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검색

러군 발목 잡은 해킹… 우크라전쟁 계기로 치열해진 사이버 전쟁

관련이슈 디지털기획

입력 : 2023-01-30 13:00:00 수정 : 2023-01-30 13:40:31

인쇄 메일 글씨 크기 선택 가장 작은 크기 글자 한 단계 작은 크기 글자 기본 크기 글자 한 단계 큰 크기 글자 가장 큰 크기 글자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략이 시작될 무렵인 지난해 2월, 벨라루스의 철도회사에 대규모 사이버 공격이 전개돼 열차 자동제어 시스템이 무력화됐다. 이 공격으로 벨라루스에 주둔하고 있던 러시아군의 이동이 제한됐고, 우크라이나의 수도 키이우 공략이 지연됐다는 지적이 나왔다. 친우크라이나 해커 집단 ‘사이버 파르티잔’(CP)은 자신들이 벌인 일이라고 주장했다.  

 

친우크라이나 해킹 집단 사이버 파르티잔의 로고. 사이버 파르티잔 SNS

EU의회가 러시아를 테러지원 국가로 선언한 후인 지난해 11월 대량의 데이터를 전송해 상대 시스템을 마비시키는 디도스 공격이 감행됐다. 결과는 EU의회 공식 웹사이트 다운. 친러파 해커집단 ‘킬넷’의 소행이었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간 가상 공간 속 공방이 현실 세계의 무력 충돌만큼이나 치열하다. 일본 요미우리신문은 CP 간부와의 인터뷰를 통해 사이버전의 양상, 해커집단의 구성 등을 30일 소개했다. 

 

CP의 주력은 세계 각지에서 활동하고 있는 벨라루스 출신 소프트웨어 개발자, IT 기술자 등 70여 명이다. 우크라이나 전쟁이 시작된 지난해 2월 무렵 35명 정도였던 구성원은 전쟁 시작 후 70명으로 2배 늘었다. CP는 벨라루스의 알렉산더 루카센코 정권의 타도를 기치로 내걸고 2020년 9월 발족한 ‘핵티비스트’(hacktivist·해킹을 투쟁 수단으로 사용하는 해커집단)다. 루카센코 정권이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러시아를 전적으로 편들고 나서자 우크라이나를 지원하게 됐다. 신문과 화상 인터뷰를 진행한 율리아나 셰메토베츠 CP 공보담당은 “우크라이나의 승리는 루카센코 정권 타도의 일보”이라고 강조했다. 

CP 구성원들은 해킹 담당, 데이터 분석 담당 등으로 분업화해 러시아, 벨라루스 당국을 직접 겨냥하거나 양국의 협력을 방해하는 활동 등을 하고 있다. 지난해 11월에는 “러시아의 전파감리국 네트워크에 침입해 크레믈궁의 검열을 방해했다”며 “감리국이 우크라이나 침략에 비판적인 러시아인들의 통신을 추적했다”고 주장했다. 2021년에는 벨라루스 내무성 시스템을 해킹해 과거 15년간의 여권 및 출입국 관련 정보를 빼냈다. 이 정보는 데이터베이스화됐고, 우크라이나 의용군에 지원하는 벨라루스인들의 스파이 활동 가능성을 점검하고, 입대를 결정하는 자료로 활용 중이다. 현재 우크라이나군에는 벨라루스 출신 의용군 1000명 이상이 활동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율리아나 공보담당은 ”최근 우크라이나군으로부터 빈번하게 협력요청을 받고 있다”고 밝혔다. 지난해 12월에는 사이버 활동으로 입수한 러시아군 위치 정보를 우크라이나군에서 활동하는 벨라루스인 부대에 제공하기로 합의했다.

 

신문은 “지난 1년간 핵티비스트의 활동은 일상화되고 있다”며 “핵티비스는 보다 조직화되고, 세련화된 국가지원형의 그룹으로 진화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도쿄=강구열 특파원 river910@segye.com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피니언

포토

트리플에스 지우 '매력적인 눈빛'
  • 트리플에스 지우 '매력적인 눈빛'
  • (여자)이이들 미연 '순백의 여신'
  • 전소니 '따뜻한 미소'
  • 천우희 '매력적인 포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