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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 베이징 금메달 이끈 ‘달감독’, KBO 통산 1000승도 이뤘다…이제 남은 건 딱 하나, 한국시리즈 우승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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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5-08-13 08:14:23 수정 : 2025-08-13 08:14:20
남정훈 기자 ch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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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야구 한화의 ‘달감독’ 김경문(67) 감독은 한국 야구 역대 사령탑 중에서도 손꼽히는 명장이다. 한국 야구의 최고 성과 중 하나인 2008 베이징 올림픽의 9전 전승 금메달 신화도 김경문 감독의 탁월한 지도력과 리더십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김경문 감독이 그간 수많은 사령탑 중에서 ‘코끼리’ 김응용(1554승68무1288패), ‘야신’ 김성근(1388승60무1203패) 감독에게만 허용됐던 영역인 통산 1000승 반열에 합류했다. 총 1894경기, 860패, 34무를 거친 끝에 거둔 쾌거다.

 

김 감독이 이끄는 한화는 12일 대전 한화생명 볼파크에서 열린 롯데와의 홈 경기에서 선발 코디 폰세의 7이닝 9탈삼진 무실점 역투를 앞세워 2-0으로 승리를 거뒀다. 이날 경기 전까지 통산 999승을 기록 중이었던 김 감독은 이날 승리를 1000번째 승리를 채웠다.

 

1994년 삼성 배터리 코치로 지도자 생활을 시작한 김 감독은 현역 시절 대부분을 뛰었던 두산으로 1998년 옮겨와 배터리 코치 생활을 이어갔고, 2004년 사령탑에 부임했다. 당시 두산은 선동열 감독을 영입하려 했으나 삼성에게 영입전에서 패했다. 당시만 해도 무명에 가까웠던 김 감독에게 지휘봉을 맡기면서 두산은 리그를 대표하는 강호로 올라섰고, 김 감독은 KBO리그에서의 지도력을 인정받으며 2008 베이징 올림픽 금메달을 이끄는 사령탑 역할도 해냈다. 2004년 두산이 김 감독에게 지휘봉을 맡긴 게 한국 야구의 물줄기도 바꿔놨다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김 감독은 부임하자마자 두산의 팀 컬러를 ‘뛰는 야구’로 바꾸고, 좋은 안목으로 꾸준히 좋은 선수들을 발굴해내며 ‘화수분 야구’라는 별명도 얻었다. 두산에서 100승(2005년)과 200승(2006년), 300승(2008년), 400승(2009년), 500승(2011년)까지 달성했던 김 감독은 ‘달도 차면 기운다’는 말처럼 2011년 시즌 중반, 성적 부진을 이유로 자진해서 두산을 떠났다. 두산에서 남긴 성적은 960경기 512승 432패 16무.

 

두산 감독에서 물러나고 2개월이 지난 2011년 8월, 김 감독은 ‘제9구단’ NC의 창단 감독으로 선임됐다. 두산의 팀 컬러를 바꿔내고 화수분 야구로 유망주를 발굴해냈던 지도력을 높이 산 NC가 김 감독을 신생구단을 이끌 선장으로 모셔간 것이다. 김 감독의 지도 아래 NC는 빠르게 전력이 강해졌다. 1군에서 두 번째 시즌인 2014년 정규리그 3위로 가을야구를 경험했고, 그로부터 4시즌 연속 포스트시즌에 나갔다. NC에서 통산 600승(2014년), 700승(2015년), 800승(2016년)까지 채웠던 김 감독은 2018년 시즌 도중 부진한 성적에 책임을 지고 자진해서 사퇴했다. NC에서 통산 성적은 740경기 384승 342패 14무다.

 

김 감독의 공백기는 길지 않았다. 2019년 1월 한국 야구대표팀 전임 감독으로 선임됐고, 그해 프리미어12에서는 2020 도쿄 올림픽 본선 진출권을 따내며 일본에 이어 준우승했다. 다만 ‘디펜딩 챔피언’ 자격으로 출전한 2021년 열린 2020 도쿄 올림픽에서는 4위에 그쳤다.

 

그렇게 잊혀져가는 듯 했던 ‘달감독’의 이름은 지난해 6월 다시 야구계에서 회자되기 시작했다. 최원호 감독의 뒤를 이어 한화 감독으로 부임하며 약 6년 만에 다시 KBO리그로 돌아왔다. 김 감독은 2024시즌 남은 87경기를 42승 44패 1무로 5할 승률에 가깝게 마무리했다.

 

2025시즌은 본격적으로 김 감독이 한화 선수단에 자신의 색깔을 입힌 첫 시즌이다. 두산에서도, NC에서도 그랬듯 김 감독은 특유의 카리스마로 선수단을 하나로 뭉치게 만들고, 엄격한 신상필벌에 의한 용병술로 한화를 이끌고 있다. 시즌 전 전망에서 잘해야 5강권으로 평가받던 전력을 뛰어넘어 한화는 올 시즌 한국시리즈 직행을 노릴 수 있는 수준까지 올라섰다.

 

통산 1000승에 올림픽 금메달까지 이뤄낸 66세 노감독에게 남은 마지막 퍼즐이 있다. 바로 한국시리즈 우승이다. 두산과 NC를 이끌면서 김 감독은 한국시리즈에 4번 올라 모두 준우승에 그쳤다. 두산에서 2005년과 2007년, 2008년 준우승, NC에서 2016년에 준우승에 머물러야 했다.

 

김 감독만큼이나 한화도 한국시리즈 우승이 목마르다. 한화의 구단 유일의 한국시리즈 우승은 1999년까지 거슬러 올라가야 한다. 마지막 한국시리즈 진출 역시 류현진이 신인이었던 2006년(준우승)까지 가야한다. 한국시리즈 직행 티켓이 주어지는 정규리그 1위는 구단명이 빙그레였던 1992년까지 간다.

 

지난달 22일, 올 시즌 두 번째 10연승을 달성했을 때만 해도 2위 LG에 5.5경기 차 앞선 단독 선두를 질주하던 한화였지만, 이후 내리막을 탄 반면 LG가 18승4패의 미친 상승세를 보이면서 두 팀은 처지가 바뀌었다. 12일 기준 LG가 2경기 차 앞선 선두다.

 

LG의 기세가 워낙 무섭지만, 승차는 아직 2경기에 불과해 한화에게 선두 탈환의 기회는 충분하다. 김 감독이 올 시즌 한화에게 한국시리즈 직행 티켓과 더불어 한국시리즈 우승까지 선물한다면 스스로를 ‘보살팬’이라 칭하는 한화 팬들에게 최고의 순간을 선사할 수 있다. 아울러 김 감독 역시 감독 커리어에서 한 번도 밟아보지 못한 한국시리즈 우승 감독의 자리에 오를 수 있다. .

 

12일 경기를 마치고 한화 손혁 단장은 경기 후 꽃다발과 선물을 증정했고, 코치진은 1천승 기념 독수리 트로피를 준비했다. 그리고 채은성과 류현진이 꽃다발과 승리 기념구를 전달했다. 김 감독은 “기회를 주신 구단주께 감사드리고, 지원해주신 구단에도 감사 인사를 드리고 싶다”고 말했다. 이어 “제 개인에게는 너무나 의미 있는 기록이지만, 어느 해보다 순위 싸움이 치열하다. 매 경기가 중요한 시기라 시즌이 끝날 때까지 경기에만 집중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또한 “그동안 열심히 준비한 코치들과 현장 스태프, 끝까지 싸워 준 선수들에게고맙고 영광을 함께하고 싶다”고 공을 돌렸다. 끝으로 김 감독은 “한화 구단과 선수단 모두 여태껏 잘해온 만큼, 앞으로도 좋은 경기 펼쳐서 가을야구에서 팬들께 기쁨과 감동을 드리도록 매 경기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남정훈 기자 ch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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