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근 한 방송에서 서울 도심에 위치한 소위 ‘남산타워 뷰’의 자택 등이 공개되며 ‘풀소유’(‘무소유’의 반대말로 쓰이는 신조어) 논란에 휩싸인 혜민스님을 두고 ‘푸를 눈의 수행자’로 잘 알려진 현각스님이 맹비판을 쏟아냈다. 현각스님은 혜민스님을 ‘연예인’·‘도둑놈’·‘기생충’ 등으로 표현했다. 한국 불교를 세계에 알리는데 큰 역할을 했다는 평가를 받는 그는 2016년 한국 불교문화를 강도 높게 비판하고 떠난 인물이다.
현각스님은 15일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혜민스님 사진과 함께 올린 글에서 “연애인(연예인일) 뿐이다”라며 “일체 석가모니의 가르침(을) 전혀 모르는 도둑놈(일) 뿐이야”라고 강조했다. 그는 또 “(혜민스님은) 부처님의 가르침을 팔아먹는, 지옥으로 가고 있는 기생충(일) 뿐이야”라고도 적었다. 현각스님은 SNS에 올린 다른 게시글에선 “현제(재) 한국 불교는 정말 정말 ×같은 불교다”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또 다른 SNS 게시글에서 현각스님은 서울 도심의 자택에서 명상하고 있는 혜민스님의 방송 장면을 공유한 뒤 “그는 단지 사업자·배우(일) 뿐이다”라며 “진정한 참선 경험이 전혀 없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이어 “그의 책을 접하는 유럽 사람들은 산(선) 불교의 요점에 대해 매우 피상적인 감각을 가지고 있다고 불평한다”면서 “그의 헛소리 가르침의 심각한 실수를 바로잡는데 많은 에너지를 써야 한다”고 일침을 놨다.
예일대와 하버드 대학원에서 공부한 현각스님은 1990년 숭산 큰스님의 법문을 들은 뒤 출가를 결심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1999년 불교 입문과 수행담을 적은 ‘만행 하버드에서 화계사까지’를 내 큰 관심을 모았다. 현각스님은 현정사 주지와 화계사 국제선원 선원장 등을 지내며 한국 불교를 세계에 알리는 데 큰 역할을 했다는 평을 받고 있다. 그러나 그는 2016년 7월 한국 불교문화를 정면 비판하고 한국을 떠났다.
현각스님이 한국 불교를 비판한 이유는 크게 외국인 행자 교육의 문제점과 불교의 기복신앙화 등이라고 한다. 그는 “주한 외국인 스님들은 오로지 조계종의 ‘데커레이션’(장식품)”이라며 “이게 내 25년간 경험”이라고 밝힌 바 있다. 현재 현각스님은 유럽에서 선 수행 관련 센터를 운영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현각스님은 같은 미국인이면서 국내에서 대중적으로 인기를 모은 혜민스님이 최근 풀소유 논란에 휩싸이자 평소 그에 대해 갖고 있던 생각을 작심하고 쏟아낸 것으로 보인다. 저서 ‘멈추면 비로소 보이는 것들’로 유명한 혜민스님은 무소유와 명상을 강조해왔으나 최근 건물주 논란과 시세차익 의혹까지 불거지며 구설수에 올랐다.
김주영 기자 bueno@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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