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싱가포르항공과 캐세이퍼시픽의 엇갈린 운명

입력 : 2023-06-20 12:36:45 수정 : 2023-06-20 12:52: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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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의 금융 허브 싱가포르·홍콩의 대표적 항공사 싱가포르항공과 캐세이퍼시픽의 운명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엇갈리고 있다고 블룸버그통신이 19일(현지시간) 전했다.

 

매체에 따르면 싱가포르항공의 시장 가치는 170억달러(약 21조8000억원)로 추산돼 캐세이퍼시픽의 3배에 육박했는데, 4년 전에는 차이가 20억달러 정도에 그쳤다. 주가 역시 싱가포르항공은 2008년 이후 최장 기간인 12일 연속 상승하는 등 올 들어 약 40% 올랐고 캐세이퍼시픽은 9.3% 하락했다.

싱가포르항공 여객기.

두 항공사 모두 코로나19 사태가 한창일 때보다는 상황이 나아졌지만 싱가포르항공은 끊임없는 여행 수요에 힘입어 캐세이퍼시픽보다 훨씬 빠르게 회복하며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블룸버그 인텔리전스 애널리스트 팀 바커스는 싱가포르항공의 주가에 대해 “아시아 항공사 회복세의 전형”이라고 평가했다.

 

반면 캐세이퍼시픽의 재건은 홍콩 정부가 코로나19 관련 봉쇄 조치를 해제하기를 꺼려하면서 회복에 방해를 받았으며, 여전히 직원 수와 서비스를 회복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캐세이퍼시픽은 2024년 말까지도 코로나19 이전 수준의 승객 수용 능력으로 돌아가지 못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엔데믹 이후 세계 전역에 급증한 여행에 대한 욕구는 눈에 띄게 오른 항공료에도 꺾이지 않았다. 이런 ‘보복 여행’ 덕분에 많은 항공사가 비행기를 가득 채울 수 있었다. 싱가포르항공은 3월에 마감된 지난 회계연도에 21억6000만싱가포르달러(약 2조1000억원)의 기록적인 수익을 올렸으며 매출은 178억싱가포르달러(약 17조원)로 코로나 이전 수준을 넘어섰다.

 

캐세이퍼시픽의 상황도 개선되고 있지만 지난해 기록한 510억홍콩달러(약 8조3000억원)의 매출은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했다. 캐세이퍼시픽 조종사노조 폴 웨더릴트 위원장은 “회사는 우리 급여를 영구적으로 삭감했다”며 “조종사 사기가 바닥을 치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달 280만명의 승객을 수송한 싱가포르항공은 코로나19 이전 수용 능력의 88%를 달성했으며, 2020년 1월에 기록한 월간 승객 최고치(340만명)를 향하고 있다. 싱가포르항공과 저가항공사인 스쿠트항공은 195대의 비행기를 보유하고 있으며 현재 114개 목적지로 운항하고 있다. 코로나19 이전의 취항지 136곳 중 대부분을 회복한 셈이다. 반면 캐세이퍼시픽과 저가항공 홍콩익스프레스는 70개 목적지로만 운항을 재개했다. 이전 취항지는 119곳이었다.

 

특히 코로나19 확산 기간 동안 캐세이퍼시픽의 직원은 40% 가까이 감소해 동종 항공사 중 가장 많이 줄어들기도 했다. 인력 부족으로 캐세이퍼시픽의 일부 항공기는 창고에 보관 중인데, 블룸버그는 이 항공기들의 먼지를 털어내고 운항을 재개하는 것에 따라 캐세이퍼시픽의 회복 여부가 결정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로널드 람 캐세이퍼시픽 최고경영자는 “홍콩을 위해 캐세이퍼시픽을 재건하는 우리의 여정은 올바른 방향으로 가고 있다”고 밝히며 항공 수요 회복에의 의지를 드러냈다.


이우중 기자 lol@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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