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5일 경기 고양 일산 킨텍스에서 열린 제4회 선학평화상 시상식에선 본상에 앞서 특별상이 먼저 시상됐다. 특별상은 앞선 3회까지의 시상에선 없던 부문으로, 세계평화통일가정연합 문선명 총재의 탄신 100주년인 올해의 ‘특별한’ 의미를 담아 이번에 처음 주어졌다.
수상자는 반기문 전 유엔사무총장이다. 지금까지의 선학평화상 수상자 중 유일한 한국인이다. 그는 유엔사무총장으로 10년간 재직하면서 문 총재와 선학평화상을 제정한 한학자 총재의 인류평화를 위한 헌신과 ‘공생·공영·공의’의 비전에 적극적으로 부응했다는 평가를 받아 영광의 주인공이 됐다.


아울러 반 전 총상의 특별상 수상은 인류가 갈수록 분열되어 가는 현실에서 개인과 자기 진영의 이익만이 아닌 인류와 지구의 미래를 책임질 새로운 평화의 문화를 더욱 북돋워 나가기로 한 이번 ‘월드 서밋(World Summit) 2020’의 취지에도 부합한다는 평가다. 반 전 총장도 이 같은 수상의 의미를 충분히 되새겨 앞으로도 인류평화와 세계 시민의식 증진 활동 등에 매진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날 킨텍스 4홀을 가득 채운 전·현직 국가수반, 국회의원, 종교·학계 등 각계 지도자를 포함한 5000여명 청중의 환호 속에 시상대에 오른 반 전 총장은 한 총재로부터 순금 187.5으로 만들어진 메달을, 홍일식 선학평화상위원장으로부터는 자개로 된 상패를 받았다.

이어진 수상 연설에서 반 전 사무총장은 “평화, 인간 개발, 공존, 환경보호의 중요성을 믿고 있는 선구적인 사람들의 이상을 더욱 발전시키고자 하는 상을 받게 돼 영광”이라며 “특히 평생 세계평화와 지속가능한 개발을 위해 노력해오고 높은 선견지명으로 이 상을 후원하고 있는 한학자 총재님께 이 공로를 돌리고 싶다”는 소감을 밝혔다. 또한 반 전 총장은 “다자협력은 세계에 매우 필요하지만 점점 더 회의적으로 여겨지고 있다”며 “자국 우선주의가 확산되면서 인권이 위협받고 있다”고 지적했다.
현재 우리나라 국가기후환경회의 위원장을 맡고 있는 반 전 총장은 특히 기후 문제에 대한 우려를 나타냈다. 그는 “기후 위기로 인해 산불이 타오르고, 해수면이 상승하며, 기온도 계속 오르고 있다”며 “이런 불안정성 등 도전을 극복하려면 세계시민들의 파트너십 확대와 협력을 추진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반 전 총장은 “지난 10년간 유엔사무총장 직을 수행하는 동안 파트너십의 힘을 활용하고, 세계시민 의식을 고취하기 위해 노력했다”며 “유엔에서 하던 활동을 지속적으로 하면서 지구온난화 극복 등 사회활동을 이어가겠다”고 약속했다.
반 전 총장은 특히 청년들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했다. 그는 “청년들은 유엔 지속가능개발 목표 달성과 기후변화 대응 그리고 평화 구축 및 갈등 해결 등 수많은 과제를 해결하는 데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이들과 함께해야 한다”고 호소했다.

반 전 총장은 이날 비둘기 모양이 들어간 푸른색 넥타이를 메고 왔다. 식장 대형 현수막에 걸린 자신의 사진 속 넥타이와 같은 것이다. 그는 “아내가 골라준 건데, 평화상을 받을 줄 알고 택했나 보다”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그는 “넥타이에 있는 사인이 평화의 상징”이라며 “9월21일이 유엔 평화의날인데 넥타이에 담긴 이 사인과 더불어 평화를 위해 함께 나아가자”고 제안해 큰 박수를 받았다.
고양=최형창·나기천 기자 calling@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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