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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네서 만나던 당근, 이젠 집 앞서 택배…중고거래도 배송 경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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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주 기자 hj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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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고거래가 동네에서 만나 물건과 돈을 주고받던 방식에서 빠르게 벗어나고 있다. 앱에서 결제하면 판매자 집 앞에서 택배기사가 물건을 가져가고, 검수센터와 물류창고를 거쳐 구매자에게 배송되는 서비스까지 등장했다.

 

CJ대한통운 제공
CJ대한통운 제공

중고거래 플랫폼들이 결제와 배송, 검수까지 직접 연결하면서 경쟁도 매물 확보에서 거래 전 과정의 편의성을 높이는 쪽으로 옮겨가고 있다.

 

4일 업계에 따르면 CJ대한통운과 당근은 오는 10월 10일 당근이 처음 개최하는 중고거래 행사 당근절을 통해 이 같은 변화를 시험한다. 당근 바로구매 이용자는 이날 1인당 최대 5회까지 배송비 없이 물건을 살 수 있다. 별도의 쿠폰을 등록할 필요 없이 결제 단계에서 자동으로 적용된다. 운영 상황에 따라 혜택은 조기 종료될 수 있다.

 

바로구매는 구매자가 앱에서 결제하면 판매자가 따로 택배 영업소나 편의점을 찾지 않아도 CJ대한통운 배송기사가 방문해 물건을 가져가는 방식이다. CJ대한통운이 집화부터 구매자 배송까지 맡는다.

 

당근이 바로구매를 내놓은 것은 지난해 9월이다. 모든 거래에는 당근페이 안심결제가 적용되고, 구매자가 물품을 받은 뒤 구매를 확정해야 판매대금이 정산된다. 판매자와 구매자의 개인정보가 드러나지 않는 전용 송장도 도입했다.

 

당근은 올해 3월 바로구매 거래 범위를 전국으로 넓혔다. 기존 홈 화면에서는 동네 매물을 중심으로 보여주되, 바로구매 상품은 검색을 통해 다른 지역 매물까지 살 수 있도록 했다. 동네 직거래라는 기존 틀은 유지하면서 택배 거래에 한해 전국 시장을 연 것이다.

 

CJ대한통운에 따르면 전국 단위 서비스로 전환한 뒤 바로구매 거래량은 매달 두 자릿수 증가율을 보이고 있다.

 

중고거래 확대는 택배업계에도 새로운 시장이 되고 있다.

 

CJ대한통운은 지난 4월 개인 간 택배 서비스에 별도 브랜드인 '보내오네'를 붙였다. 기존 온라인 쇼핑몰 물량을 중심으로 한 기업·소비자 간 거래(B2C)뿐 아니라 개인이 직접 물건을 보내는 C2C 시장을 키우겠다는 전략이다.

 

오네 앱도 올해 초 개편했다. 택배기사가 집으로 찾아오는 방문 접수 기능을 전면에 배치하고 신용카드와 네이버페이·카카오페이·토스페이 등 간편결제를 도입했다. CJ대한통운은 중고거래와 전통시장 등에서 개인이 직접 택배를 보내는 수요가 늘고 있다고 보고 있다.

 

실적에서도 택배 부문의 외형은 커지고 있다. CJ대한통운의 올해 2분기 오네(O-NE) 부문 매출은 9848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8.5% 증가했다. 회사는 주 7일 배송과 함께 개인 간 택배 서비스 확대 등을 성장 요인으로 꼽았다.

 

중고거래 물류가 당근만의 이야기는 아니다.

 

번개장터는 앱 안에서 편의점·방문택배를 신청할 수 있도록 하고 결제와 검수까지 거래 과정에 묶었다. 특히 고가 패션과 명품, 스마트폰 등에서는 정품 여부와 제품 상태를 확인하는 '번개케어'를 운영하고 있다. 번개장터는 모든 거래에 안전결제를 적용하는 정책도 시행 중이다.

 

검수가 필요한 고가 상품에서는 물류가 거래 자체의 핵심 기능이 됐다. 크림(KREAM)은 판매자가 물건을 검수센터로 보내면 검수를 거쳐 구매자에게 전달하는 구조다. 거래되기 전 상품을 미리 보내 검수한 뒤 물류창고에 보관하는 '보관판매'도 운영한다. 거래가 성사되면 창고에 있던 상품이 바로 출고되고 판매대금 정산도 빨라진다.

 

중고나라도 앱 안에서 안심결제와 배송을 연결한다. 판매자는 편의점 택배를 예약하거나 기사가 찾아오는 방문택배를 신청할 수 있다. 구매자가 상품을 받은 뒤 구매를 확정하면 판매대금이 판매자에게 정산되는 방식이다.

 

플랫폼들이 배송과 결제, 검수에 공을 들이는 이유는 중고거래에서 번거로움과 불안이 거래 성사를 막는 요인이기 때문이다.

 

직거래는 판매자와 구매자가 시간과 장소를 맞춰야 한다. 택배 거래는 포장과 접수, 배송비 부담이 생기고 거래 상대방에게 주소나 연락처를 알려야 하는 문제도 있다. 고가 상품은 가품이나 제품 상태에 대한 우려까지 더해진다.

 

플랫폼들은 이 과정을 하나씩 앱 안으로 끌어들이고 있다. 당근은 방문집화와 전국배송, 번개장터는 검수와 안전결제, 크림은 검수센터와 물류창고를 앞세운다. 중고나라도 결제와 택배를 한 번에 연결하고 있다.

 

시장 범위도 달라진다. 예전에는 가까운 곳에 원하는 물건이 없으면 거래가 끝났지만, 택배와 결제가 붙으면 전국의 매물이 구매 후보가 된다. 희소한 취미용품이나 한정판, 중고 명품처럼 지역 내 매물만으로 수요와 공급을 맞추기 어려운 상품일수록 효과가 크다.

 

당근이 10월 10일 하루 배송비를 없애는 것도 이 지점을 겨냥한다. 가격이 낮아 배송비 비중이 컸던 중고 물품까지 전국 거래로 끌어낼 수 있기 때문이다.

 

중고거래 플랫폼의 경쟁은 이제 누가 더 많은 매물을 갖고 있느냐에서 끝나지 않는다. 판매자가 얼마나 쉽게 물건을 보내고, 구매자가 얼마나 안심하고 돈을 낼 수 있는지까지 거래 성패를 좌우하는 요소가 되고 있다.

 

10월 10일 첫 당근절은 배송비를 없앴을 때 지역에 묶여 있던 중고거래가 전국으로 얼마나 더 빠르게 확장될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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