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검색

마라탕만 먹는 줄 알았는데…국밥·버거·파스타·치킨까지 번진 마라

입력 :
김현주 기자 hjk@segye.com

인쇄 메일 url 공유 - +

구글 선호 매체 등록

마라탕집에서만 맡을 수 있던 얼얼한 향이 국밥집과 커피전문점, 패밀리레스토랑, 치킨집까지 번지고 있다. 한때 마라탕·마라샹궈처럼 중국식 전문 메뉴에 머물렀던 마라가 기존 인기 메뉴에 한 스푼씩 들어가기 시작했다. 국밥부터 파스타, 토스트, 햄버거, 치킨, 과자까지 경계도 희미해졌다.

 

다이닝브랜즈그룹 제공
다이닝브랜즈그룹 제공

단순히 신기한 맛을 앞세운 한정 메뉴에 그치는 것도 아니다. 시험 판매했던 제품이 정규 메뉴가 되고, 수십 년 된 장수 브랜드에도 마라맛이 추가되고 있다. 마라가 반짝 유행을 지나 하나의 익숙한 맛으로 자리 잡았다는 판단이 식품·외식업계 전반으로 확산하는 모습이다.

 

이를 보여주는 숫자도 있다. 국가데이터처는 지난 7월 발표한 2025년 기준 소비자물가지수 개편안에서 마라탕을 새로운 대표 품목으로 추가했다. 소비자물가지수는 가계의 소비구조 변화를 반영하기 위해 5년마다 조사 품목을 바꾼다. 이번에 새로 들어가는 품목은 마라탕을 비롯해 샐러드, 밀키트, 스마트워치, 전기차 충전료, 소프트웨어 구독료 등 10개다.

 

마라탕이 더 이상 일부 소비자가 찾는 이색 메뉴가 아니라 물가 변화를 측정할 만큼 일상적인 소비 항목이 됐다는 의미로 볼 수 있다.

 

반응이 가장 뚜렷하게 숫자로 확인된 곳은 아웃백 스테이크하우스다.

 

아웃백은 지난 6월 대표 메뉴인 투움바 파스타에 마라의 얼얼한 매운맛을 더한 ‘마라 투움바 파스타’를 평일 한정 팝업 메뉴로 내놨다.

 

3주 동안 팔린 양은 7000개. 첫째 주와 비교해 셋째 주 판매량은 77.1% 증가했다. 구매 고객 가운데 20~30대 비중은 71%에 달했다.

 

한정판으로 끝낼 이유가 없어졌다.

 

아웃백은 당초 팝업으로 기획했던 마라 투움바 파스타를 지난 7월 16일부터 정규 메뉴로 전환했다. 기존 시그니처 메뉴에 마라를 얹어 신규 고객을 끌어들인 셈이다.

 

마라의 확산이 눈에 띄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새로운 메뉴를 처음부터 개발하기보다는 소비자가 이미 알고 있는 음식에 마라를 결합하는 방식이 늘고 있다.

 

국밥도 예외가 아니다.

 

국밥 프랜차이즈 육수당은 최근 ‘마라국밥’을 선보였다. 회사 홈페이지에서도 마라국밥을 신메뉴로 소개하고 있다.

 

단순히 마라탕 국물에 밥을 넣은 형태는 아니다. 사골 육수 맛을 살리면서 마라의 얼얼함을 더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육수당은 마라 소스 개발에 약 3개월을 들였다. 향신료 비중이 지나치게 높으면 사골 육수와 순대 등 기존 국밥 재료의 맛을 가릴 수 있다고 보고 내부 임직원 30명을 대상으로 여러 소스를 시험했다.

 

실제 매장에서 먹는 것처럼 국밥 재료와 밥까지 말아 시식한 뒤 사골 육수와 가장 잘 어울리는 소스를 골랐다는 게 회사 설명이다.

 

가맹점 부담도 줄였다.

 

육수와 우삼겹, 돼지고기 전지, 순대, 당면, 파 등 기존 매장에서 쓰던 재료를 그대로 활용하고 푸주와 자체 개발 마라 소스, 크러시드페퍼, 화자유 등만 추가하는 방식이다.

 

유행하는 메뉴 하나를 추가하기 위해 별도 식재료와 조리 공정을 대폭 늘리는 대신 기존 국밥 시스템 안에 마라를 집어넣은 셈이다.

 

커피전문점에서는 마라가 한 끼 식사 메뉴로 들어왔다.

 

메가MGC커피는 이문정 셰프와 협업한 ‘중식마녀 마라크림 새우토스트’를 지난 8월 선보였다.

 

쿠팡이츠가 셰프와 프랜차이즈 브랜드를 연결하는 ‘이츠 셰프 컬렉션’ 프로젝트로 기획한 제품이다.

 

브리오슈 식빵에 새우 패티를 넣고 마라크림 소스를 더했다. 마라의 강한 향을 그대로 밀어붙이기보다는 크림과 섞어 진입 장벽을 낮춘 것이 특징이다. 판매가는 단품 기준 4600원이다.

 

마라를 즐기는 방식이 ‘마라탕 한 그릇’에서 토스트나 간식, 가벼운 식사로 넓어지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사례다.

 

치킨업계도 마라를 붙였다.

 

60계치킨은 지난 7월 ‘참지마라치킨’을 출시했다. 현재 60계치킨 공식 메뉴에도 판매 제품으로 올라와 있다.

 

바삭한 치킨에 마라 소스를 입힌 제품으로, 기본맛에 마유를 추가할 수 있도록 했다. 마라향에 익숙하지 않은 소비자와 강한 얼얼함을 찾는 마라 마니아를 한 메뉴 안에서 동시에 겨냥한 구성이다.

 

출시 당시에는 매장과 배달의민족을 중심으로 판매한 뒤 8월부터 주문 채널을 확대했다.

 

마라의 강도를 소비자가 고르게 하는 방식 역시 최근 제품들의 특징이다. 과거처럼 강한 향과 매운맛 자체를 앞세우기보다는 크림과 섞거나 마유를 별도로 넣도록 해 소비층을 넓히고 있다.

 

올해 초부터 이미 조짐은 있었다.

 

한국맥도날드는 지난 1월 ‘맥크리스피 마라 버거’ 2종을 내놨다. 통닭다리살 치킨 패티에 마라향과 얼얼한 매운맛을 더한 제품이다. 마라 시즈닝까지 함께 출시하며 햄버거와 사이드 메뉴로 맛의 범위를 넓혔다.

 

40년 된 장수 과자에도 마라가 들어갔다.

 

빙그레는 1월 ‘꽃게랑 마라맛’을 출시했다. 1986년 처음 나온 꽃게랑에 마라 풍미를 더한 제품으로, 회사는 마라 특유의 맛을 선호하는 10~30대를 주요 타깃으로 잡았다.

 

새 브랜드가 아닌 소비자에게 이미 익숙한 장수 제품에 마라맛을 넣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식품업계가 마라를 더 이상 실험적인 맛으로만 보지 않는다는 얘기다.

 

면 시장에서도 같은 흐름이 나타났다.

 

농심은 지난해 ‘누들핏 마라탄탄’을 선보였다. 마라의 얼얼한 맛에 땅콩소스를 더하고 넓적한 당면을 사용한 제품이다. 농심은 출시 당시 10~20대가 선호하는 맛을 반영했다고 설명했다.

 

업계가 주목하는 것은 마라탕 시장의 성장 그 자체보다 마라를 소비하는 방식의 변화다.

 

과거에는 마라를 먹으려면 마라탕이나 마라샹궈 전문점을 찾는 경우가 많았다. 지금은 햄버거를 먹으면서도, 치킨이나 파스타를 주문하면서도 마라를 고를 수 있다.

 

제품 구성도 달라졌다.

 

마라 특유의 향과 얼얼함을 그대로 재현하는 데 집중했던 초기와 달리 사골 육수, 크림, 치킨 패티, 새우, 과자 등 기존에 익숙한 맛과 섞는다. 마라를 처음 먹는 사람도 접근할 수 있게 강도를 낮추거나 별도의 오일로 매운맛을 조절하는 제품도 등장했다.

 

기업 입장에서는 완전히 새로운 메뉴를 만드는 것보다 기존 인기 제품을 활용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소비자가 알고 있는 투움바 파스타나 꽃게랑, 치킨, 국밥에 마라를 결합하면 낯선 신제품보다 설명하기 쉽다.

 

젊은 소비층의 반응도 확인된다.

 

아웃백의 마라 투움바 파스타 구매자 가운데 20~30대가 71%였고, 빙그레 역시 꽃게랑 마라맛의 주요 타깃을 10~30대로 잡았다.

 

업계 관계자는 “마라는 이제 특정 전문점에서만 먹는 맛이 아니라 소비자가 익숙하게 선택하는 하나의 맛 카테고리로 자리 잡고 있다”며 “기존 브랜드의 대표 메뉴와 결합하기 쉽고 젊은 소비자의 선호도도 확인된 만큼 마라를 활용한 제품은 당분간 계속 나올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오피니언

포토

장원영, ‘파티걸 모드’
  • 장원영, ‘파티걸 모드’
  • 문가영 '이기적인 미모' 감탄
  • 김소현 '완벽한 미모' 활짝
  • 톰 크루즈 '디거 많이 사랑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