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힘 간사 “잘못 사용된 용어, 사과하겠다”
용혜인 “모욕적”…국회 윤리위 제소하기로

여야가 ‘윤석열 정부의 12·3 비상계엄 선포를 통한 내란 혐의 진상 규명 국정조사특별위원회’ 세 번째 청문회에서 재차 충돌했다. 1990년생으로 기본소득당 대표를 맡고 있는 용혜인 의원은 자신에게 막말과 고성을 내뱉은 국민의힘 임종득·강선영 의원을 국회 윤리위원회에 제소하기로 했다.
용 의원은 6일 입장문을 내고 “일부 국민의힘 국정조사 위원들은 중요한 국정조사 임무를 부여받고도 지금 이 순간까지도 막말과 고성, 내란 수괴 윤석열 변호, 부정선거 선동만 일삼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야!’, ‘정신이 나갔나’, ‘군대도 안 갔다 오니까 저러지’, ‘떽떽거리네’ 등 이번 12.3 내란 국정조사 중 국민이 부여한 소중한 저의 국정조사 질의 시간에 국민의힘 일부 위원들이 저에게 소리친 모욕적인 말들”이라며 “‘투 스타 출신 막말 초선’ 강선영, 임종득 의원을 국회 윤리위원회에 제소하고자 한다”고 했다.
이어 “이는 국민의 대표자인 저에 대한 모욕이자, 국민이 부여한 소중한 국정조사 직무를 수행하고 있는 국정조사위원 직분에 대한 모욕이고, 이를 결정한 국회에 대한 모욕”이라며 “동료 의원 질의에 대한 저들의 저런 태도가 국회의원의 윤리에 어긋나지 않는지, 국민의 대표자인 국회의원으로서 자격이 있는지 국회의 판단을 받아야겠다”고 덧붙였다.
앞서 이날 국회에서 열린 3차 청문회에서 용 의원은 이진우 전 육군 수도방위사령관에게 질의하는 과정에서 “수방사령관씩이나 돼서 군 통수권자가 법률 전문가 출신이니까, ‘어련히 법률 판단을 알아서 했겠거니’하고 생각하니 내란죄로 구속되는 상황까지 이르게 된 것”이라며 “그걸 뭘 잘 났다고 떳떳하게 이야기하나”라고 비판했다.

그러자 육군 최초 여성 사령관 출신인 강선영 의원이 “수방사령관씩이라니요”라며 언성을 높였고, 용 의원은 “조용히 하세요”라고 대꾸했다. 이어 용 의원이 “국민의힘 간사가 다른 의원 질의에 끼지 말자고 오전에 얘기했다. 제발 본인을 좀 돌아보시라 강선영 의원”이라 말하자, 강 의원은 “야”라고 소리쳤다. 이를 들은 용 의원은 “야?”라고 되물으며 “수방사령관씩이나 돼서 그랬지 그러면 일반 사병이 그랬어? 사과하세요! 야라니”라고 강 의원에게 고성을 질렀다. 강 의원은 “‘수방사령관씩’이라는 말에 사과하면 ‘야’라는 말에 사과하겠다”고 했으나, 용 의원은 “제가 왜 사과합니까. 순서가 아니다”라며 받아들이지 않았다.
막말 논란은 여야 싸움으로 비화했다. 더불어민주당 추미애 의원이 “수방사령관이 답변 자세에 문제가 있으니 지적하는 것”이라고 옹호하자, 강 의원은 “야당 의원이 말할 땐 ‘또라이’라고 말해도 넘어가는 게 민주당 의원들 태도”라며 “‘야’와 비교할 때 ‘또라이’라고 하는 게 더 문제가 되는 표현”이라고 굽히지 않았다. 앞서 민주당 측은 지난해 9월 김용현 국방부 장관 인사청문회에서 민주당 이재명 대표를 옛 소련의 초대 최고지도자 ‘블라디미르 레닌’에 비유한 강 의원에게 “또라이”라고 말한 바 있다.
민주당 김병주 의원도 “‘씩이나’라는 단어를 가장 많이 쓴 의원은 강선영 의원”이라며 “저보고 맨날 ‘육군 대장씩이나 돼서’ ‘육사 출신씩이나 돼서’라고 말해도 저는 참았다. 해당 발언이 잘못된 걸 알면서도 썼다는 것에 되게 분노를 느낀다”고 지적했다.
설전이 계속되자 야당 측은 강 의원의 퇴출을 요구했다. 안규백 국조특위 위원장은 “상대당 의원이 거친 언사를 했다고 치더라도 ‘야’라는 표현은 지나치다. 정식으로 사과를 하라”고 했다. 결국 갈등은 국민의힘 간사 한기호 의원이 사과하면서 일단락됐다. 한 의원은 “강 의원이 군 생활을 30년 이상 했는데 ‘수방사령관씩’이라고 하면 감정적으로 흥분할 요소가 있다”면서도 “강 의원의 발언은 지나친 부분이 있다. 잘못 사용된 용어에 관해서는 사과드린다”고 말했다. 안 위원장은 “강 의원에게 구두 경고를 하고 이런 발언이 재발하면 퇴출시키겠다”고 밝혔다.
앞서 내란 국조특위는 지난 4일 2차 청문회 때도 여야 간 막말 공방을 벌인 바 있다. 당시 국민의힘 곽규택 의원이 야당의 ‘줄탄핵’을 문제 삼자, 용 의원이 “국정조사 취지에 맞지 않는다”고 항의했다. 이에 임종득 의원이 “정신 나간 거야!”라고 소리치면서 비슷한 일이 발생했다. 임 의원은 사과 요구에 응하지 않았고 안 위원장이 퇴장을 명하자 여당 의원들은 집단 퇴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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