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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신으로 이윤 안 남겨”…AZ 싸게 공급해 팬데믹 대응 기여 [제5회 선학평화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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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2-02-07 18:02:00 수정 : 2022-02-07 17:57:43
권구성 기자 ks@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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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상자 사라 길버트 교수

백신 공공재 규정… 보편접종 강조
화이자·모더나의 반값 이하 제공
최근까지 182개국 25억회 공급
선정위 “인류 인권 크게 고취시켜”
아스트라제네카(AZ) 코로나19 백신을 개발한 공로로 제5회 선학평화상을 수상한 사라 길버트 영국 옥스퍼드대 교수. 선학평화상위원회 제공

제5회 선학평화상 수상자로 선정된 사라 길버트(Dame Sarah Catherine Gilbert·59) 영국 옥스퍼드대 교수는 아스트라제네카(AZ)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개발을 주도한 인물이다. AZ 백신은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의 장기화 속에 상대적으로 낮은 가격과 편리한 운송 등의 장점으로 저개발국가의 백신 공급에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선학평화상위원회는 길버트 교수가 팬데믹 이전부터 신종 바이러스에 대비한 과학적 성취와 코로나19 백신 개발로 수억명의 생명을 보호한 공적을 높이 평가했다. 호세 마누엘 바로소 위원장은 “전 인류가 인질로 잡힌 코로나19 팬데믹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과학 혁신’과 ‘국제적 연대 및 다자간 협력’이 필수”라며 “(길버트 교수는) 인류의 인권을 크게 고취시킨 위인”이라고 평가했다.

길버트 교수가 공동개발한 AZ 백신은 “이윤을 남기지 않겠다”고 선언한 백신이다. AZ 백신의 공급가격은 4달러(약 4400원) 수준으로 화이자(19.5달러)나 모더나(25.5달러)의 절반에도 미치지 않는다. 화이자와 모더나가 가난한 나라에 백신을 비싸게 팔아넘긴다는 비판 속에 AZ 백신은 낮은 가격으로 백신 접근성을 높이고 있다.

AZ 백신은 개발 과정에서 공급까지 협력과 상생을 고려했다. 인류 차원의 위험에 대응하기 위해 이탈리아, 영국, 네덜란드 백신 제조 시설과 협력했고, 동물 임상시험을 위해 미국 파트너사와 협력했다. 임상실험이 확대됨에 따라 간호사, 의사, 통계전문가는 물론 다른 연구를 진행 중이던 동료 연구자와 학생들까지 힘을 모았다. 특히 저온 보관이 필수인 화이자나 모더나 백신과 달리 AZ 백신은 보관과 운송이 용이하다는 장점도 지니고 있어 지난달까지 전 세계 182개국에 25억회 이상 공급됐다.

길버트 교수는 줄곧 팬데믹을 인류 공동의 문제로 여기고 백신을 공공재로 바라봤다. 그는 빈부와 관계없이 백신 접종이 보편적으로 이뤄줘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지난해 희망전진대회에 기조연설로 참석한 길버트 교수는 “전 세계를 위해 이 백신을 만들고 팬데믹 기간 동안 저·중소득 국가에 이윤을 목적으로 하지 않고 언제든 널리 보급될 수 있도록 하는 것은 우리에게 정말 중요했다”고 밝혔다.

지난 2021년 2월 28일에 열린 제5회 신통일세계 안착을 위한 희망전진대회에서 사라 길버트 교수가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세계일보 자료사진

AZ 백신은 한국을 비롯한 상당수의 국가에서 첫 번째로 허가받은 코로나19 백신이기도 하다. 지난 25년간 니파와 라사, 중동호흡기증후군 등 감염병 백신을 개발해 온 길버트 교수는 줄곧 ‘속도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새로운 감염병이 창궐했을 때 백신을 신속하게 개발할 수 있도록 ‘플러그 앤 플레이’ 방식을 개발하기도 했다.

길버트 교수는 코로나19 사태에서 얻은 경험과 교훈으로 바이러스와의 전쟁에 대비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그는 최근 영국 BBC와의 인터뷰에서 “바이러스가 우리의 생명과 생계를 위협하는 일은 이번이 마지막이 아닐 것”이라며 “다음 바이러스는 더 전염성이 있거나 치명적이거나 둘 다일 수 있다”고 밝혔다. 이어 “수많은 일을 겪고 막대한 경제적 손실을 보고서도 바이러스 대유행 대비를 위한 자금이 여전히 부족하다는 사실을 용납할 수 없다”며 “전쟁 방어를 위해 군대나 외교에 투자하는 것처럼, 전염병을 막기 위해 사람·연구·백신 제조사 등에 투자해야 한다”고 말했다.


권구성 기자 ks@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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