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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일마다 골라보는 재미… K예능이 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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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5-08-12 20:15:50 수정 : 2025-08-12 21:37:40
박세준 기자 3ju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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콘텐츠 확장 나선 글로벌 OTT

넷플 이어 디즈니도 요일별 고정 편성
22일 주 5일 미드폼 ‘주간오락장’ 공개

넷플은 ‘일일 예능’ 시즌 2로 업그레이드
‘추라이 추라이’·‘미친 맛집’ 등 개편 방영

전문가 “유튜브 맞선 다변화 시도” 분석
일각선 글로벌 OTT 시장 장악 우려도

글로벌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가 K드라마에 이어 K예능 콘텐츠로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넷플릭스가 올 상반기부터 요일별로 예능 콘텐츠를 선보이는 ‘일일 예능’을 시작한 데 이어 디즈니플러스도 이달부터 새 프로젝트를 통해 예능 프로그램 비중을 늘린다.

12일 디즈니플러스에 따르면 22일부터 새로운 방식의 주 5일 미드폼(중간 길이) 예능 콘텐츠 프로젝트 ‘주간오락장: 한 주 동안 열리는 예능 종합 놀이터’를 공개한다. 서로 다른 포맷과 콘셉트의 5가지 예능 타이틀을 요일별 고정 편성으로 즐길 수 있다. 회당 25∼30분 분량의 미드폼 형식으로, 금요일부터 화요일까지 매일 오전 8시에 새로운 에피소드가 공개된다.

22일 첫 공개되는 ‘으라차차 멸치캠프’는 피트니스에 게임을 더한 피지컬 버라이어티로 딘딘, 조나단, 최다니엘, 오존이 극한의 체력 훈련에 돌입한다. 토요일에는 연애 리얼리티 프로그램 ‘60분 소개팅: 30분마다 뉴페이스’가 방송된다. 예능 대세로 떠오른 배우 지예은이 30분마다 새로운 사람과 시간제한 소개팅에 도전하는 과정에서 예측 불가한 빠른 전개로 시청자의 호기심을 자극할 예정이다. 일요일마다 공개되는 ‘배불리힐스’는 서장훈, 신기루, 신동, 이규호, 풍자, 나선욱 등 연예계에서 덩치로는 밀리지 않는 6명이 모인 먹방 프로그램이다. 멤버들은 외계 행성 ‘배불리힐스’의 시민 ‘배불리언’으로, 고칼로리 음식을 섭취해야만 고향별로 다시 돌아갈 수 있다. 월요일에는 뼈 있는 유머에 유튜브 감성을 얹은 유병재의 ‘짧아유’가 시청자들을 만난다. 유병재 유튜브에서 화제가 됐던 코너 ‘왜샀나 청문회’와 ‘고독한 인터뷰’로 웃음을 선사할 계획이다. 화요일에는 그룹 하이라이트의 멤버이자 배우 윤두준과 김민성, 데이비드 리, 임태훈, 윤남노 네 명의 셰프가 숨겨진 단골 노포를 찾아가는 ‘셰프의 이모집’을 선보인다.

최연우 월트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로컬 콘텐츠 총괄은 “‘주간오락장’은 예능 시청자들이 원하는 짧지만, 꽉 찬 포맷으로 구현한 프로젝트”라며 “매일 다른 시도를 통해 더욱 다채롭고 풍성한 엔터테인먼트 경험을 제공한다”고 설명했다.

디즈니플러스의 시도는 젊은 시청자층을 겨냥한 전략 수정이라는 게 업계의 판단이다. 글로벌 OTT의 드라마는 막대한 자금과 인력을 투자해 사전제작을 거쳐 시리즈 전체를 한꺼번에 공개하는 방식이 일반적이다. 반면 예능 프로그램은 몰아보기를 하는 것이 아니라 식사를 하거나 잠깐 휴식을 취할 때 가볍게 소비하는 용도에 적합하다고 본 것이다.

정덕현 대중문화평론가는 “글로벌 OTT의 경쟁 상대를 유튜브라고 생각하면, 미드폼을 활용한 예능 다변화 시도에 수긍이 간다”면서 “유행을 타는 예능에서 기존 OTT 문법을 쓰면 제작기간이 길어지고, 시의성 있는 주제와 아이템을 활용하기 어려워지기 때문에 중간 길이의 프로그램을 다채롭게 선보이는 전략으로 전환하게 된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넷플릭스도 지난 2월부터 요일별로 예능 프로그램을 선보여왔다. 30분 안팎의 프로그램 5가지를 각기 다른 날짜에 매주 공개하는 방식이 사실상 디즈니플러스와 동일하다. 6월에 개편한 ‘일일 예능 2.0’을 통해 기존 ‘추라이 추라이’, ‘도라이버’, ‘미친 맛집’은 시즌 2를 방송하고 있고, 코미디언 장도연이 친구와 함께 여행을 떠나는 콘셉트의 ‘장도바리바리’가 추가됐다. 또 지난 4일부터 정재형과 김나영이 의뢰인에 맞춘 패션 팁을 전수하고, 옷장 맞춤 꾸미기 대결을 펼치는 ‘옷장전쟁’을 매주 월요일 공개하고 있다.

K드라마의 흥행으로 재미를 본 글로벌 OTT가 본격적으로 K예능의 지식재산권(IP)을 확보하려는 시도란 분석도 있다. 최근 넷플릭스는 ‘피지컬: 100’의 미국판 제작 소식을 알렸다. ‘피지컬: 100’은 가장 완벽한 몸을 찾기 위해 100인이 펼치는 서바이벌 예능으로, 2023년 방송된 시즌1과 이듬해 나온 시즌2 모두 80개 이상의 국가에서 글로벌 톱10에 진입하며 돌풍을 일으켰다. 시즌1의 경우 한국 예능 최초로 넷플릭스 글로벌 1위를 차지하기도 했다. 넷플릭스는 미국판에 이어 ‘피지컬: 100’ 형식의 유럽 지역 버전도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김헌식 중원대 특임교수(대중문화평론가)는 “예능 프로그램은 드라마에 비해 상대적으로 제작비가 덜 들면서도 IP를 활용해 스핀오프를 제작하거나 해외로 수출하기 용이한 장점이 있다”면서 “‘흑백요리사’, ‘솔로지옥’ 시리즈 등 흥행 대작은 롱폼(긴 길이)을 유지하되, 요일별 미드폼 예능도 병행하면서 다양한 소재와 IP를 발굴하는 동시에 예능 시장의 비중을 확대하는 전략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다만 드라마에 이어 예능 시장까지 글로벌 OTT가 장악하는 상황에 대한 우려도 있다. 김 교수는 “국내 방송사와 OTT는 소수의 스타 PD에 의존하는 대신 새로운 제작진을 육성·발굴하려는 시도와 함께 해외 진출을 감안한 논버벌(Non-verbal·대사가 없거나 필요 없는 비언어적) 포맷을 개발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박세준 기자 3ju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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