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 백악관의 스테퍼니 그리셤 대변인이 9개월여만에 물러나고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재선캠프 대변인인 ‘충성파’ 케일리 매커내니(31)가 대변인 자리를 채운다고 뉴욕타임스(NYT) 등이 7일(현지시간) 전했다. 그리셤 대변인은 멜라니아 여사의 비서실장으로 자리를 옮긴다. 멜라니아 여사의 대변인 역할을 하다가 지난해 6월 백악관 대변인에 기용된 그리셤은 9개월여만에 다시 퍼스트레이디의 참모로 복귀한다.
백악관의 네번째 대변인에 발탁된 매커내니는 하버드 로스쿨을 졸업하고 TV 등을 통해 트럼프 대통령의 정책을 옹호하다가 재선캠프에 공식 합류해 캠프 대변인으로 일해왔다고 NYT는 설명했다.
백악관 대변인 교체는 마크 메도스 신임 비서실장의 참모진 교체작업의 일환으로 이뤄진 것이다. NYT는 메도스 실장이 그리셤 대변인과 충돌하면서 주요 참모 가운데 첫 교체 대상으로 삼은 것이라고 진단했다.
그리셤 대변인은 재임 기간 중 한번도 브리핑을 하지 않아 출입기자들의 원성을 샀지만 매커내니가 브리핑을 할지는 불분명하다. 메도스 실장은 매커내니가 TV에 출연해 트럼프 대통령을 방어하는 데 집중하기를 원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그리셤 대변인은 폭스뉴스와 가끔 인터뷰를 했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매일 출입기자들과 문답을 하면서 백악관 내 비중이 크지 않았다.
그리셤 대변인은 지난해 6월말 세라 샌더스의 뒤를 이어 백악관 대변인에 기용됐고, 곧바로 트럼프 대통령의 한·일 방문을 수행하고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의 ‘판문점 회동’에도 동행했다.
당시 미국 취재진을 제지하는 북한 당국에 맞서다 다쳤는데, NYT는 “취재진을 위해 싸운 몇 안되는 트럼프 행정부 당국자”라고 평했다.
그리셤 대변인은 최근 고위급 참모 회의에 빠지기도 했으며, 코로나19 대처에 있어서도 태스크포스(TF)를 마이크 펜스 부통령이 이끌게 되면서 별다른 역할을 하지 않았다고 CNN은 전했다.
지난달 11일 트럼프 대통령의 코로나19 대국민연설에도 관여하지 못했다고 한다. 당시 연설은 사위 재러드 쿠슈너 백악관 선임보좌관과 트럼프 대통령의 복심 호프 힉스의 합작품이었다는 것이다.
마이크 펜스 부통령실에 있다가 지난해 8월 국방부로 옮겼던 알리사 파라도 백악관 공보팀에 합류한다고 NYT는 전했다. 파라도 메도스 신임 비서실장의 측근이며, 메도스 의원의 오랜 참모인 벤 윌리엄슨도 공보 업무에 동참한다고 덧붙였다.
워싱턴=정재영 특파원 sisleyj@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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