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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질학적으로 현재는 ‘현생누대 신생대 제4기 홀로세 메갈라야절’이다. 홀로세(Holocene)는 마지막 빙하기 이후 지금까지 약 1만1700년의 기간이다. 대기과학자 조천호는 “홀로세는 인류가 자연과 조화로운 ‘완전한 시대’라는 뜻”이라며 “홀로세에서 인류는 계절에 따른 식량생산 과정을 전망할 수 있어 작물을 경작했고, 이에 따라 한곳에 정착할 수 있었다”(‘파란하늘 빨간지구’)고 했다. 홀로세에 들어 인류 문명이 시작된 이유다.

지질시대는 지질학적 대변동이나 특정 생물 멸종을 기준으로 구분한다. 최근 ‘인류세(人類世·Anthropocene)’에 들어선 게 아니냐는 논의가 활발해지고 있다. 인류세 개념은 오존층 연구로 노벨화학상을 받은 네덜란드 대기화학자 파울 크뤼천이 지구시스템 변화를 연구하다가 대기 중 이산화탄소 농도나 토양 속 질소 함량 등이 홀로세 관측 범위를 벗어나고 있음을 확인한 뒤 2000년에 처음 제안했다. 그 원인이 인간의 활동에 있다고 본 것이다.

최근 국제지질과학연맹(IUGS) 산하 인류세워킹그룹(AWG)이 인류세에 들어섰는지 확인할 후보지와 인류세 시작점 등을 놓고 일련의 투표에 돌입했다. 이에 관한 논란은 끊이지 않는다. 새로운 시대를 공식적으로 인정하기에 충분한 과학적 근거가 있는지에 의문이 제기된다. 인류세의 시작점으로는 초기 인류가 불을 통제하기 시작한 시기, 농업이 시작된 1만년 전, 방사능 낙진이 최고조에 달한 1964년까지 다양한 주장이 나온다. 2024년 8월 부산에서 열리는 세계지질과학총회에서 인류세 논의의 결론이 나올 가능성도 있다고 한다.

인류세 공식화 여부와 상관없이 이 말은 앞으로도 널리 사용될 것이다. 인류세란 말은 기후변화, 생물다양성 감소 등 인류의 당면 위기를 지구 차원의 문제로 바라보게 해주기 때문이다. 미국 생태학자 얼 엘리스는 “인류세는 인간과 자연을 연관시키는 새로운 서사이자 대담하고 새로운 과학적 패러다임”이라며 “인류세는 인간 존재의 의미에 대한 사고를 근본적으로 바꿀 수 있는 잠재력을 가지고 있다”고 했다. 그는 ‘위기로서의 인류세’를 강조하면서 “결국 인류세는 실천적 행동을 요구하는 것”(‘인류세’)이라고 단언한다.


박완규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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