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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급 전범 14명 합사 '군국주의 상징'… 폭염속 관람객 줄이어

입력 : 2013-08-13 18:57:27 수정 : 2013-08-14 11:32: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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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야스쿠니신사 르포
해마다 500만명 이상 방문… 전몰자 246만명 명부 안치
우익, 70년대 국영화 시도… 한·중과 갈등 ‘논란의 중심’
폭염이 계속된 12일에도 많은 사람이 일본 도쿄 중심가 지요다(千代田)구에 있는 야스쿠니(靖國)신사를 찾았다. 한 40대 남성은 두 자녀에게 열심히 뭔가를 설명하고 있었다. 아이들은 신기한 듯 주변에서 눈을 떼지 못했다.

50대 택시기사는 기자가 ‘이곳을 찾는 사람이 많은 것 같다’고 하자 “그냥 놀러 오는 사람은 거의 없다”며 “견학이나 특별한 목적을 갖고 방문하는 사람이 대부분”이라고 말했다. 중절모를 쓴 70대 할아버지와 연신 카메라를 터뜨리는 외국인들, 단체 관람객들도 눈에 띄었다. 1년에 500만명이 이곳을 찾는다고 한다.

야스쿠니신사의 모태는 1869년 메이지(明治) 정부 관군을 기리기 위해 세운 군사시설 쇼콘샤(招魂社)다. 1879년 야스쿠니로 이름이 바뀌었다. 일왕을 위해 목숨을 바친 이는 누구든 신으로 추모되면서 전쟁 희생자를 양산해 일본 군국주의 상징이 됐다. 청일전쟁과 러일전쟁, 태평양전쟁 전몰자 등 246만명의 영령 명부(영새부)가 안치돼 있다. A급 전범 14명도 1978년부터 합사됐다. 2차 세계대전 후 미군은 이곳을 민간 종교시설로 격하했다.

지하철 도에이신주쿠선의 구단시타(九段下)역에서 내려 야스쿠니거리를 따라 이치가야역 방향으로 가면 야스쿠니신사가 나타난다. 야스쿠니신사는 철로 만든 25m의 제1 대문부터 하이덴(拜殿)-혼덴(本殿)까지 동서로 길게 펼쳐져 있다. 제1 대문에서 하이덴까지 직선 거리는 약 250m다. 중간에는 일본 군대 창설자 오무라 마스지로(大村益次郞)의 동상이 있다.

청동으로 된 제2 신사문과 일본 왕실 문양인 국화가 그려진 신문을 통과하면 나무로 만든 제3 신사문과 함께 방문객들이 참배하는 하이덴이 보인다. 하이덴 뒤에 있는 혼덴에서 참배하려면 옆의 산슈덴(參集殿)에 헌납한 뒤 ‘ㄷ’자 형태로 연결된 복도를 따라 들어가야 한다. 혼덴에선 2차례 절하고 1차례 박수친 뒤 다시 1차례 절하고 동전을 앞으로 던지는 의식을 행한다.

산슈덴 뒤의 야스쿠니회관 앞에는 인도 출신 라다 비노드 팔 재판관 현창비가 서있다. 그는 극동국제군사재판(도쿄재판)에서 유일하게 일본 전범들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신사 측은 도쿄재판을 “패자에 대한 승자의 일방적인 보복 재판”으로 여긴다.

일본 참배객과 관광객들이 도쿄 중심가 지요다구에 있는 야스쿠니신사 입구에 세워진 제3 신사문을 통과하고 있다. 제3 신사문 너머로 방문객들이 참배할 수 있는 하이덴이 보인다. 이 뒤에 혼덴이 있고 그 뒤에는 영령 명부가 있는 봉안전이 있다.
도쿄=김용출 특파원
제3 신사문에서 오른쪽으로 50m쯤 가면 전쟁박물관 유슈칸(遊就館)이 모습을 드러낸다. 1층에는 2차 세계대전 당시 사용한 일본 전투기 ‘제로센’과 큰 대포가 전시돼 있다. 1882년 메이지 군인들의 유품을 전시하기 위해 세워진 이곳은 미군에 의해 문을 닫았다가 1986년 다시 개관했다. 유슈칸은 만주사변을 포함해 태평양전쟁 등을 ‘불가피한 전쟁’이며 대동아전쟁은 ‘아시아 해방 전쟁’이라고 선전한다.

일본 우익세력은 1970년대 자민당을 움직여 야스쿠니신사 국영화를 시도했지만 야당 반대로 무산됐다. 이후 총리 등의 공식 참배를 유도해 공식 기관화를 추진하고 있다. 1980년대 중반 나카소네 야스히로(中曾根康弘) 전 총리가 각료들과 함께 참배한 게 대표적이다.

2006년 7월에는 히로히토(裕仁) 일왕이 A급 전범 합사를 불쾌하게 생각해 신사 참배를 중단했다는 사실을 입증하는 메모가 발견되기도 했다.

도쿄=김용출 특파원 kimgija@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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