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해 한국문학 도서 해외 판매량이 전년 대비 2배 이상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강(사진)의 노벨문학상 수상이 전 세계 독자들의 관심을 끌었고, 힐링소설·그래픽노블 등 장르 문학이 약진한 결과로 분석된다.
6일 한국문학번역원은 번역·출판 지원을 받은 한국문학 도서의 해외 판매량이 지난해 약 120만 부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2023년 약 52만 부에서 130% 이상 증가한 수치다. 2020∼2024년 5년간 누적 해외 판매량은 약 268만 부(942종)로 집계됐다.
도서당 평균 판매량은 1271부였으며, 24종은 1만부를 넘었다. 1만부 이상 판매된 책은 한강의 ‘희랍어 시간(영역)’, 김지윤의 ‘연남동 빙굴빙굴 빨래방(영역)’, 박소영의 ‘스노볼(영역)’, 이미예의 ‘달러구트 꿈 백화점(프랑스어역)’, 김호연의 ‘불편한 편의점(독일어역)’, 손원평의 ‘위풍당당 여우꼬리(러시아어역)’ 등이다.
정보라의 ‘저주토끼’(영국 Honford Star, 2021), 박상영의 ‘대도시의 사랑법’(영국 Tilted Axis, 2021), 조남주의 ‘82년생 김지영’(독일 Kiepenheuer & Witsch, 2021) 등은 3년 연속 4000부 이상 판매되며 현지 스테디셀러로 자리매김했다. 번역원 관계자는 “북미와 유럽을 중심으로 독자층이 확대되고 펭귄랜덤하우스, 아셰트 등 유수 해외 출판사들이 한국문학 출간에 적극적으로 나선 결과”라며 “이들의 유통망과 마케팅 역량이 더해져 한국문학의 해외 시장 접근성이 크게 향상됐다”고 설명했다.
장르별로는 팬데믹 이후 꾸준한 인기를 얻은 ‘힐링소설’이 지난해에도 두드러진 성장세를 보였다. 튀르키예에서는 황보름의 ‘어서오세요, 휴남동 서점입니다’가 지난해에만 8만 부 이상 판매됐고, 폴란드에서는 ‘불편한 편의점’이 2만 부 이상 팔렸다.
그래픽노블과 SF·판타지 장르의 약진도 주목된다. 독일어로 번역된 이영도의 ‘눈물을 마시는 새 1’는 2만 부 이상, 김금숙의 ‘풀’ 스페인역은 3년 연속 1만 부 이상 판매고를 올렸다.
문학상 수상작들의 판매 성과도 돋보였다. 한강의 작품은 지난 한 해에만 약 31만 부가 팔렸다. 과거 출간작도 재조명되며 판매량이 급증했다. 2023년 이전 해외에 출간된 작품 19종의 연간 판매량은 2023년 약 3만 부에서 지난해 약 15만 부로 5배가량 늘었다. 일본 서점대상 수상작인 ‘어서오세요, 휴남동 서점입니다’, 부커 인터내셔널상 최종후보에 오른 황석영의 ‘철도원 삼대’ 등도 높은 판매실적을 보였다.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