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호날두는 25일 러시아 사란스크 모르도비아 아레나에서 열린 이란과의 2018 러시아월드컵 조별리그 3차전에서 1-0으로 앞서던 후반 8분 페널티 박스 안으로 공을 몰고 들어갔고 상대 수비수에 걸려 넘어졌다. 비디오판독(VAR)을 거쳐 페널티킥이 선언돼 호날두가 골문 오른쪽을 겨냥해 슛을 날렸지만 이란 골키퍼 알리레자 베이란반드가 이를 쳐냈다. 이 골이 들어갔다면 포르투갈은 경기를 여유 있게 가져오면서 조 1위로 16강에 오를 수 있었지만 실패하면서 오히려 이란 선수들의 추격 의지를 불타오르게 만들었다. 결국 포르투갈은 후반 추가시간 세드릭 소아르스의 핸드볼 파울이 인정돼 페널티킥으로 점수를 내주면서 1-1로 비기고 말았다.
호날두의 PK는 이번 대회 19번째로 종전 최다이던 2002년 한일월드컵의 18개를 넘어섰다. 이번 월드컵에 첫 도입된 VAR 영향으로 어느 대회보다 페널티킥이 많이 쏟아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26일 오후 현재 전체 일정 64경기 중 56.3%인 36경기 만에 20개의 페널티킥이 쏟아졌다. 월드컵에서 페널티킥은 역대 최다인 2002 한일월드컵을 기점으로 2006 독일월드컵(17개), 2010 남아프리카공화국월드컵(15개), 2014 브라질월드컵(13개)까지 꾸준한 감소세를 보였다. 하지만 이번 대회는 조별리그가 끝나기도 전에 벌써 기록이 깨졌다. 20개의 페널티킥 선언 중 VAR를 통해 인정된 것이 8차례로 전체의 40%에 달한다. VAR가 PK를 취소한 것은 단 1건으로 지난 22일 브라질-코스타리아카 경기에서 네이마르(브라질)의 헐리우드 액션을 잡아내 PK가 취소됐다.
뉴욕타임스는 “VAR를 통한 사례를 제외한다면 예전 대회와 유사한 비율로 페널티킥이 나오고 있다”고 지적했다. 반면 영국의 주간지 이코노미스트는 “VAR를 자국 리그에 도입한 한국을 비롯한 6개국에서 페널티킥이 급증했다는 증거는 보이지 않았다”며 “VAR가 심판이 분위기에 휩쓸려 홈팀에 유리한 판정을 내리는 것을 줄일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우중 기자 lol@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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