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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차 왕국’ 아세안 시장, 한국차 고속 질주

입력 : 2020-07-22 20:32:36 수정 : 2020-07-22 20:32: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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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주요 6개국 한국 브랜드 판매 1.3%P ↑
日 브랜드는 1.5%P ↓… 中 브랜드 1%P ↑
상반기 베트남선 현대차, 도요타 꺾고 1위
현대·기아차 19% 점유 인도시장도 관심

일본 자동차가 오랫동안 장악해온 아세안 시장에 지각 변동이 일어나고 있다. 값싸고 괜찮은 소형 모델로 신차뿐 아니라 중고차 시장까지 독과점 중인 일본차의 브랜드 파워를 한국 브랜드가 품질과 가격 경쟁력으로 밀어내며 점유율을 높이고 있다. 베트남에서는 올해 상반기 현대차가 도요타를 제치고 판매 1위에 오르는 이변도 일어났다. 중국에 대한 대대적인 투자에 나섰다가 발목이 잡힌 현대차그룹으로선 전 세계 생산·판매 전략을 새롭게 짜면서 중국 생산설비를 질서 있게 빼낼 수 있는 신흥시장 개척이 절실했던 터다.

한국자동차산업협회는 아세안 주요 6개국 자동차 시장 현황을 조사한 결과, 지난해 기준 총 350만대가 팔린 아세안 시장에서 한국 브랜드의 판매 비중이 2015년 대비 1.3%포인트 증가했다고 22일 밝혔다. 같은 기간 일본 브랜드는 1.5%포인트 감소했고, 중국 브랜드는 1.0%포인트 증가했다. 아세안 내수 시장은 인도네시아 103만대, 태국 101만대, 말레이시아 60만대 등으로, 이들 3개국이 전체 판매의 76%를 차지한다. 이들과 필리핀, 싱가포르, 베트남을 묶어 아세안 주요 6개국으로 부른다.

한국차 선전의 배경과 추세가 고무적이다. 한국 브랜드는 현대·기아차가 베트남 현지 조립 생산물량을 확대하면서 베트남을 중심으로 점유율을 확대하고 있다. 지난해 12월 착공된 인도네시아 공장이 2021년 말 가동되면 생산·판매 거점이 추가 확보된다.

반면 일본 브랜드는 최근 시장이 정체된 태국, 인도네시아 위주의 생산 전략을 고수하고 있다. 또 SUV 중심으로 시장 규모가 확대 중인 말레이시아, 베트남 시장에 대한 대응은 미흡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일본은 아세안 국가들의 전기차 보급 확대 정책과 달리 하이브리드차 판매에 여전히 집중하고 있으며, SUV 신차 개발에도 소극적이다. 중국 브랜드는 현지 업체를 인수·합병(M&A)해 SUV 등 저가 모델을 현지 생산하며 가격 경쟁력으로 점유율을 확대하고 있다.

다만 일본 브랜드의 지위는 여전히 강고하다. 주력인 태국, 인도네시아 시장 점유율이 지난해 기준 87.1%와 92.0%에 이른다. 생산시설만 해도 역내 총 115개 중 한국 공장은 7개에 불과하지만 일본은 64개로 과반을 차지하고 있다. 부품사도 일본은 태국에만 2100여개가 진출해 있지만 한국은 아세안을 통틀어 39개에 불과해 아직 생산 기반이 열악하다고 협회 측은 설명했다. 현지 생산시설이 중요한 이유는 관세 등 무역장벽이 높아 한국 등지에서 수출해서는 경쟁이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아세안 외에 인도 시장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세계 최대 시장인 중국의 대안으로 첫손에 꼽히는 곳이 인구와 기술대국인 인도다. 현대차가 22년 전 진출해 닦아온 브랜드 파워 위에 기아차가 지난해 진출, 셀토스 한 모델로 4만5000여대를 팔았다. 그간의 접근법과 다른 고급차, RV(레저용차) 고객 공략이 먹혀든 것이다. 덕분에 현대·기아차는 2015년 17.3%였던 점유율을 지난해 18.8%까지 끌어올렸다.

협회는 향후 일본 브랜드와 비교해 열악한 부품 현지화율을 높이는 한편 현지 생산거점을 구축하고 유통·애프터서비스(AS)망 등을 체계적으로 갖추는 것이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일본이 소홀한 전기차 시장 선점을 위해 보급형 전기차 생산 등 기업의 노력과 FTA 추진 등 정부의 측면 지원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정만기 협회장은 “정부가 완성차와 부품에 대한 관세 인하 협상 추진, 현지 진출 부품업체에 대한 금융·정보 지원, 현지 정부와의 소통을 통한 애로 해소 등에 적극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조현일 기자 cona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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