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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르고뉴 뺨치는 ‘웨스트 소노마 코스트’ 와인을 아십니까 [최현태 기자의 와인홀릭]

관련이슈 최현태 기자의 와인홀릭 , 디지털기획

입력 : 2023-03-27 11:44:57 수정 : 2023-03-27 11:44: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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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닷가 절벽 위 포도밭에서 신선한 샤르도네·피노누아 재배/뛰어난 떼루아 인정받아 소노마 카운티 새 AVA로 지정/소꿉장난하던 절친 3명이 세운 센시즈 와인 10년만에 컬트와인 반열 올라

 

비틀즈 앨범을 카피한 센시즈 와인 설립 마일즈, 맥스, 크리스토퍼     센시즈 제공

“이 친구들은 최고의 피노누아와 샤도네이를 만들어. 산타 바바라 카운티 최고의 생산자중 하나지”(마일즈)

 

“난 네가 샤도네이를 싫어하는 줄 알았는데?”(잭)

 

“노노노. 나는 모든 품종을 좋아해. 단지 캘리포니아에서 샤도네이를 다루는 일반적인 방식을 싫어할 뿐이야. 오크 숙성과 젖산발효를 너무 과하게 쓰거든”(마일즈)

 

2004년 개봉된 와인 영화 ‘사이드 웨이’에서  두 절친이 산타 바바라 카운티로 여행을 떠나면서 나누는 대화입니다. 미국 캘리포니아, 특히 나파밸리 샤도네이는 보통 ‘버터리(buttery)하다’고 얘기하죠. 미국산 새오크에서 과도하게 숙성하고 여기에 젖산발효까지 많이 하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캘리포니아에서도 바닷가 산지에서는 부르고뉴 뺨치는 피노누아와 샤르도네 생산된답니다. 마일즈처럼 캘리포니아 최고의 샤르도네와 피노누아를 만드는 생산자를 찾아 요즘 뜨거운 주목을 받고 있는 웨스트 소노마 코스트로 떠납니다.

 

사이드웨이 포스터.

 

 

◆과한 오크숙성과 젖산발효

 

이혼한 뒤 후유증을 와인으로 달래는 영어 교사 마일스(폴 지어마티), 3류 배우 잭(토머스 헤이든 처치). ‘절친’인 이들은 잭의 결혼을 앞두고 ‘총각파티’를 겸해 도심을 벗어나 미국 캘리포니아의 와인마을로 여행을 떠납니다. 와인의 향기가 코로 느껴질 듯 아름다운 포도밭 풍경과 함께 펼쳐지는 영화는 한번쯤 ‘옆길’로 새는 여유도 필요함을 공감하게 만드네요. 와인 테이스팅 방법부터 다양한 품종과 여러 와인들이 나와 와인에 관심이 많다면 꼭 봐야할 영화랍니다.

 

마일스는 왜 과도한 오크숙성과 젖산발효(말로라틱 퍼먼테이션·malo-lactic fermentation)을 싫어할까요. 바로 포도의 순수한 과일 맛을 해치기때문입니다. 양조과정에서 포도를 발효하면 시큼하고 날카로운 산이 만들어집니다. 포도 과육에 원래부터 있던 사과산으로 효모가 당분을 알코올로 바꾸지만 사과산은 그대로 남습니다. 적당한 산도는 와인에 꼭 필요한 요소지만 너무 과하면 시큼한 맛만 강조됩니다. 따라서 2차 발효인 젖산 발효 과정을 거치는데 날카로운 사과산(L-malic acid)이 우유맛, 요거트, 치즈 풍미가 담긴 부드러운 젖산(lactic acid)으로 변합니다. 젖산발효는 1차 발효가 끝난 뒤 그대로 두면 자연스럽게 저절로 이어지는 과정입니다. 젖산발효를 더 잘하고 싶다면 오크를 쓰는 경우가 많습니다. 또 박테리아를 살짝 넣어주면서 스틸탱크에서도 진행할 수 있습니다.

 

사이드웨이 시음장면.

 

그런데 말로라틱을 너무 과하게 하면 어떻게 될까요. 포도 본연의 순수한 과일 맛은 그만 사라지고 맙니다. 산도가 낮고 버터리한 향만 강조되는 와인이 만들어집니다. 적당한 화장은 아름다움을 더욱 돋보이게 하지만 너무 짙게 화장을 하면 원래 얼굴은 없어지고 누군지 모르는 분장의 수준이 돼버리는 것과 비슷합니다. 그래서 요즘은 말로라틱를 적게 하거나 화이트 와인은 아예 하지 않는 것이 전세계적인 양조 트렌드랍니다. 이산화항(So2)을 넣어 박테리아를 모두 죽이면 젖산발효가 회피됩니다. 또 발효 과정에서 온도를 뚝 떨어뜨리면 발효가 멈추고 박테리아의 활동도 모두 정지됩니다. 이때 필터링으로 박테리아를 걸러내면 젖산발효 없이 발효가 끝납니다. 소비뇽 블랑, 리슬링 등 산도가 높고 강렬한 풍미가 많이 나는 품종들은 산도와 풍미를 살리기 위해 젖산발효를 거의 하지 않는답니다. 

 

안개 낀 센시즈 와인 소노마 코스트 포도밭.            센시즈 제공

 

 

◆최고의 피노누아 샤르도네를 품은 웨스트 소노마 코스트

 

마일즈는 영화에서 안개 낀 산타 바바라  카운티 포도밭을 달리며 잭에게 말합니다. “너는 지금 이곳이 피노누아 재배에 좋은 이유를 보고있어. 밤에 태평양에서 차가운 공기가 유입돼 포도를 식히지. 피노누아는 껍질이 아주 얇아 열기와 습도가 지속되는 것을 싫어해. 매우 섬세한 품종이야.”

 

마일즈 말대로 피노누아와 샤르도네는 서늘한 기후를 좋아합니다. 영화 ‘사이드 웨이’의 주 무대인 센트럴 코스트, 산타 바바라 카운티의 산타마리아 밸리가 피노 누아와 샤르도네 산지로 뜬 이유랍니다. 바다의 선선한 기운이 산맥 사이로 잘 들어와 피노누아와 샤르도네 재배에 아주 적합 기후를 제공하기 때문이죠. 더구나 포도가 잘 익어 부르고뉴 보다 풍미가 훨씬 풍부하게 느껴집니다. 특히 부르고뉴 피노누아는 10년 이상 숙성해야 3차 풍미가 나오지만 이 지역은 부르고뉴보다 따뜻해 3차 풍미가 비교적 빨리 느껴지는 점도 장점으로 부각되면서 미국 피노누아와 샤르도네를 대표하는 생산지로 자리매김했죠.

 

안개 낀 센시즈 와인 소노마 코스트 포도밭.            센시즈 제공

캘리포니아 피노누아와 샤르도네의 유명세는 소노마 카운티의 러시안 리버 밸리(Russian River Valley)로 이어집니다. 고도가 높아 산에서 오는 서늘한 기후 덕분이죠. 요즘 최신 트렌드는 소노마 코스트(Sonoma Coast)랍니다. 바다와 가장 가까운 산지로 더 선선한 기후를 보이며 피노누아는 거의 부르고뉴와 흡사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러시안 리버 밸리는 소노마 코스트보다는 조금 더 신대륙 와인에 가까우며 더 탄탄한 느낌을 줍니다. 한 발 더 나아가  캘리포니아에서 요즘 부르고뉴를 뺨치는 최고의 피노누아와 샤르도네 생산지로 떠오른 곳이 소나마 코스트에서도 바닷가에 완전히 붙어있는 웨스트 소노마 코스트(West Sonoma Coast)랍니다. 2022년 5월 소노마 카운티의 19번째 AVA로 지정된 ‘신상 AVA’입니다. 최근 캘리포니아와인협회(CWI)가 서울에서 ‘캘리포니아 와인 Alive 테이스팅’ 행사를 열어 400여종 이상의 와인을 선보였습니다. 특히 웨스트 소노마 코스트 AVA 생산자 9명이 직접 한국을 찾아 마스터 클래스를 진행하고 특별 시음 코너도 마련해 눈길을 끌었습니다. 웨스트 소노마 코스트 와인은 과연 어떤 매력이 있을까요.

 

캘리포니아 와인산지.                 캘리포니아와인협회 제공

 

 

노스트코스트 와인 산지.            캘리포니아와인협회 제공

 

 

◆캘리포니아 와인산지

 

캘리포니아 와인산지(AVA)는 2022년 3월 현재 모두 147개입니다. 미국 와인 산지는 AVA(American Viticultural Areas)로 표기합니다. 해안쪽부터 노스 코스트(North Coast), 센트럴 코스트(Central Coast), 시에라 풋힐스(Sierra Foothills), 인랜드(Inland Valleys), 서던 캘리포니아(Southern California), 그리고 가장 북쪽의 파 노스 캘리포니아(Far North California) 지역으로 크게 나뉩니다.

 

그중 노스 코스트에 소속된 AVA는 57개로 소비자들이 잘 아는 나파밸리가 바로 이곳에 있습니다. 북쪽부터 멘도시노 카운티(Mendocino County), 레이크 카운티(Lake County), 소노마 카운티(Sonoma County), 나파 카운티(Napa County),  소라노 카운티(Sorano County) 입니다. 소노마 카운티에 소속된 19개 AVA중 가장 늦게 승인받은 AVA가 웨스트 소노마 코스트랍니다. 소노마 코스트는 소노마 카운티에서도 가장 서쪽에 있는 산지로 남북으로 길게 이어져 있습니다. 그런 소노마 코스에서도 바다와 거의 붙어있는 해안가 절벽 위의 포도밭을 따로 떼어내 웨스트 소노마 코스트 AVA로 분리했답니다.

 

소노마 카운티 와인산지.                  캘리포니아와인협회 제공

 

 

센시즈 포도밭.             센시즈 제공

 

 

◆천혜의 자연환경이 빚는 피노누아·샤르도네

 

소노마 카운티는 1812년에 처음 포도나무가 심어질 정도로 역사가 깊습니다. 1987년 승인된 소노마 코스트 AVA에서 웨스트 소노마 코스트가 독립 AVA로 승인된 것은 그만큼 뚜렷하게 구별되는 천혜의 자연환경을 지니고 있기 때문입니다. 해발고도는 120~550m로 산 안드레아스 단층선을 따라 가파른 능선 꼭대기에 포도밭이 있습니다. 일년 내내 흐르는 매우 차가운 태평양 한류와 가파르고 험준한 지형 덕분에 소노마 카운티에서 가장 서늘한 해양성 기후를 보입니다. 덕분에 포도가 낮에 천천히 익고 밤에는 충분하게 쉬면서 좋은 산도를 움켜쥐어 당도와 산도의 완성도가 아주 높은 포도가 재배됩니다. 생동감 넘치는 산도, 적당한 알코올, 순수한 과일향이 바로 웨스트 소노마 코스트 와인의 특징이랍니다. 

 

캘리포니아 와인 얼라이브 행사 최현태 기자

 

 

Hirsch Vineyards, Jasmine Hirsch/Freeman Vineyard & Winery, Ken Freeman 최현태 기자

 

 

 Littorai, Ted Lemon/Wayfarer,  Todd Kohn    최현태 기자

 

 

Cobb Wines, Ross Cobb/Peay Vineyards, Andy Peay           최현태 기자

 

 

포도밭 규모는 485ha로 러시안 리버 밸리의 8%, 부르고뉴에 비해 2%에 불과한 작은 지역입니다. 현재 와이너리는 29곳입니다. 최근 열린 캘리포니아 와인 얼라이브 행사에 알마 프리아(Alma Fria), 콥 와인스(Cobb Wines), 어니스트 빈야드(Ernest Vineyards), 프리먼 빈야드 & 와이너리(Freeman Vineyard & Winery), 허쉬 빈야드(Hirsch Vineyards), 리토라이 와인스(Littorai Wines), 페이 빈야드(Peay Vineyards), 센시즈 와인(Senses Wines), 웨이페어러(Wayfarer) 등 9개 와이너리 오너와 와인메이커가 한국을 찾았습니다. 그중 ‘컬트 와인’ 반열에 오른 센시스 와인 설립자들과 함께 웨스트 소노마 코스트와 러시안 리버 밸리의 와인의 매력을 따라갑니다. 센시즈 와인은 나라셀라에서 수입합니다.     

 

한국을 찾은 크리스토퍼와 마일스.        최현태 기자

 

 

와인메이커 토마스 리버스 브라운      센시즈 제공

 

 

센시즈 샤르도네 와인              최현태 기자

 

 

◆소꿉장난하던 세친구가 빚는 ‘브로맨스’ 컬트 와인

 

센시즈 와인은 미국 러시안 리버 밸리 지역에서 나고 자란 고향 친구 크리스토퍼 스트리어터(Christopher Strieter), 맥스 티에리엇(Max Thieriot), 마일즈 로렌스 브릭스(Myles Lawrence-Briggs)가 의기투합해 2011년에 설립한 와이너리로 크리스토퍼와 마일즈가 한국을 찾았습니다. 맥스는 헐리우드 영화배우로도 활동하는데 영화 ‘점프’ 주인공의 아역 등으로 등장했다고 합니다. 아주 짧은 와인 역사를 지녔지만 미국을 대표하는 손꼽히는 와인메이커 토마스 리버스 브라운(Thomas Rivers Brown)과 손을 잡으면서 불과 10여년만에 수입사들이 메일링 리스트에 이름을 올린 뒤 3년은 기다려야 와인을 받을 수 있는 컬트와인 생산자로 성장했답니다.

 

센시즈 샤르도네 와인들

 

 

한국을 찾은 크리스토퍼와 마일스            최현태 기자

 

 

떼루아 설명. 최현태 기자

 

 

“나파밸리와 달리 웨스트 소노마 코스트는 시원한 온도를 유지할 수 있어요. 좋은 산도와 복합미가 뛰어난 와인 생산에 최적의 떼루아를 지닌 지역이죠. 부모 세대는 포도밭을 관리만 했지, 와인을 직접 만들 생각은 못했어요. 이 땅에서 우리의 와인을 만들어 보자고 부모들을 설득했죠. 그때가 22살로 처음엔 무모한 도전이었는데 여기까지 이어졌네요. 처음엔 100케이스부터 시작했죠. 근근이 팔아 비용 충당하는 정도였는데 2013년 토머스가 와인메이커로 합류했어요. 우리 포도밭에서 와인을 만들고 싶다고 먼저 연락했죠.  처음에는 너무 거물이 연락하니 겁이 좀 났죠. 다른 의도가 있지 않나 의심했어요. 하하하. 컨설팅으로 시작했지만 지금은 파트너가 됐고 친구처럼 굉장히 끈끈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답니다. 처음에는 친구들에게 알음알음 팔았지만 토마스가 참여해 와이너리 커지고 로버트 파커가 좋은 점수를 주면서 관심이 급등했답니다. 1년을 줄 서는 와인이 됐고 이제는 3년을 줄 서야하는 와인을 만듭니다. 소노마의 떼루아를 가장 잘 안다고 생각하는 우리가 소노마 와인 성장에 기여한다는 자부심 큽니다.” 

 

맥스

 

 

크리스토퍼

 

 

마일스

 

 

백레이블 서명.                     최현태 기자

 

 

센시즈 와인 레이블에는 나뭇잎이 그려져 있는데 고향을 대표하는 레드우드 나뭇잎입니다. 어른 30명이 두팔로 둘러야 겨우 안을 수 있는 거대한 나무로 자신들의 뿌리를 상징한다는 군요. 또 센시즈 와인 레이블을 자세히 보면 ‘SENS3S’로 적혀있습니다. 두번 알파벳 ‘E’ 자리에 세친구를 뜻하는 숫자 ‘3’들어가 있답니다. 백레이블에 세 친구의 이름과 사인이 들어가 찐한 우정을 과시합니다. 

 

크리스토퍼와 마일스.                         최현태 기자

 

 

센시즈 소노마 코스트 샤도네이.               최현태 기자

 

 

센시즈 소노마 코스트 샤도네이는 2020 빈티지라 아직 웨스트 소노마 코스트로 표기돼 있지 않습니다. 레몬, 풋사과, 감귤류의 생동감 넘치는 과일향으로 시작돼 신선한 건초, 구운 아몬드, 버터 스카치, 베이킹 스파이스가 따라 옵니다. 길고 강렬한 피니시가 돋보이는데 꿀같은 뉘앙스가 매우 인상적이군요. 찰스 하인츠(Charles Heintz) 빈야드를 포도를 대부분 사용합니다. 찰스는 마일스의 이웃 주민으로 4년동안 구애 끝에 진심으로 와인을 만든다는 점이 인정돼 포도를 구매할 수 있었다는 군요. 새오크는 쓰지 않고 재사용한 프렌치 오크 배럴에서 14개월 숙성합니다. 

 

센시즈 러시안 리버 밸리 샤르도네.                  최현태 기자

 

 

센시즈 러시안 리버 밸리 샤도네이 2020은 신선한 자몽, 백도 복숭아, 허니써클, 라임 블라썸으로 시작해 잔을 흔들면 독특한 밀랍(beewax)향 생강 등 허브향도 피어오릅니다. 대부분 듀톤 랜치(Dutton Ranch) 포도를 사용하며 2019년도가 첫번째 빈티지인 만큼 다양한 시도를 거쳐 가고 있는 와인입니다. 프렌치 오크 배럴(새오크 10%)에서 14개월 숙성합니다. “러시안 리버 밸리가 웨스트 소노마 코스트 보다 더 따뜻하지만 그래도 서늘한 기후입니다. 웨스트 소노마는 산도가 좀 더 높고 러시안 리버 밸리는 라운드한 뉘앙스를 띠죠.  웨스트 소노마는 뉴오크를 전혀 쓰지 않았지만 러시안 리버 밸리는 과일 힘이 좀 더 강해 밸런스를 맞추려고 뉴오크를 5~10% 정도 사용합니다.” 

 

센시즈 엘 디아블로 러시안 리버 밸리 샤르도네.         최현태 기자

 

 

센시즈 UV 엘 디아블로(EL Diablo) 샤도네이 2020은 러시안 리버밸리의 엘 디아블로 빈야드의 포도로 만드는 싱글빈야드 와인입니다. 코에 갖다 대는 순간 잘 만든 샤도네이라는 사실을 단번에 알 수 있을 정도로 우아하고 화려한 과일향과 꽃향이 봄햇살처럼 피어오릅니다. 파인애플, 구아바 등 열대과일향이 지배적이지만 신선한 산도가 발랄하게 입안에 퍼지고 오렌지 꽃향, 고수씨, 마지팬, 레몬 그라스 향도 따라 옵니다. 프렌치 오크 배럴(뉴오크 30%) 14개월 숙성합니다. “포도밭 포트폴리오중 가장 따뜻한 내륙쪽 포도밭이라 가장 먼저 익어요.  복숭아 등 핵과류 과일향이 뚜렷하면서 산도가 굉장히 훌륭한 게 특징이죠. 2008년부터 빈야드를 관리한 전 소유주  울리세스 발데즈(Ulises Valdez)는  악날하다는 평가를 받을 정도로 꼼꼼하고 섬세한 것으로 유명했어요. 덕분에 좋은 포도밭을 선사받았고 그를 존경하는 마음으로 와인 이름에 이름 이니셜 UV와 별명 디아볼로를 넣었답니다. 살짝만 마셔도 10년은 물론 20년는 충분히 숙성 가능한 와인임을 알 수 있어요. 6∼12년 정도 되면 맛과 향이 더 풍부해 질겁니다.”

 

센시즈 비에이 티에리엇 소노마 코스트 샤르도네.                    최현태 기자

 

센시즈 비에이 티에리엇(B.A. Thieriot) 소노마 코스트 샤르도네 2020은 소노마 코스트 티에리엇 빈야드 포도로 만듭니다. 맥스의 어머니 브리짓 티에리엇의 이름을 딴 포도밭으로 1988년 부모가 매입한 이 포도밭은 소노마에서 최고의 프리미엄 포도밭으로 주목 받고 있습니다.  생기가 넘치는 금귤, 파인애플 페이스트향으로 시작해 잔을 흔들면 분필과, 젖은 자갈의 미네랄, 브리오슈, 데친 아몬드 향도 따라오는 매력이 넘치는 풀바디 샤르도네입니다. 프렌치 오크 배럴(새오크 35%)에서 14개월 숙성합니다.

 

센시즈 러시안 리버 밸리 칸츨러 빈야드 피노누아.            최현태 기자

 

 

센시즈 칸츨러 빈야드(Kanzler Vineyard) 피노누아 2021은 러시안 리버 밸리 칸츨러 빈야드 포도로 만듭니다. 잘 익은 빙체리, 멀베리, 베이킹 향신료, 스피이스향이 조화롭게 어우러지고 부드러운 탄닌과 좋은 산도가 돋보입니다. 프렌치 오크 배럴(새오크 10%)에서 12개월 숙성합니다. 칸츨러 빈야드는 1996년 소노마 카운티에서 처음으로 개발된 빈야드 중 하나로, 클래식한 부르고뉴 스타일의 피노누아를 생산하기에 가장 적합한 떼루아로 평가받습니다.

 

최현태 기자는 국제공인와인전문가 과정 WSET(Wine & Spirit Education Trust) 레벨3 Advanced, 프랑스와인전문가 과정 FWS(French Wine Scolar), 뉴질랜드와인전문가 과정 등을 취득한 와인전문가입니다. 매년 유럽에서 열리는 세계최대와인경진대회 CMB(Concours Mondial De Bruselles) 심사위원, 소펙사 코리아 소믈리에 대회 심사위원을 역임했고 2017년부터 국제와인기구(OIV) 공인 아시아 유일 와인경진대회 아시아와인트로피 심사위원으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프랑스 보르도, 부르고뉴, 상파뉴, 알자스와 호주, 체코, 스위스, 중국 등 다양한 국가의 와이너리 투어 경험을 토대로 독자에게 알찬 와인 정보를 전합니다.

최현태 기자 htchoi@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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