로벌아트센터에서 개최된다. 수상자에게는 각 50만달러(약 6억원)의 상금과 메달이 수여된다.
2022-02-08 00:1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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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학평화상 수상한 ‘전쟁터의 외과의사’
이탈리아 출신 외과의사로 전 세계 분쟁지역에서 무상 의료활동을 펼치는 국제 구호단체 ‘이머전시’를 설립한 지노 스트라다 박사가 지난 13일(현지시간) 프랑스에서 별세했다. 향년 73세. 고인은 30년 가까이 중동과 아프리카 국가에서 헌신적인 긴급의료 구호활동을 한 공로를 인정받아 제2회 선학평화상을 수상하는 등 한국과도 인연이 깊다.
고인의 부음은 딸 세실리아 스트라다가 트위터에 올린 글을 통해 처음 알려졌다. 이후 이머전시도 “우리가 사랑하는 지노 스트라다가 별세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사망 원인은 알려지지 않았으나 현지 언론은 고인이 수년간 심장 문제로 고통을 겪었다고 전했다.
1948년 이탈리아 밀라노 교외에서 태어난 고인은 밀라노 주립대 의대를 졸업한 뒤 미국으로 유학했다. 미 스탠퍼드대 및 피츠버그대 병원에서 4년간 심장 및 폐 이식 전문의로 일했다. 1988년부터 적십자사에 몸담은 고인은 파키스탄, 에티오피아, 아프가니스탄, 소말리아, 지부티, 보스니아 등 내전이 극심한 나라에서 의료봉사를 했다. 1994년 아내, 동료 등과 함께 만든 이머전시는 르완다를 시작으로 이라크, 아프간, 우간다 등 19개국에 병원을 세워 지금까지 1100만명 넘는 사람을 치료했다.
이런 업적을 높이 평가해 선학평화상위원회(위원장 홍일식 전 고려대 총장)는 2016년 11월 고인을 제2회 선학평화상 수상자로 선정했다. 선학평화상은 세계평화통일가정연합 한학자 총재가 참사랑으로 인류평화 실현에 이바지한 이들을 기리고자 제정했다. 이듬해인 2017년 2월 한국에서 열린 시상식에 참석한 고인은 한 총재로부터 메달과 상금 50만달러(약 6억원)를 받은 뒤 “난민들의 산산조각난 삶은 우리의 행동을 촉구하고 있다”며 “인류 발전이 계속되기를 원한다면 전쟁 논리를 포기하고 형제애와 연대를 실천해야 한다”고 국제사회에 촉구했다.
이탈리아는 애도 분위기에 휩싸였다. 마리오 드라기 총리는 성명에서 “분쟁으로 인간에 대한 모든 존중이 사라지는 속에서도 고인은 전쟁을 거부하고 헌법을 바탕으로 한 인류애를 발휘해 일평생을 보냈다”며 추모했다.
2022-02-03 18:07: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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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교가 사회 가이드 역할… 갈등 대신 공생 위한 토양 마련을”
무닙 A 유난 평화를위한종교 국제명예회장이 제4회 선학평화상을 공동 수상한 건 평생 기독교와 이슬람교, 유대교 사이의 대화를 촉진하고 화해를 이끈 공로를 인정받았기 때문이다. 어쩌면 그가 1950년 이들 종교가 모두 성지로 꼽는 예루살렘에서 팔레스타인 난민으로 태어난 순간 정해진 운명인지 모를 일이다.
팔레스타인에서 자란 유난 명예회장은 1976년 목사 안수를 받고 루터교 목회 활동을 시작했다. 한국에 신자 수가 적지만, 루터교는 ‘종교개혁의 아버지’ 마틴 루터의 종교개혁 이후 처음으로 역사에 모습을 드러낸 개신교단이다. 독일과 노르웨이, 핀란드 등이 루터교를 국교로 삼고 있으며, 전 세계 신도가 1억명에 달하는 세계 최대 개신교단이다.
2010년 루터교세계연맹 의장에 오른 유난 명예회장은 루터의 종교개혁 500주년인 2017년 기념식에 역사상 처음으로 로마가톨릭 교황의 참석을 이끌어내 화제를 모았다.
유난 명예회장은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의 갈등 해결에 앞장선 것으로도 유명하다. 아울러 루터교의 핵심 교리 문서인 ‘아우크스부르크 신앙고백서’를 아랍어로 최초로 번역해 기독교와 이슬람교 간의 이해 촉진에 기여했다.
유난 명예회장은 5일 세계일보와 만나 전 세계 각지에서 종교 갈등으로 전쟁이 끊이지 않는 것에 대해 “종교 갈등이 아니다. 종교를 앞세운 정치 갈등이다. 종교는 대화와 정의, 공생을 위해 존재한다. 종교의 역할은 성과 인종, 민족, 정파를 모두 떠나 공통의 가치를 추구하는 것이다. 특히 종교적 극단주의를 배격하고, 서로가 공생할 수 있는 토양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종교와 정치의 거리는 ‘불가근불가원’이다. 부정의한 상황에서는 종교가 나서 이를 언급하면서 사회의 가이드 역할을 해야 한다. 특히 인종주의 차별, 비윤리 등에 대해선 강하게 저항하고 휴머니티에 근거한 헌신의 메시지를 내놓아야 한다. 이것도 종교의 역할”이라고 강조했다.
유난 명예회장은 한반도 통일 문제에도 관심이 크다. 그는 “문재인 대통령 취임 후 3번의 남북 정상회담이 있었는데 매우 주목할 만한 진전”이라면서 “결국 남북은 하나이자 가족이다. 분단은 항상 나쁜 것이며 통일은 필연적인 것이다. 점점 더 단계를 밟아가면 언젠가 하나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유난 명예회장은 여전히 스스로를 ‘난민’이라 칭하며 난민의 정체성을 잊지 않으려 노력 중이다. 그는 “난민이라고 조국을 등지고 싶을까. 아니다”라면서 “난민을 돕는 것은 정의와 평화를 위한 일”이라고 힘줘 말했다. 루터교세계연맹은 케냐와 요르단, 팔레스타인 등 세계 각지에 난민 캠프를 운영하고 있다.
유난 명예회장은 이어 “아시아와 아프리카의 많은 나라가 여전히 가난 속에 살고 있다. 그들은 식민지에서 벗어났지만, 여전히 식민지화되어 있다. 한국이 광복 후 눈부신 산업화와 민주화를 이뤄낸 것을 보면서 느낀 게 많다. 강대국들이 미발전 국가가 성숙하고 평등한 시민사회를 구축할 수 있도록 방해하지 말아야 한다. 성숙한 시민사회 구축에 종교가 역할을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유난 명예회장은 “루터교인이자 팔레스타인 난민으로서 이 권위 있는 상을 받은 것에 영광을 표한다. 이 상의 수상이 종교 간 대화와 평화 구축이라는 성스러운 길의 종착지는 아니다. 오히려 평화의 증인이자 정의의 대리인, 인권 옹호자, 화해의 사역자, 사랑의 사도가 되고자 하는 동기가 커지는 것을 느낀다”는 말로 수상 소감을 마무리했다.
고양=남정훈 기자 che@segye.com
2022-02-03 18:08: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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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금 전액 아프리카 평화활동에 쓸 것”
마키 살 세네갈 대통령은 5일 선학평화상 수상에 대해 “평화와 인류 간 형제 문화를 만들라는 장려의 뜻으로 생각한다”며 “이 상을 세네갈 국민들께 바친다”는 소감을 밝혔다. 살 대통령은 상금 50만달러 전액을 아프리카연합 평화기금에 기부하기로 했다.
살 대통령은 이날 경기 고양 일산 킨텍스에서 열린 제4회 선학평화상 시상식에서 영상을 통해 이같이 소감을 밝혔다. 살 대통령은 “이 상을 수상하며 폭력과 예측할 수 없는 삶의 무게로 인해 평화를 몰수당한 사람들을 생각하게 된다”며 “평화는 열린 마음과 끊임없는 화해, 대화의 노력으로 유지되는 이상”이라고 강조했다. 살 대통령은 국내 일정으로 참석하지 못해 아마두 바 세네갈 외무장관이 이날 대리수상했다.
살 대통령은 ‘진정한 개발의 길’을 구호로 내걸고 2012년 당선됐다. 취임 후 기득권 폐지와 부정부패 척결을 다짐하고 대통령 임기를 7년에서 5년으로 단축하는 등 행정개혁에 앞장섰다. 민생 안정 및 경제 부흥을 국가 경영의 최우선 순위에 뒀고 교육개혁을 추진했다. 또 아프리카 대륙에서 국가 간 연대를 이끌었다.
살 대통령은 “갈등과 분쟁으로 가득 찬 세계에서 평화의 이상은 여전히 위협받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도 “세네갈 속담에 ‘인간은 인간의 약이다’라는 말이 있다”며 “인류에게 희망은 없지 않다. 포기와 수동적 생각만큼 평화에 해로운 것은 없다”고 강조했다.
살 대통령은 “평화는 그저 전쟁 부재를 뜻하는 것이 아니다”며 “세네갈 정부는 ‘모두를 위한 세네갈’이라는 비전을 세워 사회적 포용과 영토 평등을 위한 공공정책을 실시했다”고 밝혔다. 그는 “이 같은 포괄적 비전은 2025년까지 깨끗한 물과 위생, 전기, 전국에 걸친 수송 시스템, 의료 혜택과 교육 등을 포함한 5가지 주요 혜택을 전 국민에게 보편적으로 제공하는 것”이라며 “이를 통해 미래세대는 생산적인 삶을 준비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아울러 살 대통령은 “선학평화상 상금은 아프리카 대륙의 평화 활동에 쓰일 것”이라며 “우리 모두 영원히 평화의 불꽃을 밝히자”고 재차 강조했다.
고양=홍주형·이종민 기자 jhh@segye.com
2022-02-03 18:1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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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생·공영·공의 실현 위한 헌신에 감사”
전 세계 100여 개국에서 모인 각계 지도자들이 올해 4회째를 맞은 선학평화상 수상자들의 평화 가치 구현을 위한 노력에 아낌없는 격려와 찬사를 보냈다. 특히 이들은 선학평화상을 제정한 세계평화통일가정연합 한학자 총재의 뜻을 기렸다.
선학평화상위원회 홍일식 위원장은 5일 경기 고양 일산 킨텍스에서 열린 선학평화상 시상식 환영사에서 “설립자의 인류평화 비전인 공생·공영·공의를 기준으로 수상자를 선정했다”며 “인류평화는 모든 국가가 다 같이 더불어 잘사는 평화공동체를 이룰 때라야 비로소 달성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특별상을 수상하는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 본상을 수상하는 마키 살 세네갈 대통령과 무닙 유난 평화를위한종교 국제명예회장은 바로 이러한 세계를 만들기 위해 분투하고 계신 분들”이라고 소개했다.
홍 위원장은 “앞으로도 선학평화상은 인류평화를 위해 헌신하는 용기 있는 의인을 계속 찾아나갈 것”이라며 “다 함께 고매하고 기품이 넘치는 평화의 문화를 창조해 나가자”고 당부했다.
문선명 총재 탄신 100주년을 기념해 처음 제정된 ‘설립자 특별상’은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에게 돌아갔다. 1회 수상자인 아노테 통 전 키리바시 대통령은 반 전 총장의 수상을 축하하기 위해 무대에 올라 “(반 전 총장은) 기후변화에 대한 해결책을 제시하신 지도자”라고 치겨세웠다. 그는 “제가 지구온난화에 관해 이야기할 때 세계 지도자들이 듣지 않을 것이라 생각했지만, 반 총장은 오히려 작은 나라의 말씀에 더 경청했다”며 “그는 환경 분야뿐 아니라 여성인권 등 여러 분야에서 업적을 쌓으며 가장 낮은 사람들을 대변해온 용기 있는 사람”이라고 회고했다.
굿럭 조너선 전 나이지리아 대통령은 4회 수상자인 카미 살 세네갈 대통령과 무닙 A 유난 평화를위한종교 국제명예회장의 공을 기리기 위에 단상에 섰다. 조너선 전 대통령은 “오늘 세네갈의 민주 평화와 경제발전 통해 훌륭한 거버넌스 모델 보여주신 살 대통령에게서 많은 감명을 받았다”며 “곧 아프리카가 기회 땅이 되고 세계를 이끄는 대륙으로 발돋움할 것이라 믿는다”고 기대를 전했다. 또 “유난 주교는 종교 간 긴장이 최고조인 예루살렘에서 대화와 소통을 촉진하셨다”며 “종교를 초월한 대화를 이끌며 실질적인 평화활동을 펼치는 그를 적극 지지한다”고 말했다.
고양=김준영·남혜정 기자 papenique@segye.com
2022-02-03 18:09: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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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세대 평화 비전 제시… 소통의 장 확대
‘미래세대 인류공동체의 평화’를 지향하는 선학평화상은 지구상의 고통과 갈등 및 파괴적 현상을 치유하고, 평화에 대한 미래 비전을 구축하기 위해 제정됐다. 선학평화상은 단순히 현시대의 문제를 해결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후손들이 행복한 삶을 꾸려 나갈 수 있도록 미래를 일궈나가는 차원으로 논의의 장을 확대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한학자 세계평화통일가정연합 총재가 2013년 2월 제정한 선학평화상은 수상자에게 메달 및 상패, 100만달러의 상금을 준다.
5일 선학평화상재단에 따르면 선학평화상은 ‘인권존중’ ‘갈등화합’ ‘생태보전’을 기치로 내걸고 있다. 인권존중은 인류가 사람답게 살아갈 수 있게 기본적인 권리를 누릴 수 있도록 가난과 질병, 교육 등의 문제를 해결하는 것에 주목한다. 갈등화합은 사람 간, 종교 간, 국가 간 등 다양한 유형의 갈등을 평화적으로 해결하는 것에 가치를 두고 있다. 생태보전은 자연과 인간의 지속가능한 공존을 위해 기후변화를 비롯한 생물 다양성 위기, 에너지 고갈 등의 문제를 해결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2015년 1회에는 아노테 통 전 키리바시공화국 대통령과 인도의 모다두구 비제이 굽타 박사가 공동 수상자로 선정됐다. 아노테 통 전 대통령은 세계가 직면한 기후 위기의 심각성을 국제사회에 전파하며 해결책 모색에 앞장섰고, 굽타 박사는 미래 식량 위기의 해법을 제시했다.
2017년 2회 때는 아프리카·중동 분쟁의 최전선에서 긴급 의료구호 활동을 펼친 이탈리아 의사 지노 스트라다와 아프가니스탄의 난민 교육에 평생을 바치며 난민 재정착 해법을 제시한 사키나 야쿠비가 공동 수상했다. 지난해 3회에서는 30년간 농업 혁신을 이끌며 수억명의 아프리카 사람들의 식량안보를 개선한 아킨우미 아요데지 아데시나 아프리카개발은행 총재와 세계적인 슈퍼모델에서 인권운동가로 변신하며 아프리카 여성을 대표해 할례 철폐를 선도해온 소말리아의 와디스 디리가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고양=김준영 기자
2022-02-07 15:54: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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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학자 총재 ‘퍼레이드 카’ 타고 등장... 5000여명 기립박수
5일 제4회 선학평화상 시상식이 열린 경기 고양 일산 킨텍스 4홀. 선학평화상의 설립자인 세계평화통일가정연합 한학자 총재와 평화상위원회 홍일식 위원장이 지붕 없는 ‘퍼레이드 카’ 뒷좌석에 몸을 싣고 모습을 드러냈다. 세계 100여개국에서 온 참석자 5000여명이 일제히 일어나 손뼉을 치며 환호했다.
한 총재와 홍 위원장이 단상에 오른 뒤, 사회자가 선학평화상 특별상 수상자로 반기문 전 유엔사무총장을 호명하자 다시 한 번 퍼레이드 카가 모습을 드러냈다. 반 전 총장은 퍼레이드 카에 앉아 환영하는 참석자들에게 손 인사를 건넨 뒤 연단에 올랐다.
주요 인사들의 이색 등장으로 축하 분위기가 한껏 고조되면서 시상식 막이 올랐다.
선학평화상 소개 영상과 홍 위원장의 환영사에 이어 반 전 사무총장에 대한 설립자 특별상 시상, 마키 살 세네갈 대통령과 무닙 A 유난 평화를위한종교 국제명예회장에 대한 본상 시상 순으로 진행됐다. 수상자 업적을 다룬 영상이 상영된 뒤 한 총재가 메달 및 상패를 수여했다.
수상자들은 소감을 발표해 “인류공동체의 평화로운 공생을 추구하자”는 선학평화상의 정신을 기렸다. 국내 일정으로 참석하지 못한 살 대통령은 영상을 통해 “세계 정세가 불투명할 때일수록 상호 간 평화로운 공생을 확산하자”고 전해 참석자들의 뜨거운 박수를 받았다. 굿럭 조너선 전 나이지리아 대통령과 아노테 통 전 키리바시 대통령은 축사를 통해 “선학평화상이 세계시민의 평화를 증진할 것”이라며 의미를 부여했다.
시상이 끝난 뒤에는 아마두 바 세네갈 외무장관이 살 대통령을 대신해 한 총재에게 세네갈 최고 영예인 대훈장을 수여했다. 대훈장은 세네갈 국기 색깔을 본뜬 초록색 띠와 메달로 구성됐다. 또한 바 장관은 살 대통령의 선물로 한 총재를 형상화한 ‘평화의 어머니’라는 인물화를 증정했다. 해당 인물화는 여인이 베를 짜는 모습을 묘사해 ‘평화’를 꾸준히 완성해 나가겠다는 의지를 담았다.
시상식의 대미는 고양시 남성합창단과 내로라하는 뮤지컬 배우들의 공연이 장식했다. 올해로 탄신 100주년을 맞은 문선명 총재를 기려 그의 생애와 선학평화상 수상자들의 업적 등을 주제로 한 무대가 펼쳐졌다. 40여명으로 구성된 고양시 남성합창단의 중후한 클래식 공연에 이어 남경주·최정원·전수미 배우의 시원시원한 가창 무대가 참석자들을 사로잡았다. 본 행사가 끝난 뒤 이어진 기념오찬에서도 선학평화상 설립자인 한 총재와 수상자 등 100여명이 모여 시상식에서 못다 한 이야기를 나눴다.
고양=안병수·남혜정·이종민 기자 rap@segye.com
2022-02-07 15:57: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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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PF “니제르에 식수공급용 소방차 기증”
‘월드 서밋(Wordl Summit) 2020’을 주관한 천주평화연합(UPF)이 15개 회원국으로 구성된 ‘서아프리카 경제공동체’의 의장국인 니제르와 인도적 지원 사업 방안을 논의했다.
윤영호 세계평화통일가정연합세계본부 사무총장과 브리지 라피니 니제르 총리는 5일 경기 일산 킨텍스에서 제4회 선학평화상 시상식 후 따로 만나 공동 관심사를 논의했다.
윤 사무총장은 라피니 총리에게 세계평화통일가정연합 한학자 총재의 깊은 애정과 관심을 전하면서 니제르에 식수 공급을 위한 소방차를 기증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는 UPF와 아프리카연합(Africa Union)이 협력해 추진하는 ‘깨끗한 식수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심각한 식수 부족 문제를 겪는 니제르에 오염된 물을 정화하고 이를 공급하는 사업이다.
윤 사무총장은 “소방차 기증은 화재 진압뿐 아니라 식수 공급에 도움을 줄 수 있다”며 “통일그룹이 청소차나 소방차 등 특정한 차를 생산하는 기술력(제공에도) 역시 니제르와 협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아프리카 전체를 대표해 ‘마더 파운데이션’이 마련한 기금을 대표로 받아주셔서 감사하다”며 “희망의 아프리카로 도약할 수 있는 ‘시드 머니’인 만큼 같이 협력하자”고 전했다.
이에 라피니 총리는 “이 자리에 초대받아 행복하고 영광이라 생각한다”며 거듭 감사의 뜻을 전했다. 그는 “한국과의 협력 관계를 유지하며 같이 일하게 되기를 바란다”며 “이번 방문을 통해 제가 충분히 기반을 닦아서 굳건한 관계가 형성될 것이라 믿는다”고 말했다.
라피니 총리는 또 “프로젝트의 숭고한 이상을 이루고 세계 평화를 위해 노력하겠다”며 “언젠가 한국과 니제르를 오가는 직항 노선이 만들어지길 바란다”고도 덧붙였다.
라피니 총리는 전날 한 총재의 자서전 ‘평화의 어머니’ 출판기념회 축사에서 “평화를 위해 활동해 온 한 총재에게 감사의 박수 올리고 싶다”며 “세계를 구하기 위한 한 총재의 활동을 마음을 다해 지지한다”고 말해 박수를 받았다.
윤 사무총장은 면담 뒤 라피니 총리에게 굿거버넌스 메달과 증서를 전달하고 소방차 및 특장차 전달식도 가졌다.
고양=이종민 기자 jngmn@segye.com
2022-02-03 18:10: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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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반도 통일' 청년 역할은…글로벌 인재 머리 맞댔다
세계평화통일가정연합 한학자 총재는 5일 경기 고양 일산 킨텍스에서 열린 세계평화청년학생연합(IAYSP) 총회에 참석해 인재 양성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전 세계에서 약 5000명의 청년과 학생들이 참석했다. 32개국 여성지도자들이 모인 세계평화영부인 총회도 함께 진행됐다.
IAYSP는 2017년 평화세계 창건을 위한 차세대 글로벌 인재 양성을 목적으로 설립됐다. 올해 총회는 ‘세계평화 실현과 한반도 통일을 위한 청년의 역할’을 주제로 진행됐으며 청년들은 이 자리에서 ‘100년의 유산, 1000년을 향한 신청년의 선언’을 채택했다. 시작 전부터 노래와 율동이 곁들여져 축제 분위기를 돋웠다. 한 총재가 직접 참석해 “미래를 이끌어갈 지도자들”이라며 이들을 격려하면서 절정에 달했다.
재단법인 효정세계평화재단은 이날 총회에서 제8회 선학장학증서수여식을 진행하고 78개국 약 2500명 학생들에게 100억원 규모의 장학금을 전달했다. 7개 대륙에서 2명씩, 14명 학생이 장학금을 대표로 받았다. 재단에 따르면 올해 장학생 중에는 10대 종단을 대표하는 장학생 70명도 포함돼 있다. 다문화 가정 자녀 300여명과 북한이탈주민 자녀들에게도 장학금이 지급됐다. 장학금 지급액은 고등학생 기준 약 100만원, 대학생 기준 약 400만원이다.
세계 18개국 전·현직 영부인들을 포함해 32개국에서 90여명의 여성 지도자가 모인 세계평화영부인 총회도 이날 ‘세계평화를 위한 영부인 이니셔티브를 향하여-평화의 문화 조성’을 주제로 첫 총회를 열었다. 2019년 12월 남태평양 팔라우에서 아시아·태평양 영부인 연합이 출범해 여성지도자들이 교류의 물꼬를 튼 것이 계기가 됐다. 문훈숙 세계평화여성연합 세계회장은 환영사에서 “서로의 말에 귀를 기울임으로써 여성이 평화를 위해 더 많은 것을 할 수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는 시간이 되었으면 한다”고 밝혔다. 아시아·태평양 영부인 연합이 열렸던 팔라우의 데비 라망게사 영부인도 참석해 “평화에 대해 서로 같은 열정과 꿈을 갖고 있는 여러분들과 총회를 개최하게 돼 영광”이라고 화답했다. 이 자리에선 여성의 사회 참여 증가, 여성 인권 제고 등이 논의됐다.
다채로운 분과회의는 이날도 계속됐다. 세계평화종교인연합(IAPD), 세계기독교성직자협의회(WCLC)가 이날 킨텍스에서 총회를 열었다. 제26차 국제과학통일회의(ICUS)는 3일부터 이날까지 킨텍스와 호텔메이필드에서 열렸다.
고양=홍주형·이종민 기자 jhh@segye.com
2022-02-07 15:58: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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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국 우선주의 확산에 인권 위협…세계시민 협력”
5일 경기 고양 일산 킨텍스에서 열린 제4회 선학평화상 시상식에선 본상에 앞서 특별상이 먼저 시상됐다. 특별상은 앞선 3회까지의 시상에선 없던 부문으로, 세계평화통일가정연합 문선명 총재의 탄신 100주년인 올해의 ‘특별한’ 의미를 담아 이번에 처음 주어졌다.
수상자는 반기문 전 유엔사무총장이다. 지금까지의 선학평화상 수상자 중 유일한 한국인이다. 그는 유엔사무총장으로 10년간 재직하면서 문 총재와 선학평화상을 제정한 한학자 총재의 인류평화를 위한 헌신과 ‘공생·공영·공의’의 비전에 적극적으로 부응했다는 평가를 받아 영광의 주인공이 됐다.
아울러 반 전 총상의 특별상 수상은 인류가 갈수록 분열되어 가는 현실에서 개인과 자기 진영의 이익만이 아닌 인류와 지구의 미래를 책임질 새로운 평화의 문화를 더욱 북돋워 나가기로 한 이번 ‘월드 서밋(World Summit) 2020’의 취지에도 부합한다는 평가다. 반 전 총장도 이 같은 수상의 의미를 충분히 되새겨 앞으로도 인류평화와 세계 시민의식 증진 활동 등에 매진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날 킨텍스 4홀을 가득 채운 전·현직 국가수반, 국회의원, 종교·학계 등 각계 지도자를 포함한 5000여명 청중의 환호 속에 시상대에 오른 반 전 총장은 한 총재로부터 순금 187.5으로 만들어진 메달을, 홍일식 선학평화상위원장으로부터는 자개로 된 상패를 받았다.
이어진 수상 연설에서 반 전 사무총장은 “평화, 인간 개발, 공존, 환경보호의 중요성을 믿고 있는 선구적인 사람들의 이상을 더욱 발전시키고자 하는 상을 받게 돼 영광”이라며 “특히 평생 세계평화와 지속가능한 개발을 위해 노력해오고 높은 선견지명으로 이 상을 후원하고 있는 한학자 총재님께 이 공로를 돌리고 싶다”는 소감을 밝혔다. 또한 반 전 총장은 “다자협력은 세계에 매우 필요하지만 점점 더 회의적으로 여겨지고 있다”며 “자국 우선주의가 확산되면서 인권이 위협받고 있다”고 지적했다.
현재 우리나라 국가기후환경회의 위원장을 맡고 있는 반 전 총장은 특히 기후 문제에 대한 우려를 나타냈다. 그는 “기후 위기로 인해 산불이 타오르고, 해수면이 상승하며, 기온도 계속 오르고 있다”며 “이런 불안정성 등 도전을 극복하려면 세계시민들의 파트너십 확대와 협력을 추진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반 전 총장은 “지난 10년간 유엔사무총장 직을 수행하는 동안 파트너십의 힘을 활용하고, 세계시민 의식을 고취하기 위해 노력했다”며 “유엔에서 하던 활동을 지속적으로 하면서 지구온난화 극복 등 사회활동을 이어가겠다”고 약속했다.
반 전 총장은 특히 청년들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했다. 그는 “청년들은 유엔 지속가능개발 목표 달성과 기후변화 대응 그리고 평화 구축 및 갈등 해결 등 수많은 과제를 해결하는 데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이들과 함께해야 한다”고 호소했다.
반 전 총장은 이날 비둘기 모양이 들어간 푸른색 넥타이를 메고 왔다. 식장 대형 현수막에 걸린 자신의 사진 속 넥타이와 같은 것이다. 그는 “아내가 골라준 건데, 평화상을 받을 줄 알고 택했나 보다”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그는 “넥타이에 있는 사인이 평화의 상징”이라며 “9월21일이 유엔 평화의날인데 넥타이에 담긴 이 사인과 더불어 평화를 위해 함께 나아가자”고 제안해 큰 박수를 받았다.
고양=최형창·나기천 기자 calling@segye.com
2022-02-03 18:08: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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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주의 확산·종교간 화합에 큰 기여”
미래세대의 평화와 복지에 공헌한 개인과 단체에 주는 선학평화상 제4회 수상자인 무닙 A 유난 평화를위한종교 국제명예회장과 세네갈의 마키 살 대통령에 대한 시상식이 열렸다. 세계평화통일가정연합 문선명 총재 탄신 100주년을 기념해 올해 처음 제정한 ‘설립자 특별상’은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에게 돌아갔다.
선학평화상위원회(위원장 홍일식)는 설립자인 세계평화통일가정연합 한학자 총재와 홍 위원장을 비롯해 100여개국의 지도자 50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5일 경기 고양 일산 킨텍스에서 시상식을 열고 유난 명예회장과 살 대통령, 반 전 총장에게 각각 50만달러(약 5억9000만원)의 상금과 메달, 상패를 수여했다.
위원회는 “살 대통령은 경제부흥을 일구면서 민주주의를 확산시키고 있는 공적이 인정됐다”며 “유난 명예회장은 40년 이상 중동 지역에서 유대교, 기독교, 이슬람교의 화합을 촉진해 왔고, 특히 이스라엘·팔레스타인의 갈등 해결에 앞장섰다”고 선정 이유를 밝혔다.
홍 위원장은 반 전 총장에 대해 “유엔 사무총장으로 재임하며 기후변화의 심각성을 세계인에게 크게 부각시켰다”며 “‘2015 파리기후협정’을 이끌어내고 모든 국가가 공동으로 추진해 나갈 발전 목표를 채택해 제시했다”고 평가했다.
반 전 총장은 수상연설에서 “자국 우선주의가 확산되고 인권이 위협받고 있다”며 “이런 도전에 대처하기 위해 확장된 파트너십뿐만 아니라 세계시민권을 고취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향후 10년 동안 우리가 취하는 조치는 인류와 지구의 미래 생존에 매우 중요할 것”이라며 “우리는 진정한 평화를 빛내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시상식에 아마두 바 외무장관을 대신 보낸 살 대통령은 영상 메시지를 통해 “전 세계를 비상사태로 만든 긴급 보건문제로 갑자기 서울 방문을 취소하게 됐다”고 양해를 구한 뒤 “이 상이 평화와 인류 간에 형제 문화를 만들라는 장려의 뜻으로 생각하고 싶다”고 밝혔다. 아마두 바 장관은 “세계평화를 위해 헌신하는 한 총재의 노고에 큰 감사를 표시하고자 대통령 지시에 따라 (세네갈 최고 영예인) 대훈장을 준비해 왔다”며 대훈장과 함께 한 총재를 형상화한 ‘평화의 어머니’라는 인물화를 전달했다.
유난 명예회장은 “평화는 성별, 인종, 종교와 상관없이 상대의 존엄성을 존중하는 데 달려 있다. 우리는 모두 하나님의 자녀이고 가족”이라고 강조했다.
한 총재는 이어 진행된 세계평화청년학생연합(IAYSP) 총회에 참석해 “여러분은 미래를 이끌 지도자들이다. 모든 면에서 최고가 되길 바란다”며 5000여명의 참석자들을 격려했다. 이 자리에서 100억원 규모의 장학교육사업을 진행 중인 효정세계평화재단은 8회 선학장학증서수여식을 열었다.
고양=강구열·남혜정·안병수·이종민 기자river910@segye.com
2022-02-07 16: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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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도 세계 평화운동 이어나갈 것”
세계평화통일가정연합(가정연합)은 2020년에도 세계평화 기치 아래 국내외 다양한 분야에서 평화운동을 계속 이어나갈 것이라고 14일 밝혔다. 2020년은 창시자 문선명 총재 탄신 100주년이자 한학자 총재 탄신 77주년 및 문선명·한학자 총재 성혼 60주년이 되는 해이다.
이기성 가정연합 한국회장은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문선명 총재는 종교적인 운동뿐만 아니라 정치·경제·언론·교육 등 다양한 분야에 관심을 가지고 일하셨다”며 “올해는 그 열매들을 확인하는 한 해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가정연합은 문 총재 탄신 등을 기념해 우선 2월2일부터 7일까지 ‘월드 서밋 2020(World Summit 2020)’ 행사를 개최한다. 구체적으로 △공생·공영·공의를 위한 세계평화콘퍼런스 △월드 서밋 2020 총회 △세계평화정상연합(ISCP) 총회 △세계평화국회의원연합(IAPP) 총회 △세계평화종교인연합(IAPD) 총회 △세계평화언론인대회 △세계평화경제인대회 △세계평화학술대회 등 30여개 주요 행사가 일산 킨텍스와 가평 청심평화월드센터에서 열린다. 월드 서밋 2020 총회에는 전현직 국가 정상 120여명을 포함해 정치인, 경제인, 종교인, 학자, 언론인 등 전 세계 각국 인사 6000여명이 참석해 문 총재의 핵심사상인 공생·공영·공의주의를 통한 세계평화 방안을 논의한다.
이 회장은 “종교와 국가, 민족, 문화를 뛰어넘는 축제를 열어 서로 교류할 수 있는 장을 만들 예정”이라며 “(이 행사는) 문 총재께서 생전에 강조하셨던 뜻을 이어나가는 일환”이라고 설명했다.
가정연합은 또 다음달 5일 제4회 선학평화상 시상식을 개최한다. 수상자로는 마키 살 세네갈 대통령과 무닙 유난 평화를위한종교 국제명예회장이 공동 선정됐다. 이번에 추가된 설립자 특별상은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에게 돌아갔다. 7일에는 ‘2020 효정 천주축복식’이 가평 청심평화월드센터에서 열릴 예정이다. 천주축복식은 국경·인종·문화·언어를 초월하는 국제결혼식으로, 이번 행사에는 64개국 출신 3만여명이 참석한다.
이 회장은 “기독교, 이슬람교, 힌두교 등 다양한 종파가 참여한 세계성직자협의회(WCLC) 창립에서 볼 수 있듯 가정연합에 있어 2019년은 ‘이게 가능한가’란 의구심이 확신으로 바뀐 한 해였다”며 “올해는 그 흐름을 발전시켜 문선명·한학자 총재의 뜻인 세계평화를 주제로 한 다양한 평화행사를 이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창수 기자 winterock@segye.com
2022-02-03 19:39: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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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변화 관심 촉구… 국제 갈등 중재로 인류평화 기여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은 2006년 한국인 처음으로 ‘세계 대통령’인 유엔 사무총장에 선출됐다. 반 전 총장은 연임에 성공해 10년간 국제적 갈등을 중재하며 인류평화에 크게 기여했다.
반 전 총장의 최대 업적은 기후변화 대응이 꼽힌다. 그는 임기 내내 각국 정상을 만나 기후변화에 대한 관심을 촉구했다. 특히 북극 등 온난화의 영향을 받는 지역을 수차례 방문하는 등 기후 문제의 위험을 알리고 대응책을 모색하는 데 주력했다. 기후 온난화에 대한 그의 지속적인 관심과 세계 지도자를 상대로 한 끈질긴 설득은 2015년 12월 파리기후변화협약 체결이란 결실을 맺었다. 무려 195개국이나 협약에 동참했다. 반 전 총장은 지난 3월 문재인 대통령이 제안한 대통령 직속 ‘미세먼지 문제 해결을 위한 국가기후환경회의’ 위원장직을 수락하면서 “돌이켜 보면 유엔 사무총장 재임 10년은 지속가능한 목표, 파리기후변화협약 체결에 헌신한 기간이었다”고 회고했다.
지속가능개발목표(SDGs)도 그의 대표 업적으로 꼽힌다. SDGs는 2015년 유엔이 국제사회의 새로운 비전으로 제시한 개념이다. 193개 나라가 SDGs에 합의했다. SDGs는 기후변화 대응, 불평등 감소 등 17개 목표를 선진국과 개발도상국이 함께 달성해 나가면서 경제·사회·환경의 지속가능성을 높이자는 것이다.
기후변화에 대한 그의 관심은 퇴임 이후에도 지속되고 있다. 지난해 3월 한국에 본부를 둔 국제기구인 글로벌녹색성장연구소(GGGI) 의장에 선출됐고, 같은 해 10월에는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 창업자 등과 뜻을 모아 기후변화글로벌위원회(GGA)를 출범시켰다.
미세먼지가 시급한 국가적 과제로 떠오른 가운데 그는 국가기후환경회의 위원장을 맡았다. ‘미세먼지 해결사’로 돌아온 그는 지난 9월 제1차 국민정책제안을 내놓으며 “사회적 재난으로까지 심각해진 미세먼지를 줄이려면 체질을 바꾸는 보약·운동이 아닌 약물과 긴급수술이 당장 필요하다”고 밝혔다.
그는 위원회 활동과 관련해 “미세먼지는 국민 보건에 관한 문제인 만큼 이를 개선시키는 것이 저의 마지막 국가에 대한 봉사이자 소명”이라고 말했다.
이종민 기자 jngmn@segye.com
2022-02-03 18:39: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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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와 나 경계 허물고… 더불어 잘 사는 공동체 만들기 헌신
◆팔레스타인 난민서 이·팔 갈등 완화의 주역된 유난 주교
유난 주교는 1950년 예루살렘에서 팔레스타인 난민 출신 부모 밑에서 태어났으며, 자신 역시 여전히 팔레스타인 난민 신분을 유지하고 있다. 예루살렘의 동방정교회 수도원으로 피난한 아버지 덕분에 난민 캠프가 아닌 동방정교회 수도원에서 살게 된 그는 집(수도원)에서 가까운 곳에 있던 루터교 학교에서 교육을 받고 루터교회에 다녔다. 그는 ‘평화의 도시’라는 본래의 뜻과 달리 증오와 갈등으로 위험한 화약고가 된 예루살렘에서 성장하며 종교 간의 대화와 화해가 인류평화를 위한 근간이라는 신념을 갖게 됐다. 이후 일생 동안 유대인·기독교인·이슬람교도들 사이의 화해를 끈질기게 촉진해왔다.
1976년 목사 안수를 받았으며, 1985년 이래 중동지역 교회협의회 회장으로서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간 평화를 위한 기구 창설에도 참여하는 등 다양한 활동을 펼쳐왔다. 2006년에는 이·팔 갈등을 완화하기 위한 ‘기독교 시오니즘에 대한 예루살렘 선언’을 주도적으로 이끌어냈다. 그는 팔레스타인 난민 출신 기독교인으로서 난민 구호활동에도 많은 관심과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그는 “사랑과 교육으로 난민을 포용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난민들도 민주적 시스템 안에서 그들만의 국가를 설립할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한 바 있다.
특히 유난 주교는 2010년부터 2017년까지 루터교세계연맹 의장으로 있으면서 서로 다른 신앙을 가진 종교지도자들과 폭넓은 네트워크를 구축하며 세계적 차원에서 종교 화합을 선도했다. 그는 뿌리 깊은 구교와 신교의 대립을 극복하기 위해 지속적으로 가톨릭과 대화했으며, 그 결실로 2013년 루터교세계연맹과 로마 교황청은 ‘갈등에서 사귐으로’라는 문서를 공동 채택해 500년간 지속된 갈등의 실마리를 풀었다.
그는 2015년 10월 기독교한국루터회 초청 방한 기자간담회에서 “한국에 전하고 싶은 가장 중요한 메시지는 평화와 통일”이라며 “팔레스타인 난민인 저의 경험에 따르면 전쟁은 평화를 가져오지 않는다”고 밝히기도 했다.
◆세네갈 내 민주주의 확산과 경제 부흥 가져온 살 대통령
살 대통령은 아프리카에서 굿거버넌스(Good Governance)의 전형을 보여주며 성숙한 민주주의를 확산시키고 있는 지도자로 평가받는다. 아프리카의 여러 나라 대통령들이 장기집권에 집착하며 민주주의의 가치를 훼손하고 있는 것과 달리, 그는 대통령 임기를 7년에서 5년으로 단축하는 등 세네갈을 아프리카의 모범적 민주국가로 이끌고 있다.
대학에서 지질학을 전공한 살 대통령은 2004∼2007년 총리를 맡았고 이후 1년 5개월간 국회의장을 지냈다. 그는 2012년 3월 대선 결선에서 65.8%를 득표해 당시 압둘라예 와데 대통령을 꺾고 세네갈 제4대 대통령에 취임했다. 이후 강력한 구조 개혁과 인프라 개선 프로젝트를 추진해 어업 중심인 세네갈의 경제 부흥을 주도했다.
특히 살 대통령이 열정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세네갈 부상 계획’(Plan Senegal Emergent, 1기: 2014∼2018년, 2기: 2019∼2023년)은 세네갈의 경제성장률을 6%대에 안착시켰다. 살 대통령은 재임 기간 경제 호황 등에 힘입어 지난 2월 실시된 대선 1차 투표에서 과반을 득표해 연임에 성공했다. 그의 굿거버넌스는 법치주의와 인권 보장, 빈곤 퇴치와 경제 발전을 이룩해 세네갈을 아프리카 대륙에서 가장 안정적인 국가로 성장시키고 있으며, 성숙한 민주주의로의 전환과정에 있는 아프리카의 주변국들에 좋은 롤 모델이 되고 있다.
살 대통령은 2017년 9월 미국 뉴욕에서 열린 유엔총회에서 문재인 대통령과 만나 한국과의 인연을 언급하기도 했다. 그는 “1988년 서울올림픽에서 세네갈이 첫 메달로 은메달을 땄고, 2002년 서울월드컵 때는 개막전에서 프랑스를 꺾는 등 서울에서 개최한 스포츠 행사들이 세네갈에 큰 행운을 가져다줬다”고 말했다.
임국정 기자 24hour@segye.com
2022-02-03 18:14: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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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학평화상 무닙 유난 주교·마키 살 세네갈 대통령 수상
제4회 선학평화상 수상자에 무닙 유난 주교(70· 평화를위한종교 국제명예회장)과 마키 살(59) 아프리카 세네갈 대통령이, 설립자 특별상 수상자에 반기문(75) 전 유엔 사무총장이 선정됐다.
선학평화상위원회는 5일 오후 일본 아이치(愛知)현 나고야(名古屋)시 호텔나고야캐슬에서 열린 수상자 발표식에서 무닙 유난 주교와 마키 살 대통령을 제4회 선학평화상 공동수상자로 선정했다고 밝혔다. 위원회는 또 설립자 특별상에 반기문전 총장을 선정했다. 이번 수상자에 대한 시상식은 설립자 문선명 총재 탄생 100주년을 기념해 2020년 2월5일 경기 고양시 일산서구 킨텍스에서 거행된다.
위원회에 따르면 팔레스타인 난민 출신인 무닙 유난 주교는 1976년 루터교 성직자로 임명된 이래 40년 이상 중동지역에서 유대교·기독교·이슬람교의 화합을 촉진해왔다. 특히 이·팔 갈등의 평화로운 해결에 앞장서 온 공로가 높게 평가됐다.
또 마키 살 대통령은 장기독재와 빈곤이 만연한 아프리카 대륙에서 모범적으로 대통령 임기를 단축하고, 투명한 정책으로 경제 부흥을 일궈내 주변 국가에 성숙한 민주주의를 확산시키고 있는 공적이 인정됐다.
반기문 전 총장은 한국인 최초로 유엔 사무총장을 맡아 중 글로벌 경제위기, 기후변화, 테러리즘, 난민 문제 등 유례없는 글로벌 도전과 위기에 직면한 상황에서도 지속가능한 세계를 위해 헌신적으로 유엔을 이끈 업적이 평가됐다.
홍일식 위원장은 수상자 선정 배경에 대해 “현재 세계 곳곳에서 자국 이기주의가 확대되는 가운데 전후 세계 질서의 근간이 되었던 협력적 국제주의가 현저히 약화하고 있다”며 “이번 수상자들은 너와 나의 경계를 허물고 서로 협력과 상생의 대상으로 바라보며 더불어 잘 사는 세계평화공동체를 만들기 위해 헌신한 위인들”이라고 밝혔다.
선학평화상은 2015년 제1회 시상식 이래 미래세대의 평화와 복지에 기여한 개인 및 단체를 발굴해 격년마다 시상하고 있다. 선학평화상 수상자에게는 단일 상으로는 세계 최대 규모인 100만 달러(한화 약 11억원)를, 설립자 특별상 수상자에게는 50만 달러의 상금을 수여한다.
나고야(일본 아이치현)=김청중 특파원 ck@segye.com
2022-02-03 18:13: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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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 할례 여전히 고통… 해법은 교육뿐”
와리스 디리의 삶은 13세 전과 후로 나뉜다. 소말리아의 유목민 가정에서 태어난 그는 할아버지뻘 되는 남성에게 ‘결혼 지참금’을 받고 팔려갈 위기에 처하자 고국을 등졌다. 이후 그는 영국 런던에서 세계적 패션쇼 런웨이를 누비며 인생의 큰 전환점을 만들었다. 2002년 ‘사막의 꽃’ 재단을 설립해 전 세계를 돌며 할례 철폐 운동을 활발히 전개하고 있는 디리는 9일 인터뷰에서 “(할례 문제는) 완전히 해결된 것이 아니다”며 “해법은 교육뿐”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아프리카 아동들의 문맹률을 낮추기 위한 ‘에듀케이션 이니셔티브’ 프로젝트, 여성들의 직업훈련을 위한 ‘투게더 포 아프리칸 위민’ 프로젝트도 진행하고 있다.
―할례 철폐 관련 국제법 제정에도 앞장섰는데 할례 근절을 위한 근본 대책이 마련됐다고 생각하는가.
“완전히 해결된 것은 아니다. 여성에 대한 교육이 기본적으로 돼야 한다. 교육이 근본적이고 유일한 열쇠다. 교육을 통해 할례와 관계된 모든 문제를 점진적으로 해결해 나갈 수 있다. 저는 그래서 항상 교육, 교육, 교육을 강조하고 있다.”
―수상연설에서 존 레넌의 ‘이매진’을 가장 위대한 평화 노래로 꼽았는데.
“평화 속에서 살아가는 모든 이를 상상해 보라는 노랫말은 나의 꿈이고 나의 바람이다. 그리고 레넌뿐 아니라 많은 이가 사람과 사람, 국가와 국가, 종교와 종교 사이의 평화, 가정과 마음의 평화를 원한다. 모든 사람이 이런 상상을 하면서 한 발짝씩 나아가야 한다는 생각에서 늘 마음속에 간직하고 있다.”
―세계 여성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여성들은 존중받아야 하고 그럴 만한 가치가 있다. 남녀가 50대 50인 균형적 사회로 나아가려면 여성 권리가 신장돼야 하고 그러려면 여성들이 힘을 가져야 한다. 당신들은 할 수 있다.”
―오늘 선학평화상 수상이 갖는 의미는.
“나는 스스로 평화에 관한 일을 찾고자 고민해 왔다. 선학평화상이 추구하는 모든 내용이 더욱 많은 사람에게 알려지고 저처럼 어린 시절 어려움을 겪었던 많은 이에게 희망을 주었으면 좋겠다.”
유태영 기자
2022-02-03 18:4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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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아는 세계의 책임”… 미래 평화 향한 인류 역할에 경종
올해 선학평화상위원회가 미래 평화를 위한 의제로 제시한 건 ‘아프리카의 인권과 개발’이었다.
위원회는 9일 제3회 선학평화상을 공동 수상한 아킨우미 아데시나 아프리카개발은행(AfDB) 총재와 인권운동가 와리스 디리에 대해 각각 아프리카의 농업 혁신, 여성 할례(FGM·여성성기절제) 철폐에 앞장선 공을 높게 평가했다고 밝혔다.
나이지리아 출신의 아데시나 총재는 농업경제학자로서 아프리카의 만성적 빈곤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농업 혁신이 필요하다고 보고 지난 30년 동안 선진 농법을 전수해 영양실조 해결에 기여한 공로를 인정받았다. 소말리아 출신인 디리는 아프리카에서 수천년간 지속된 여성 할례의 폭력성을 전 세계에 알리고 악습을 근절하기 위해 자신이 겪은 아픈 경험을 공개하며 국제법 제정에 앞장서는 등 할례 위기에 처한 수억명의 어린 소녀를 구해냈다.
아데시나 총재는 이날 서울 송파구 롯데호텔월드에서 열린 시상식에서 수상 연설을 통해 “세상을 더 나은 곳으로 만들기 위해선 아직도 해야 할 일이 많다. 그것이 선학평화상이 제게 큰 영감을 주는 이유”라며 “전 세계는 기아에 대한 정치적 책임을 져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그게 바로 상금 50만달러를 ‘월드 헝거 파이터스(World Hunger Fighters)’ 재단을 위해 쓰려는 이유”라고 소개했다. 축사에 나선 케네스 M 퀸 세계식량상재단 회장은 “선학평화상위원회가 그를 수상자로 선정한 것에 대해 경의를 표한다”고 밝혔다.
공동 수상자인 디리는 여성 할례의 폭력성을 공론화하고 국제사회 주요 인권 의제로 부각해 할례 근절을 선도했다는 게 선학평화상위원회의 평가다. 그는 수상 연설에서 “제가 어렸을 때 평화라고 하는 건 생각하기 어려웠다. 처음 경험한 게 바로 폭력이었다”며 “그때 이후로 저는 제 마음속 많은 변화를 추구했다. 가족의 평화, 이 사회 공동체의 평화, 세계의 평화가 바로 제가 원했던 것”이라고 밝혔다.
소말리아 유목민의 딸로 태어나 5살 때 할례를 당한 그는 세계적인 슈퍼모델로 활동하던 시절인 1997년 아프리카 여성 수억명을 대표해 할례 경험을 고백했다. 이후 인권운동가 활동을 시작했고 그해 유엔의 ‘할례 근절을 위한 인권홍보대사’로 최초 임명됐다. 디리의 용기와 노력은 2003년 아프리카연합 소속 15개 국가가 여성 할례 금지를 명시한 마푸투의정서 비준을 이끌어냈다.
디리는 성기 훼손을 겪은 여성을 치유하고 재활을 돕는 일에도 앞장서고 있다. 2013년 의료진 120명과 프랑스 파리 등에 ‘사막의 꽃 센터’를 만들어 할례 여성을 치료해 왔다. 또 여성 자립을 돕는 기초 문식성(literacy) 교육과 직업 교육을 제시하고 아프리카 각지에서 교육기관을 운영 중이다. 소말리아 영부인인 세이납 압디 모알림은 축사에서 “디리 여사는 저와 같은 소말리아인이라 누구보다 감격스럽다”고 밝혔다.
이날 시상식에는 세계 전·현직 대통령과 총리 10여명과 해외 국회의장·국회의원 등 각계를 대표하는 1000여명의 인사가 참석했다.
김승환·남혜정 기자 hwan@segey.com
2022-02-03 18:40: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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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리카 개발·인권에 앞장…아데시나·디리 선학평화상
미래세대 인류 공동체의 평화에 기여하고 인간 사랑을 바탕으로 갈등 화합에 앞장선 단체나 개인을 기념하는 제3회 선학평화상 시상식이 9일 개최됐다.
선학평화상위원회(위원장 홍일식)는 ‘아프리카의 인권과 개발’을 미래 평화 어젠다로 제시하고 지구촌에서 가장 낙후된 지역인 아프리카의 평화 정착에 힘쓴 공헌자를 수상자로 선정했다.
선학평화상 설립자인 한학자 세계평화통일가정연합 총재와 홍 위원장은 이날 서울 송파구 롯데호텔월드에서 열린 시상식에서 공동 수상자인 아킨우미 아데시나 아프리카개발은행(AfDB) 총재와 인권운동가 와리스 디리에게 각각 50만달러(약 5억6000만원)의 상금과 메달, 상패를 수여했다.
아데시나 총재는 수상 연설을 통해 “인류는 국적, 종교, 인종, 피부색과 상관없이 한 가족이며 우리 모두는 같은 피가 흐르고 있기 때문에 한 사람이 고통받으면 모두가 고통받는 것”이라며 “선학평화상은 아프리카에서 가장 혜택받지 못한 사람들을 위해 더 많은 것을 해야 한다는 요구”라고 밝혔다.
디리는 수상 연설에서 “우리의 삶은 한 번뿐이며 사랑과 평화 그리고 서로를 위하는 마음이 필요하다”며 “제가 가장 원한 건 평화로 여성과 아이, 인간을 대상으로 한 폭력을 종식시키는 일환으로 할례를 금지시키는 많은 활동을 했다”고 말했다.
홍 위원장은 환영사에서 “선학평화상은 인류 미래 평화를 위한 제3회 시상 방향으로 ‘아프리카의 인권과 개발’에 주목했다”며 “진정 평화로운 세계는 손에서 무기를 내려놓는 것만일 수 없다. 한 걸음 더 나아가 세상 모든 이의 인권의 존엄이 지켜질 때 비로소 도래했다고 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선학평화상은 문선명·한학자 총재의 ‘전 인류 한 가족’이라는 평화비전을 기리기 위해 제정돼 2015년을 시작으로 2년마다 수상자를 선정했다. 이날 시상식에는 세계 전·현직 대통령과 총리 10여명과 해외 국회의장·국회의원 등 정관계, 학계, 재계, 언론계, 종교계를 대표하는 총 1000여명의 인사가 참석했다.
이희경·김승환·남혜정 기자 hjhk38@segye.com
2022-02-03 18:16: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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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리 "여성 할례 여전히 고통… 해법은 교육뿐"
와리스 디리(사진)의 삶은 13세 전과 후로 나뉜다. 소말리아의 유목민 가정에서 태어난 그는 할아버지뻘 되는 남성에게 ‘결혼 지참금’을 받고 팔려갈 위기에 처하자 고국을 등졌다. 이후 그는 영국 런던에서 세계적 패션쇼 런웨이를 누비며 인생의 큰 전환점을 만들었다. 2002년 ‘사막의 꽃’ 재단을 설립해 전 세계를 돌며 할례 철폐 운동을 활발히 전개하고 있는 디리는 9일 인터뷰에서 “(할례 문제는) 완전히 해결된 것이 아니다”며 “해법은 교육뿐”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아프리카 아동들의 문맹률을 낮추기 위한 ‘에듀케이션 이니셔티브’ 프로젝트, 여성들의 직업훈련을 위한 ‘투게더 포 아프리칸 위민’ 프로젝트도 진행하고 있다.
―할례 철폐 관련 국제법 제정에도 앞장섰는데 할례 근절을 위한 근본 대책이 마련됐다고 생각하는가.
“완전히 해결된 것은 아니다. 여성에 대한 교육이 기본적으로 돼야 한다. 교육이 근본적이고 유일한 열쇠다. 교육을 통해 할례와 관계된 모든 문제를 점진적으로 해결해 나갈 수 있다. 저는 그래서 항상 교육, 교육, 교육을 강조하고 있다.”
―세계 여성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여성들은 존중받아야 하고 그럴 만한 가치가 있다. 남녀가 50대50인 균형적 사회로 나아가려면 여성 권리가 신장돼야 하고 그러려면 여성들이 힘을 가져야 한다. 당신들은 할 수 있다.”
―오늘 선학평화상 수상이 갖는 의미는.
“나는 스스로 평화에 관한 일을 찾고자 고민해 왔다. 선학평화상이 추구하는 모든 내용이 더욱 많은 사람에게 알려지고 저처럼 어린 시절 어려움을 겪었던 많은 이들에게 희망을 주었으면 좋겠다.”
유태영 기자
2022-02-03 18:2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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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데시나 "배고픈 곳에 평화 없어… 기아 퇴치가 꿈" [제3회 선학평화상 시상식]
‘배고픈 곳에 평화가 있을 수 없다’는 것이 아프리카 식량혁명을 위해 반평생을 바쳐 온 아킨우미 아데시나 아프리카개발은행 총재의 지론이다. 굶주림은 분쟁·전쟁과 함께 따라다니며, 이로 인해 가장 고통받는 존재는 여성과 아이들이라는 이유에서다. 선학평화상 상금 50만달러 전액을 기아퇴치운동 기금으로 활용하겠다는 뜻을 밝힌 그는 9일 인터뷰에서 “세계 8억5000만명 이상이 아직도 굶주림에 시달리고 있다”며 “인류가 배고픔으로부터 벗어나는 게 나의 꿈”이라고 말했다.
―수상 소감은.
“제 30년간 공직생활을 선학평화상위원회가 평가해 줘 감사드린다. 아프리카뿐 아니라 수억명의 인구가 빈곤에 시달리고 있는데, 그들에게 용기와 영감을 준다고 생각한다. 온 인류가 배고픔에서 벗어나는 날이 오길 바란다.”
―농업 문제에 관심을 갖게 된 계기는 뭔가.
“사람은 세끼 밥을 먹어야 살아갈 수 있다. 농업의 발전 없이는 수억 인구의 굶주림, 영양결핍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는 점에 포커스를 맞춰 관련된 일을 계속해 오고 있다.”
―아프리카개발은행 총재 취임 후 ‘원조’가 아닌 ‘투자’를 강조하고 있는데.
“아프리카에는 자연자원이 사실상 무한하고 많은 젊은이가 있다. 이를 잘 결합하면 아프리카 발전을 이끌 수 있다고 생각한다. 전력 인프라, 가스, 수자원 개발 등 많은 분야에서 투자를 받아 아프리카를 발전시키고자 한다. 특히 많은 한국 기업이 아프리카에 투자해 가치 있는 일을 함께할 수 있기를 바란다.”
―아프리카 대륙에서 한국에 관심을 갖는 이유는.
“국내총생산(GDP)이나 과학기술 측면에서 많은 발전을 이룬 한국은 세계의 모델이다. 한국과 정보통신기술(ICT) 협력을 통해 한국과 아프리카의 젊은이들, 기술자를 연결하고 미래의 빌 게이츠들을 양성하고 싶다. 부산시와 함께 튀니지에 드론 활용 시스템을 구축하는 논의도 진행했다. 드론을 띄워 광활한 농장을 모니터링·관리하는 개념인데, 한국의 4차산업혁명 기술을 도입한 스마트 농업을 아프리카에 적용하는 시대가 올 수 있을 것이다.”
유태영 기자 anarchyn@segye.com
2022-02-03 18:1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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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아는 세계 책임"…미래 평화 향한 인류 역할에 경종
올해 선학평화상위원회가 미래 평화를 위한 의제로 제시한 건 ‘아프리카의 인권과 개발’이었다.
위원회는 9일 제3회 선학평화상을 공동 수상한 아킨우미 아데시나 아프리카개발은행(AfDB) 총재와 인권운동가 와리스 디리에 대해 각각 아프리카의 농업 혁신, 여성 할례(FGM·여성성기절제) 철폐에 앞장선 공을 높게 평가했다고 밝혔다.
홍일식 위원장은 이날 서울 송파구 롯데호텔월드에서 열린 시상식에서 환영사를 통해 “선학평화상은 인류 미래 평화를 위한 제3회 시상 방향으로 ‘아프리카의 인권과 개발’에 주목했다”고 말했다. 홍 위원장은 “진정 평화로운 세계는 손에서 무기를 내려놓는 것만일 수 없다”며 “한 걸음 더 나아가 세상 모든 이들의 인권의 존엄이 지켜질 때 비로소 도래했다고 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아네시나 총재는 수상 연설에서 “세상을 더 나은 곳으로 만들기 위해선 아직도 해야 할 일이 많다. 그것이 선학평화상이 제게 큰 영감을 주는 이유”라며 “전 세계는 기아에 대한 정치적 책임을 져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제자들이 예수님께 기도하는 법을 가르쳐 달라고 부탁했을 때, 그의 첫 응답은 ‘오늘 저희에게 일용할 양식을 주십시오’였다”며 “식량이 우선이라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그게 바로 제가 선학평화상의 상금 50만달러 전액을 제가 후원 중인 ‘월드 헝거 파이터스(World Hunger Fighters)’ 재단을 위해 쓰려는 이유”라고 소개했다.
위원회에 따르면 아데시나 총재는 아프리카가 21세기에 만성적 빈곤을 극복하고 성장하기 위해선 농업을 혁신해야 한다는 비전으로 30년간 아프리카 농업 혁신을 이끌어 대륙 전역 수억명의 식량안보를 개선했다. 그는 “농업은 아프리카 각국의 경제 다각화를 이루고 일자리를 창출하며 식량안보 문제를 해결하는 동시에 전 세계에서 아프리카가 우위를 확보할 수 있는 최적의 분야”라며 농업 정책을 주도했다.
1990년부터 서아프리카쌀개발협회(WARDA)에서 수석 경제학자로 활동한 아데시나 총재는 우수한 농법을 아프리카 구석구석에 전달하는 ‘농업-판매 이니셔티브(The agro-dealers initiative)’ 모델을 고안해 전역에 전파했다. 마을 가게가 농부에게 개량된 종자를 팔고 비료와 선진 농법을 전수하도록 돕는 걸 골자로 하는 이 모델은 각국 정부는 물론 비정부기구(NGO)와 적극 협력해 농업 생산량을 크게 높였다. 2015년 그는 “가장 큰 인프라 구축은 도로나 철도, 항구가 아니라 영양 보급을 통한 두뇌 성장”이라며 빌 게이츠, 존 쿠퍼 가나 전 대통령 등과 함께 ‘영양을 위한 아프리카 지도자 이니셔티브’를 설립하기도 했다.
아데시나 총재를 위한 축사에 나선 케네스 M. 퀸 세계식량상재단 회장은 “세계식량상 고문위원회를 대표해 선학평화상위원회가 그를 수상자로 선정한 것에 대해 경의를 표한다”고 밝혔다. 이어 “90억∼100억 인구를 먹여 살려야 하는 문제는 궁극적으로 10억∼20억 인구를 가진 지역에서 결정날 것이다. 바로 중국, 인도, 브라질 중심의 남미, 그리고 아프리카가 그 나라들”이라고 꼽았다. 퀸 회장은 “그 성공은 과학과 연구에 대한 투자, 영양 강화, 혁신을 촉발하고 농작물 수확을 증가시키는 도로와 정책 등 농촌 인프라에 의해 결정될 것”이라며 “무엇보다도 평화가 이 성공의 중요한 요소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공동 수상자인 와리스 디리는 여성 할례의 폭력성을 공론화하고 국제사회 주요 인권 의제로 부각해 할례 근절을 선도했다는 게 선학평화상위원회의 평가다. 그는 수상 연설을 통해 “제가 어렸을 때 평화라고 하는 건 생각하기 어려웠다. 처음 경험한 게 바로 폭력이었다”며 “그때 이후로 저는 제 마음 속 많은 변화를 추구했다. 가족의 평화, 이 사회 공동체의 평화, 세계의 평화가 바로 제가 원했던 것”이라고 밝혔다.
소말리아 유목민의 딸로 태어난 5살 때 할례를 당한 그는 세계적인 슈퍼모델로 활동하던 시절인 1997년 아프리카 여성 수억명을 대표해 할례 경험을 고백했다. 이후 인권운동가 활동을 시작했고 그해 유엔(UN)의 ‘할례 근절을 위한 인권홍보대사’로 최초 임명됐다. 디리의 용기와 노력은 2003년 아프리카연합 소속 15개 국가가 여성 할례 금지를 명시한 마푸토 의정서 비준을 이끌어냈다. 또 2012년 유엔 총회가 여성 할례를 전면 금지하는 결의안을 만장일치로 통과시키고 2030년까지 여성 할례를 근절한다는 목표를 세우도록 했다.
디리는 성기 훼손을 겪은 여성을 치유하고 재활을 돕는 일에도 앞장서고 있다. 2013년 의료진 120명과 프랑스 파리, 독일 베를린, 스웨덴 스톡홀롬,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에 ‘사막의 꽃 센터’를 만들어 할례 여성을 치료해왔다. 디리는 최대한 많은 의사들이 할례 복원 수술을 할 수 있도록 재건 수술 교육 자료를 제공하고 있다. 2014년엔 외과, 산부인과 의사들에게 여성 성기 재건 수술법을 교육하는 ‘사막의 꽃 외과 센터’를 설립했다. 그는 할례 철폐의 근본 해결책으로 여성 자립을 돕는 기초 문식성(literacy) 교육과 직업 교육을 제시하고 아프리카 각지서 교육기관을 운영 중이다.
소말리아 영부인인 세이납 아브디 모알림은 축사에서 “디리 여사는 저와 같은 소말리아인이라 오늘 이 자리에서 그 누구보다 감격스럽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더 많은 여성의 더 나은 삶을 위해 온몸으로 싸웠다”며 “모두가 당연하다고 생각하는 문제에 대해 홀로 아니라고 말한 그 용기와 그 외로움에 대해 진심 어린 격려와 박수를 보내고 싶다”고 격려했다.
김승환·남혜정 기자 hwan@segey.com
2022-02-03 18:44: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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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리카 개발·인권에 앞장… 아데시나·디리 선학평화상
미래세대 인류 공동체의 평화에 기여하고 인간 사랑을 바탕으로 갈등 화합에 앞장선 단체나 개인을 기념하는 제3회 선학평화상 시상식이 9일 개최됐다.
선학평화상위원회(위원장 홍일식)는 ‘아프리카의 인권과 개발’을 미래 평화 어젠다로 제시하고 지구촌에서 가장 낙후된 지역인 아프리카의 평화 정착에 힘쓴 공헌자를 수상자로 선정했다.
선학평화상 설립자인 한학자 세계평화통일가정연합 총재와 홍 위원장은 이날 서울 송파구 롯데호텔월드 크리스탈 볼룸에서 열린 시상식에서 공동 수상자인 아킨우미 아데시나 아프리카개발은행(AfDB) 총재와 인권운동가 와리스 디리에게 각각 50만달러(약 6억원)의 상금과 메달, 상패를 수여했다.
나이지리아 출신의 아데시나 총재는 농업경제학자로서 아프리카의 만성적 빈곤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농업 혁신이 필요하다고 보고 지난 30년 동안 선진 농법을 전수해 영양실조 해결에 기여한 공로를 인정받았다. 소말리아 출신인 디리는 아프리카에서 수천년 간 지속된 여성 할례(FGM·여성성기절제)의 폭력성을 전 세계에 알리고 악습을 근절하기 위해 자신이 겪은 아픈 경험을 공개하며 국제법 제정에 앞장서는 등 할례 위기에 처한 수억 명의 어린 소녀를 구해냈다.
아데시나 총재는 수상 연설을 통해 “인종은 국적, 종교, 인종, 피부색과 상관없이 한 가족이며 우리 모두는 같은 피가 흐르고 있기 때문에 한 사람이 고통 받으면 모두가 고통 받는 것”이라며 “선학평화상은 아프리카에서 가장 혜택 받지 못한 사람들을 위해 더 많은 것을 해야 한다는 요구”라고 밝혔다. 이번에 받은 상금 50만달러 전액을 식량 구호단체 ‘월드 헝거 파이터스(World Hunger Fighters)’ 재단에 기부하겠다고 약속한 그는 “세계를 지키기 위해서는 분쟁의 이유를 찾는 끝없는 열망을 없애고 평화로운 세상을 만들기 위해 식량안보가 보장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디리는 수상 연설에서 “우리의 삶은 한 번 뿐이며 사랑과 평화 그리고 서로를 위하는 마음이 필요하다”며 “제가 가장 원한 건 평화로 여성과 아이, 인간을 대상으로 한 폭력을 종식시키는 일환으로 할례를 금지시키는 많은 활동을 했다”고 말했다. 전 세계 많은 아이들이 고통에 시달리는 원인으로 인간의 탐욕과 욕망을 지적한 그는 여성과 아이 뿐 아니라 전 인류와 후손을 위해 우리가 행동에 나서야 할 때라고 호소했다.
선학평화상은 문선명·한학자 총재의 ‘전 인류 한 가족’이라는 평화비전을 기리기 위해 제정돼 2015년을 시작으로 2년 마다 수상자를 선정했다. 이날 시상식에는 세계 전·현직 대통령과 총리 10여명과 해외 국회의장·국회의원 등 정관계, 학계, 재계, 언론계, 종교계를 대표하는 총 1000여 명의 인사가 참석했다.
이희경 기자 hjhk38@segye.com
2022-02-03 18:18: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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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회 선학평화상 메시지는 '아프리카 인권과 개발'
올해 선학평화상위원회가 미래 평화를 위한 의제로 제시한 건 ‘아프리카의 인권과 개발’이었다.
제3회 선학평화상을 공동 수상한 아킨우미 아데시나 박사와 인권운동가 와리스 디리에 대해, 위원회는 각각 아프리카의 농업 혁신, 할례(FGM·여성성기절제) 철폐에 앞장선 공을 높게 평가했다고 밝혔다.
홍일식 위원장은 9일 서울 송파구 롯데호텔월드에서 열린 시상식에서 환영사를 통해 “선학평화상은 인류 미래 평화를 위한 제3회 시상 방향으로 ‘아프리카의 인권과 개발’에 주목했다”며 “진정 평화로운 세계는 손에서 무기를 내려놓는 것만일 수 없다. 한 걸음 더 나아가 세상 모든 이들의 인권의 존엄이 지켜질 때 비로소 도래했다고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아네시나 박사는 이날 수상 연설을 통해 “세상을 더 나을 곳으로 만들기 위해선 아직도 해야 할 일이 많다. 그것이 선학평화상이 제게 큰 영감을 주는 이유”라면서 “전 세계는 기아에 대한 정치적 책임을 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위원회에 따르면 아프리카개발은행(AfDB) 총재인 아데시나 박사는 아프리카가 21세기에 만성적 빈곤을 극복하고 성장하기 위해선 농업을 혁신해야 한다는 비전으로 30년간 아프리카 농업 혁신을 이끌어 대륙 전역 수억명의 식량안보를 개선했다. 그는 “농업은 아프리카 각국의 경제 다각화를 이루고, 일자리를 창출하며, 식량안보 문제를 해결하는 동시에 전 세계에서 아프리카가 우위를 확보할 수 있는 최적의 분야”라며 농업 정책을 주도했다.
1990년부터 서아프리카쌀개발협회(WARDA)에서 수석 경제학자로 활동한 아데시나 박사는 우수한 종와 농법을 아프리카 구석구석에 전달하는 ‘농업-판매 이니셔티브(The agro-dealers initiative)’ 모델을 고안해 전역에 전파했다. 이는 마을 가게가 농부에게 개량된 종자를 팔고 비료와 선진 농법을 전수하도록 돕는 걸 골자로 해, 각국 정부는 물론 비정부기구(NGO)와 적극 협력해 농업 생산량을 크게 높였다. 아데시나 박사는 2015년 “가장 큰 인프라 구축은 도로나 철도, 항구가 아니라 영양 보급을 통한 두뇌 성장”이라고 강조하며 빌 게이츠, 존 쿠퍼 가나 전 대통령 등과 함께 ‘영양을 위한 아프리카 지도자 이니셔티브’를 설립하기도 했다.
그외 아데시나 박사는 록펠러 재단 식량안보 부국장, 아프리카 녹색혁명 연합 부대표, 나이지리아 농림부 장관 등을 수행하며 평생 아프리카 개발에 앞장섰다. 2015년 아프리카개발은행 총재 취임 이후엔 △전력 등 인프라 확충 △식량 공급 △산업화 △역내 통합 △삶의 질 향상 등 5개 주력 목표를 설정해 아프리카의 성장을 견인 중이다.
축사에 나선 케네스 M. 퀸 세계식량상재단 회장은 “세계식량상 고문위원회를 대표해 선학평화상위원회가 아데시나 박사의 엄청나고 세계적인 업적을 인정해 그를 수상자로 선정한 것에 대해 경의를 표한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90억∼100억 인구를 먹여 살려야 하는 문제는 궁극적으로 10억∼20억 인구를 가진 지역에서 결정날 것이다. 바로 중국, 인도, 브라질 중심의 남미, 그리고 아프리카가 그 나라들”이라면서 “그 성공은 과학과 연구에 대한 투자, 영양 강화, 혁신을 촉발하고 농작물 수확을 증가시키는 도로와 정책 등 농촌 인프라에 의해 결정될 것”이라며 “무엇보다도 평화가 이 성공의 중요한 요소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다른 수상자인 디리는 여성 할례의 폭력성을 공론화하고 국제 사회 주요 인권 의제로 부각해 할례 근절을 선도했다는 게 선학평화상위원회의 평가다. 그는 수상연설을 통해 “제가 어렸을 때 평화라고 하는 건 생각하기 어려웠다. 처음 경험한 게 바로 폭력이었다”며 “그때 이후로 저는 제 마음 속 많은 변화를 추구했다. 가족의 평화, 이 사회 공동체의 평화, 세계의 평화가 바로 제가 원했던 것”이라고 밝혔다.
소말리아 유목민의 딸로 태어나 5살 때 할례를 당한 디리는 세계적인 슈퍼모델로 활동하던 시절인 1997년 아프리카 여성 수억명을 대표해 할례를 고백했다. 이후 그는 인권운동가 활동을 시작했고, 그해 유엔(UN)의 ‘할례 근절을 위한 인권홍보대사’로 최초 임명됐다. 그의 용기와 노력은 2003년 아프리카연합 소속 15개 국가가 여성 할례 금지를 명시한 마푸토 의정서 비준을 이끌어냈다. 또 2012년 유엔 총회가 여성 할례를 전면 금지하는 결의안을 만장일치로 통과시키고 2030년까지 여성 할례를 근절한다는 목표를 세우도록 했다.
디리는 성기 훼손을 겪은 여성을 치유하고 재활을 돕는 일에도 앞장서는 중이다. 그는 2013년 의료진 120명과 프랑스 파리, 독일 베를린, 스웨덴 스톡홀롬,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에 ‘사막의 꽃 센터’를 설립해 할례 여성을 치료해왔다. 디리는 최대한 많은 의사들이 할례 복원 수술을 할 수 있도록 재건 수술 교육 자료를 제공 중이다. 2014년엔 외과, 산부인과 의사들에게 여성 성기 재건 수술법을 교육하는 ‘사막의 꽃 외과 센터’를 설립했다. 디리는 할례 철폐의 근본 해결책으로 여성 자립을 돕는 기초 문식성(literacy) 교육과 직업 교육을 제시하고 아프리카 각지서 교육기관을 운영 중이다.
소말리아 영부인인 세이납 아브디 모알림은 축사를 통해 “디리 여사는 저와 같은 소말리아인이라, 오늘 이 자리서 그 누구보다 감격스럽다”며 “그는 더 많은 여성의 더 나은 삶을 위해 온몸으로 싸웠다. 모두가 당연하다고 생각하는 문제에 대해 홀로 아니라고 말한 그 용기와 그 외로움에 대해 진심 어린 격려와 박수를 보내고 싶다”고 말했다.
이희경·김승환·남혜정 기자 hwan@segey.com
2022-02-03 18:38: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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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세대 평화를 위한 선학평화상…1,2회 수상자들은?
선학평화상은 전세계 전방위에서 미래세대를 위한 평화와 복지에 크게 공헌한 개인이나 단체를 선정해 수상한다. 전 인류가 사람답게 살아갈 수 있는 기본적인 권리를 누릴 수 있도록 가난·질병·교육 문제를 해결하는데 힘쓰는 ‘인권존중’과 사람·종교·국가 간 갈등을 평화적으로 극복하는 ‘갈등화합’, 자연생태와 인간의 지속가능한 공존을 위해 기후변화·생물다양성 등의 문제를 해결하는 ‘생태보전’ 등 21세기 지속가능한 평화를 구현하는 세가지 어젠다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이 상은 생전 인종·종교·국가의 경계를 넘어 세계 평화 실현에 힘써온 문선명 세계평화통일가정연합 총재의 사상과 비전을 계승하기 위해 한학자 총재의 제안으로 2014년 제정됐다. 수상자는 격년 주기로 선정되고 100만 달러(약 11억원) 상당의 상금과 메달을 받는다.
아노테 통 키리바시 대통령(좌) 인도의 모다두구 비제이 굽타 박사
2015년 8월 선정된 제 1회 선학평화상 수상자는 아노테 통 전 키리바시 대통령과 인도의 모다두구 굽타 박사였다. 수상 당시 현직이었던 통 전 대통령은 전세계 기후위기의 심각성을 국제사회에 알리고 해결책 모색에 힘쓴 공로를 인정받았다. 2006년에는 지구상에서 가장 온전히 보존된 산호수역인 피닉스제도를 보호하고자 국제보존협회(CI)에서 ‘피닉스제도 보호구역(PIPA)’을 설정하는 등 해양 보호활동에도 적극 앞장섰다. 또 기후변화로 삶의 터전을 떠나는 자국민의 인권보호를 위해 피지의 토지를 매입하는 등 이주지 확보에도 노력하고 있다. 굽타 박사는 어종개량을 통해 물고기 생산량을 늘리고 동남아시아 빈민의 기아 및 영양실조 해결을 위해 양식기술을 보급하는 등 인류 식량문제 위기 해법을 제시해 상을 받았다.
글로벌 난민 위기에 주목한 2017년 제 2회 선학평화상의 수상자는 이탈리아의 지노 스트라다 박사와 아프가니스탄의 사키나 야쿠비 박사다. 외과의사인 스트라다 박사는 1994년 난민과 전쟁 희생자에게 무료 의료서비스를 제공하는 국제 긴급의료구호 단체인 ‘이머전시’를 설립해 800만명 이상의 생명을 살렸다. 그는 또 이라크 전쟁에 이탈리아가 개입하는 것을 반대하는 ‘반전 및 대인지뢰 생산금지’ 운동을 펼쳐 국제사회에 반전의식을 일깨웠다. ‘아프가니스탄 교육의 어머니’라고 불리는 야쿠비 박사는 수십년간 전쟁으로 교육 과 보건 시스템이 완전히 붕괴된 조국 난민촌에서 학교를 설립하고 교사를 양성해 1300만명이 넘는 여성과 어린이에게 교육과 직업훈련을 제공한 공로를 인정받았다. 그는 탈레반 정권의 여성학교금지 정책에도 불구, 자신의 목숨을 걸고 80여개의 비밀학교를 운영해 3000명이 넘는 소녀를 교육하는 등 여성의 인권과 지위향상에도 기여했다.
남혜정 기자 hjnam@segye.com
2022-02-03 18:20: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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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학평화상 아데시나 총재 "한국은 아프리카의 중요한 모델"
지난 30년 간 아프리카 농업을 혁신해 대륙 전역 수억 명의 식량안보를 개선한 공로로 제3회 선학평화상을 수상한 아킨우미 아데시나 아프리카개발은행 총재는 9일 서울 송파구 롯데호텔월드에서 진행된 세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전쟁을 딛고 깜짝 놀랄 만한 발전을 이룬 한국은 제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며 “한국과 아프리카의 젊은이들을 서로 연결해 미래의 빌 게이츠들을 양성하고 싶다”고 밝혔다.
― 수상 소감은.
“서울에서 선학평화상을 받게 돼 진심으로 감사드린다. 서울은 꿈의 도시이고 올 때마다 많은 것을 배우며 느끼고 가게 되는 곳이다. 이 나라는 전쟁 후 반토막이 났고 자원이 풍부하지도 않은데, 소득 100달러에서 3만1000달러로 깜짝 놀랄 만한 발전을 이뤘다. 이렇게 발전하기까지 한국이 보여준 비전과 열정이라는 측면에서 시사하는 바가 크다. 제 30년 간의 공직생활을 선학평화상위원회가 평가해준 데 대해 다시 한번 감사드린다.”
― 농업 문제에 관심을 갖게 된 계기는 뭔가. 아프리카에서 농업이 갖는 의미는.
“우리는 음식을, 더욱이 영양이 풍부한 음식을 필요로 하지만 수백만 인구가 빈곤에 허덕이고 있다. 근본적 문제인 농업의 발전 없이는 빈곤, 영양결핍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 그래서 여기에 포커스를 맞췄고 관련된 일을 계속 해 오고 있다. 아시아나 남미 등에 아직 저개발국가가 많지만 더 큰 문제는 아프리카다. 식량혁명을 통해 아프리카를 어느 정도 궤도에 올려놓는 것이 목표다.”
― 아프리카에 대한 원조가 아닌 투자를 강조하는데.
“나는 아프리카인인 것이 자랑스럽다. 아프리카에는 사실상 자연자원이 무한하고 젊은이들이 많다. 이를 잘 결합하면 아프리카를 발전시킬 것이라고 생각한다. 가스·수자원 개발 등 많은 분야에서 투자를 받아 발전시키려 하고 있다. 아프리카개발은행은 1980년대부터 협업 관계를 맺고 있다. 많은 한국인 비즈니스가 아프리카에 투자해 같이 가치있는 일을 해 나가길 바란다.”
― 아프리카 대륙이 한국에 관심을 갖는 이유는.
“개발은 이론이나 정치의 문제가 아니다. 헌신적 투자가 없으면 안 된다. 한국은 국내총생산(GDP)나 과학기술 면에서, 특히 자원도 없이 발전을 이뤘다는 점에서 세계의 모델이다. 인적 투자가 중요한 역할을 해 왔다. 특히 한국의 4차산업혁명에 관심을 갖고 있다. 한국과 정보통신기술(ICT) 협력을 이루고 싶다. 또 한국과 아프리카의 젊은이들, 기술자들을 연결해 미래의 빌게이츠들을 양성하고 싶다.”
― 한국의 농업인도 아프리카로 진출할 수 있을까.
“어제 마침 한국 농업 관련 교수 10여명을 만났다. 아프리카는 (농업에서도) 좋은 투자처다. 아프리카 대륙은 무한하고 한국은 효율적 농업을 하면서 다른 어느 나라에도 뒤지지 않는 품질의 쌀을 만들고 있다. 한국과의 스마트 농업 협력에 특히 관심이 많다. 부산 시당국과 튀니지에 드론을 통해 농업을 개발하는 내용에 관한 이야기를 나눈 적이 있다. 드론을 띄워 농장을 모니터링하면서 많은 땅을 관리하는 개념이다. 이렇게 4차산업혁명과 연결해 농업을 발전시키는 스마트 농업에 대해서도 한국에서 많이 배워 아프리카 농업 발전에 활용하고 싶다. 한국 기술을 통해 개발하고, 그걸 아프리카에 적용하는 시대를 꿈꾸고 있다. 그런 면에서 농업은 젊은이에게도 좋은 기회가 된다고 생각한다.”
― 이번 수상이 갖는 의미는.
“제게 더 많은 일을 하라고 더욱 채찍질하는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
유태영 기자 anarchyn@segye.com
2022-02-03 18:38: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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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학평화상 와리스 디리 "할례 근절 해법은 교육뿐"
여성 할례(FGM·여성성기절제)의 악습 근절을 위해 헌신한 공로로 제3회 선학평화상을 수상한 와리스 디리는 9일 서울 송파구 롯데호텔월드에서 가진 세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할례 문제는) 완전히 해결된 것이 아니다”라며 “해법은 교육뿐”이라고 강조했다. 이는 어린시절 할례를 받았다가 철폐운동에 나선 개인적 경험과 무관치 않은 듯 했다. 와리스 디리는 5세때 할례를 알라의 축복으로 믿는 고국 소말리아에서 자발적으로 할례를 받았다. 그러나 영국으로 넘어가 세계적 수퍼모델로 성장한 뒤 할례의 잔혹성을 깨닫고 2002년 자신의 이름을 딴 ‘사막의 꽃’ 재단을 설립해 전 세계를 돌며 할례 철폐 운동을 활발히 전개하고 있다. 그는 “여성들에 대한 교육이 기본적으로 돼야 하고, 그래야만 할례와 관련한 모든 문제를 점진적으로 해결해 나갈 수 있다”며 “여성을 교육하고 또 교육해야 한다”고 말했다.
― 수상 소감은
“한국에 오기를 잘 한 것 같다. 정말 아름다운 나라다. 저를 수상자로 선정해 준 선학평화상위원회에 감사드린다. 제 활동의 목적과 방향은 교육을 통해 아프리카인의 삶을 개선하는 데 있다. 이를 위해 많은 고민을 하고 있고 제가 만든 재단도 그런 일을 성취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 1997년부터 7년 간 유엔 할례 철폐 특별대사로 활동했고 국제법 제정에도 앞장섰다. 이제 할례 근절을 위한 근본 대책이 마련됐다고 생각하는가.
“완전히 해결된 것은 아니다. 해답은 교육이라고 생각한다. 여성에 대한 교육이 기본적으로 돼야 한다. 교육을 통해서만 할례와 관계된 모든 문제를 점진적, 점차적으로 해결해 나갈 수 있다. 저는 그래서 항상 교육, 교육, 교육을 강조하고 있다. 여성을 교육하고 또 교육해야 한다.”
― 할례 철폐나 문맹 퇴치, 여성 직업 훈련 등 당신의 활동을 법적, 제도적으로 만드는 일도 중요할텐데, 혹시 정치에는 관심이 없는가.
“(소리 내 웃으며) 정치는 생각 없다. 정치인들은 늘 환경과 상황에 따라 움직인다. (운동을 하면서) 정치적 역량도 필요하다고 느꼈지만 그들의 행태가 마음에 들지는 않는다. 그래서 제 나름대로 가고 있다. 다만 언젠가는 이런 시스템을 아프리카 전체, 전 세계로 확대하기 위한 정치적 활동도 생각해보고 있다.”(그는 2013년 ‘사막의 꽃 센터’를 설립해 할례 여성을 치료해 왔으며, 아프리카 아동들의 문맹률을 낮추기 위한 ‘에듀케이션 이니셔티브’ 프로젝트, 여성들의 직업 훈련을 위한 ‘투게더 포 아프리칸 위민’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다.)
― 세계 여성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여성들은 존중받을 가치가 있다. 균형적 세계, 남녀가 50 대 50인 사회로 나아가려면 여성 권리가 신장돼야 한다. 그러려면 여성들이 힘을 가져야 한다. 당신이 누구든간에. 그래야 같이 균형적 세계를 만들어나갈 수 있을 것이다. 그렇다, 당신들은 할 수 있다.”
― 오늘 선학평화상 수상이 갖는 의미는.
“어린 시절 누군가 이런 일을 할 거라고 생각했고 나 자신이 늘 그걸 찾고 고민해왔다. 위원회가 저를 인지하고 이 상을 준 것에 감사드린다. 선학평화상이 추구하는 모든 내용이 더욱 많은 사람에게 알려져 잘 이해되고 저와 같이 어린 시절 어려움을 겪었던 많은 이들에게 희망을 주었으면 좋겠다.”
유태영 기자 anarchyn@segye.com
2022-02-03 18:2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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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阿 인권·개발’ 미래 평화 어젠다 제시 … ‘인류는 한가족’ 전파
제3회 선학평화상 수상자인 소말리아 출신 와리스 디리 여사는 여성을 상대로 수천년간 지속된 할례를 전 세계적으로 공론화했다. 다른 수상자인 나이지리아의 아킨우미 아데시나 박사는 식량문제 개선에 큰 성과를 내고 있다. 가장 가난한 대륙의 사람들이 직면한 기초적인 인권과 생존에 직결된 사안을 고민하고, 해결책을 모색한 공로를 인정받은 것이다.
22일 선학평화상위원회는 “미래 평화 어젠다로 아프리카의 인권과 개발을 제시한 것”이라며 수상자 결정의 의미를 설명했다. 세계평화통일가정연합 문선명·한학자 총재가 선학평화상을 제정하며 강조한 ‘전 인류 한 가족’이라는 비전이 가장 소외된 아프리카와 함께 나아가야 현실화될 수 있음을 확인한 것이다.
◆“여성은 아프리카의 뼈대다”
일부 아프리카 지역을 중심으로 행해지는 여성 할례는 10대 소녀들의 외부 성기 일부를 제거한 뒤 작은 구멍만 남기고 봉해버린다. 순결을 위한 의식이라고 하지만 불임, 요도 손상 등은 물론 사망에 이르기도 하는 악습이다. 세계보건기구에 따르면 아프리카, 중동 등 30개국에서 2억명의 여성이 할례를 당하고 있으며 연간 약 350만명, 하루 평균 9800명이 할례 때문에 죽음의 위기에 내몰리고 있다.
와리스 디리는 여성 할례의 문제를 처음 전 세계적 이슈로 공론화했다. 피해 당사자이기도 한 그는 고통의 소리를 낼 길 없는 수억명의 아프리카 여성들을 대신해 1997년 할례를 고백했다. 이후 인권운동가로 변신해 펼친 활발한 활동은 할례를 근절할 제도적 방안을 도출하는 결실로 이어졌다. 여성 할례를 금지한 ‘마푸토 의정서’ 비준, 유엔총회 결의안은 “수억명의 소녀들을 구하는 획기적인 전환점”으로 평가된다.
‘사막의 꽃 센터’ 설립은 이미 할례 피해를 입은 여성들의 몸과 마음을 치유하기 위한 조치였다. 2013년 프랑스 파리, 독일 베를린 등에서 설립된 센터는 성기 재건 수술과 심리치료, 직업 훈련, 교육 프로그램 등을 제공한다.
와리스 디리는 여성 할례가 딸을 비싼 값에 시집보내려는 부모의 경제적 필요에 따라 근절되지 않고 있다는 판단에 따라 여성의 자립을 강조한다. ‘기초 문식성 교육’과 직업 교육에 정성을 쏟고 있는 것도 그래서다. 와리스 디리는 “나는 아프리카의 여성이 강인해지는 걸 보고 싶다. 여성은 아프리카의 뼈대”라고 말했다.
◆“농업은 아프리카의 우위를 확보할 최적의 분야”
아데시나 박사는 아프리카가 만성적 빈곤을 극복할 비전으로 ‘농업의 혁신’을 제시했다. “농업은 아프리카 각국의 경제 다각화를 이루고, 일자리를 창출하며, 식량안보 문제를 해결하는 동시에 전 세계에서 아프리카가 우위를 확보할 수 있는 최적의 분야”라는 게 그의 신념이다.
미국에서 공부하고, 록펠러 재단의 농업수석연구원으로 일한 그는 ‘농업-판매 이니셔티브’ 모델의 고안과 전파, ‘아프리카 비료 정상 회담’ 개최, 빈농을 위한 혁신적인 금융시스템 구축 등을 주도했다. 이런 성과를 인정받아 2011년 나이지리아 농림부 장관으로 임명되어 5년 만에 식량 생산량 2100만t 증가, 농업에 대한 56억달러 투자 유치 등의 성과를 거뒀다.
2015년 아프리카개발은행 총재로 취임한 뒤에는 ‘전력 등 인프라 확충’, ‘식량 공급’, ‘산업화’, ‘역내 통합’, ‘삶의 질 향상’을 주력 목표로 설정, 아프리카 대륙의 성장을 견인하고 있다. 아프리카가 ‘빈곤의 대륙’에서 ‘기회의 대륙’으로 거듭나기 위해 국제사회가 아프리카를 바라보는 방식을 ‘원조’에서 ‘투자’로 전환해야 한다는 게 아데시나 박사의 생각이다.
강구열 기자 river910@segye.com
2022-02-03 18:2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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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회 선학평화상 수상자…디 리 여사· 아데시나 박사
선학평화상위원회는 22일(현지시간) 남아프리카공화국 케이프타운에서 제3회 선학평화상 수상자로 와리스 디리(Waris Dirie·53) 여사와 아킨우미 아데시나(Akinwumi Adesina·58) 박사를 공동선정했다고 밝혔다.
위원회는 “슈퍼 모델 겸 할례 철폐 인권운동가인 와리스 디리는 수천년간 지속된 여성 할례의 폭력성을 알리고, 악습을 종식시키기 위한 국제법 제정에 앞장섰다”고 선정이유를 밝혔다. 아프리카개발은행 총재인 아데시나 박사에 대해서는 “지난 30년간 아프리카 농업을 혁신하여 대륙 전역 수억명의 식량안보를 개선했다. 아프리카 대륙의 경제발전을 촉진한 공적도 크다”고 평가했다.
소말리아 유목민의 딸인 디리 여사는 1997년 여성 할례를 전 세계에 처음으로 공론화한 인물로 유엔 최초 여성 할례 철폐 특별대사(1997∼2003)로 활동했고, 여성 할례를 금지한 아프리카연합 소속 15개 국가의 ‘마푸토 의정서’(Maputo Protocol·2003년) 비준, 유엔총회 결의(2012년)를 이끌어내는 데 역할을 했다.
아데시나 박사는 30년간 아프리카 농업의 혁신을 주도해 식량안보를 크게 개선시킨 공로를 인정받았다.
홍일식 선학평화상위원회 위원장은 “이번 시상에서는 인류 공동의 운명을 위한 미래 평화 어젠다로 ‘아프리카의 인권과 개발’을 제시한다”며 “아프리카의 인권과 개발 문제는 세계의 양심에 새겨진 상처이며, 전 세계인이 풀어야 할 공동과제”라고 규정했다.
선학평화상은 미래세대의 평화와 복지에 기여한 개인 및 단체를 발굴하여 격년 시상하고 있으며, 단일 상으로는 세계 최대 규모인 100만달러(11억원 상당)의 상금을 수상자에게 수여한다. 시상식은 2019년 2월 서울에서 개최된다.
강구열 기자 river910@segye.com
2022-02-03 18:2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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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터전 잃고 자존감까지 상실 재정착 위해 전 세계가 도와야”
사키나 야쿠비(사진) 박사는 미국에서 풍족한 교수의 삶을 버리고 고향 아프가니스탄으로 돌아와 난민을 위한 교육에 앞장섰다. 1995년 체계적인 교육환경을 마련하고자 아프간학습연구소(AIL·Afghan Institute of Learning)를 설립해 1300만명의 난민들을 교육했다. 특히 여성 교육이 금지된 탈레반 정권 하에서 80여개의 비밀학교를 만들어 3000명 넘는 여성들과 아이들을 가르쳤다.
야쿠비 박사는 “난민이 되면 삶의 터전뿐 아니라 자존감까지 잃게 된다”며 “이들이 재정착할 수 있도록 가르치려면 전 세계가 도와야 한다”고 강조했다.
―수상 소감을 부탁드린다.
“상을 받게 돼 너무 흥분되고 행복하다. 세계적으로 여러 문제들이 난립한 상황에서 난민 문제를 재조명해준 것에 대해서도 감사하고 특히 평화상이라서 큰 의미로 다가온다.”
―난민들에게 교육이 중요한 이유는.
“교육은 개인의 도덕성과 가치관을 키우는 것뿐 아니라 국가의 경제력과도 밀접한 관련이 있다. 여성을 교육하면 아이들이 어머니를 통해 자연스럽게 배우고, 그것은 곧 가정 자체를 교육하는 일이 된다. 한 가정을 교육시키는 일은 궁극적으로 사회 전체를 교육하는 문제와도 연결돼 있다.”
―미국에서 교수의 삶을 포기하고 귀국해 교육운동에 전념하게 된 계기가 있나.
“나는 운이 좋은 사람이다. 좋은 교육을 받았고 직업을 구했다. 경제적으로 남부럽지 않을 정도로 가족과 나 자신을 먹여살릴 수 있었다. 그러나 아프가니스탄에 두고 온 남동생과 여동생을 늘 생각했다. 나는 잘살고 있었지만 우리 가족과 주변 사람들은 아프가니스탄에서 고통받고 있었다. 내가 미국에 있는 게 무슨 의미가 있나 하는 자괴감도 들었다.”
―어려움이 적지 않았을 텐데.
“아프가니스탄에는 여성 교육이 금지돼 있다. 그래서 늘 조심스러웠다. 탈레반 정권 하에서는 비밀학교를 설립해 교육해야 했다. 이런 사실이 들통나면 교육받는 아이들과 여성들뿐 아니라 교사들과 나도 죽을 수 있는 상황이었다. 나중에는 안전한 교육을 위해 지역사회 리더를 만나 교육이 위험한 게 아니라 사회를 더욱 풍족하게 하는 일임을 설득했다. 안전하게 보호받을 수 있도록 약속을 받아내는 것이 필요했다. 그 과정이 정말 오래 걸렸다.”
―난민에 적대적인 미국 트럼프 정부를 어떻게 평가하나.
“매우 유감스럽고 안타깝다. 난민도 인간(human―being)이다. 특이한 개체나 존재가 아닌 우리와 함께하는 인간이다. 난민은 단순히 그들의 살 곳만 잃은 게 아니다. 자긍심과 자존심 등 모든 것들을 상실했다. 돌아온 난민들은 경제적으로나 정신적으로 더 피폐해지는 게 현실이다. 난민들은 젊은 층과 여성, 아이들이 대부분이다. 이들은 다음 세대를 위한 자양분이고 동력이다. 이런 점들을 명심한다면 미국이든 유럽이든 난민이 처한 상황을 외면해서는 안 된다.”
―선학평화상의 다음 테마를 추천한다면.
“우리는 사회 전체의 부정의(unjustice)와 패권주의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 전쟁 없는 곳에서 특권을 가진 존재 없이 전 세계 사람들이 평등한 삶을 살 수 있도록 평화로운 세계를 만드는 데 집중해야 한다.”
남혜정 기자
2022-02-03 19:18: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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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악의 글로벌 난민 위기… 초국가적 노력 기울여야”
미래 세대를 위한 평화와 복지에 크게 공헌한 개인이나 단체에게 주는 제2회 선학평화상 시상식이 3일 열렸다. 선학평화상위원회(위원장 홍일식)는 전 세계 인류의 평화 공존을 위협하는 어젠다로 난민 위기를 꼽고 난민의 인권 보호와 구호에 앞장선 공헌자를 수상자로 선정했다.
선학평화상 설립자인 한학자 세계평화통일가정연합 총재와 홍 위원장은 이날 서울 잠실 롯데호텔월드 크리스탈 볼룸에서 공동 수상자인 지노 스트라다(68) 박사와 사키나 야쿠비(66·여) 박사에게 각각 50만달러(약 6억원)의 상금과 메달, 상패를 수여했다.
이탈리아 출신의 스트라다 박사는 지난 28년간 지구촌 분쟁의 최전선에서 난민과 전쟁 희생자들에게 긴급 의료 구호를 펼쳐 800만명의 생명을 살려냈다.
야쿠비 박사는 전쟁으로 폐허가 된 아프가니스탄 난민촌에서 1300만명을 교육해 난민 재정착의 해법을 제시한 공로를 인정받았다.
스트라다 박사는 수상 연설에서 “난민들의 산산조각난 삶은 우리의 행동을 촉구하고 있다”며 “전쟁 없는 세계를 위해 행동을 취하는 것은 세계 시민의 몫이며 인류의 발전이 계속 되기를 원한다면 전쟁 논리를 포기하고 형제애와 연대를 긴급하게 실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야쿠비 박사도 수상 연설에서 “현재 우리는 종교, 민족, 인종, 성별로 심판받는 세상에 살고 있다”며 “서로에 대한 증오를 극복하고 사랑, 연민, 지혜를 나눌 때 우리는 평화롭고 조화롭게 공존하기 위한 불멸의 기반을 인류에게 제공할 수 있다”고 말했다.
홍 위원장은 환영사를 통해 “현재 인류는 2차 세계대전 이후 가장 심각한 난민 문제에 직면해 있으며 국제사회는 인류 공동의 이익을 위해 난민위기 해결에 초국가적인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라며 “글로벌 난민 위기가 날로 심각해지고 있는 시점에 두 수상자는 난민의 삶을 근본적으로 재건하기 위한 가장 기초적 인권인 의료권과 교육권 보장에 앞장선 이 시대의 위인”이라고 찬사를 보냈다.
제1회 선학평화상 수상자인 아노테 통 키리바시 전 대통령은 축사를 통해 “난민들이 우리 해안에 도착하는 것을 돕는 것은 인류의 도덕적 책임이자 의무”라며 “난민 위기는 전 지구적 대응이 필요하기 때문에 국제사회는 협력과 조정을 강화해야 한다”고 호소했다.
선학평화상은 “참사랑으로 인류 평화를 실현해야 한다”는 문선명 총재의 사상을 실현하기 위해 한 총재의 제안으로 제정됐다. 2015년 수여된 1회 평화상은 기후변화 대응에 힘쓴 아노테 통 당시 키리바시 대통령과 식량 위기 해결에 기여한 인도의 모다두구 굽타 박사에게 돌아갔다.
박현준·김범수·이창훈 기자
hjunpark@segye.com
2022-02-03 18:50: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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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 난민들 “내가 무엇을 잘못했나요?”
“전쟁 없는 세계는 달성 가능한 목표입니다. 평화를 이루는 것은 세계 시민의 몫입니다.”
3일 서울 잠실 롯데호텔월드에서 열린 제2회 선학평화상 시상식에서 수상자 지노 스트라다(69) 박사는 시칠리아에서 만난 소말리아 난민의 “내가 무엇을 잘못했나요”라는 물음에 충격을 받았다고 털어놨다.
이탈리아 출신 의사인 스트라다 박사는 1994년 국제 긴급의료단체인 ‘이머전시’를 설립한 후 현재까지 전 세계의 분쟁 지역을 찾아 의료구호 활동을 펴왔다. 2013년 그의 인도주의적 활동을 담은 다큐멘터리 ‘오픈 하트’는 아카데미상 다큐멘터리 부문 본선 후보에 오르기도 했다. 이날 시상식에서 상영된 그의 영상에 많은 참석자들이 공감의 박수를 보냈다.
스트라다 박사는 수상 연설에서 “지난해 전 세계에서 6000만명 이상의 난민이 강제로 고향을 떠났지만 우리는 그들의 희망에 귀를 기울이지 않았다”며 “난민들의 조각난 삶을 회복하기 위해 형제애와 연대를 실천해야 하고 모두가 이 같은 노력에 진정으로 동참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아프가니스탄 출신의 사키나 야쿠비(66·여) 박사 역시 한평생을 난민교육에 힘쓴 공로로 시상대에 올랐다.
야쿠비 박사는 1982년 난민의 재정착을 지원하는 단체인 ‘국제희망창조’를 설립한 뒤 아프간과 파키스탄 난민을 위해 학교를 짓는 등 교육 활동에 헌신해 왔다. 실제로 야쿠비 박사의 노력으로 난민촌 영아와 산모 사망률이 현격히 낮아졌고, 아프간 여성의 문맹률도 개선됐다.
이날 시상식에는 세계 120개국에서 참석한 전·현직 국회의원, 국가 지도자 800여명이 운집했다. 하나된 인류를 상징하듯 참석자 출신은 인종과 국적, 성별, 언어를 불문했다.
선학평화상 설립자인 한학자 세계평화통일가정연합 총재와 홍일식 선학평화상위원회 위원장이 각각 메달과 상패를 수여하자 모두 열렬한 갈채를 보냈다.
시상식과 수상연설에 뒤이은 축하 무대는 박칼린 예술감독이 연출을 맡았다. 뮤지컬 배우 최재림, 박 감독과 한국전통예술단인 리틀엔젤스가 차례로 노래를 부른 뒤 합창으로 대미를 장식하자 분위기가 한껏 고조됐다.
김범수·이창훈 기자 sway@segye.com
2022-02-03 19:33: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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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료받을 권리는 기본적 인권 난민도 차별 없이 보호받아야”
지노 스트라다(사진) 박사는 1989년 국제적십자위원회(IRCR) 참전 의사로 활동한 것을 계기로 28년 동안 전 세계 분쟁지역을 찾아다녔다. 치료가 필요한 난민과 빈민, 전쟁 희생자들을 위해 긴급 의료구호 활동을 펼치고 반전 운동에도 앞장섰다. 노벨 평화상 후보로도 거론될 정도로 인도주의적 업적이 탁월하다. 1994년 고품질 무료의료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국제 긴급의료 단체인 ‘이머전시’를 설립해 의료 여건이 취약한 아프가니스탄과 중앙아프리카공화국, 이라크, 수단 등 17개 나라에서 60개 넘는 의료시설을 운영하며 800만명 이상을 치료했다. 2007년에는 수단에 최첨단 설비를 갖춘 무료심장수술병원인 ‘살람심장외과센터’를 설립했다.
그는 “‘치료받을 권리’는 양도할 수 없는 가장 기본적인 권리”라며 “난민에게도 차별 없이 최고의 의료서비스가 제공되는 것은 당연한 일”이라고 강조했다.
―수상 소감은.
“상을 받게 돼 영광이다. 한국에서 우리가 하는 일에 대해 알고 있고 관심이 있다는 것을 몰랐기에 한편으로는 놀라기도 했다. 평화를 주제로 상을 주는 것이 의미가 크다고 생각한다. 단순히 평화에 대해서 말만 하는 것이 아니라 실천하고 행동으로 바꿀 수 있도록 노력하면 좋겠다.”
―수단의 ‘살람심장외과센터’는 미국이나 유럽 병원에 뒤지지 않는 최첨단 시설을 갖춘 것으로 유명하다. 최고 시설을 고집하는 이유가 있는지.
“이런 시설을 갖추는 데 30년이나 걸렸다. 전쟁 피해자들은 지뢰나 폭탄 파편, 총기 등에 부상하는 등 피해 양상이 천차만별이다. 임신한 여성들은 제대로 된 병원이 없어 출산에 어려움을 겪기도 한다. 이런 다양한 요구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그 정도 시설은 필요하다. 내 지인이나 가족이 아파서 병원에 가야 한다고 생각해 보자. 어떤 곳에 보내고 싶겠는가. 당연히 최고 시설에 보내고 싶을 것이다. 누구나 차별 없이 평등하게 최선의 치료를 받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앞으로 계획을 말해 달라.
“2008년 아프리카 정부와 ‘인권서명’ 체결을 통해 높은 수준의 의료를 무료로 제공하도록 허가받은 후 의료 환경이 지속적으로 개선되고 있다. 최근에는 우간다에 소아과를 만들었다. 이렇게 하나씩 확장해가면서 전 세계에 대규모 네트워크를 만들어 가려고 한다. 아프리카 대륙은 여전히 좋은 의료 시설이 부족하다. 이런 상황을 모른 체하는 것은 범죄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정부 행보는 난민에 적대적이다. 어떻게 보나.
“매우 놀랍고 유감스럽다. 미국은 이민자들로 세워진 나라다. 다양한 사람이 모인 동력으로 지금까지 성장해온 국가가 미국이다. 미 정부의 폐쇄 정책이 현명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다행인 것은 이런 행보에 반대하는 운동과 시위 등 큰 움직임이 있다는 사실이다.”
―선학평화상의 다음 주제를 추천한다면.
“전쟁을 주제로 삼았으면 좋겠다. 인류가 수천년 동안 서로 죽이려고 치열하게 전쟁하고 싸우는 것은 정말 이상한 일이다. 전쟁으로 인한 대학살이 멈추기 위해서는 전 세계가 전쟁이 완전히 사라지도록 끊임없이 노력해야 한다.”
남혜정 기자 hjnam@segye.com
2022-02-03 19:18: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