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검색

[기고] 탈북자 재입북 회견 ‘숨겨진 사실들’

관련이슈 기고

입력 : 2013-01-29 23:03:56 수정 : 2013-01-29 23:03:56

인쇄 메일 url 공유 - +

지난 24일 북한은 중앙TV에서 탈북 후 한국에 정착했다가 재입북한 김광호 부부 및 고경희의 기자회견을 방영했다. 북한은 작년에도 박정숙(6월), 전영철(7월), 김광혁 부부(11월)의 재입북 기자회견을 연 바 있다. 최근 들어 북한이 탈북자를 평양으로 유인해 가는 사례가 부쩍 늘어나고 있다. 이는 탈북행렬 차단, 체제경쟁 논의 촉발, 북한 인권상황 물타기 등으로 분석해 볼 수 있다.

김흥광 NK지식인연대 대표
자세히 살펴보면 첫째, 한국 사회 적응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일부 탈북자의 생활고와 자본주의 사회의 부정적 측면만을 집중 부각해 북한체제의 우월함을 과시하면서 주민의 탈북 욕구를 차단하려는 것이다. 기자회견에서 재입북 탈북자는 한결같이 “남한은 집이 좁아 쪽방이었고 먹을 것이 없어 매일 굶었다”며 남한 현실을 완전히 왜곡했다.

둘째, 재입북 탈북자도 북한 당국이 포용하고 있음을 강조함으로써 김정은을 향한 주민의 충성심과 한국 생활에 적응하지 못한 탈북자의 추가 재입북을 유도하는 데 있다. 남한으로 온 탈북자가 북한의 가족, 친척에게 돈을 보내주고, 남한에서 잘살고 있는 소식이 많이 전해지면서 북한주민 속에서는 체제우월성에 회의가 짙어 가고 있다. 이를 차단하지 않으면 북한 주민은 극도의 생계난 때문이 아니라 체제 미련과 김정은을 향한 충성심 따위를 버리고 탈북행렬에 대거 참가하려는 움직임을 보일 것이다.

셋째, 탈북자의 남한행은 우리 종교인이나 정보기관의 회유와 강압에 의한 것이라고 왜곡함으로써 중국 등의 탈북자 강제북송 조치에 정당성을 부여하고 탈북자 문제와 관련해 국제사회의 대북 비난 여론을 남한으로 돌려보려는 것이다.

그러나 북한은 중요한 사실을 모르고 있다. 기자회견 이후 북한의 의도와는 달리 북한 주민 사이에 “한국 바람을 쐬더니 살이 찌고 피부색이 좋아졌다” 등의 반응이 나타났으며 한국 정부가 탈북자에게 주는 ‘생계비’에도 많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고 북한 소식통이 전하고 있다. 또 탈북자가 북한에 다시 들어간 지 1∼2개월 후에 기자회견을 하고 있는 점을 들어 북한이 회견 내용을 사전에 철저하게 준비시키고 있다는 사실을 주민들이 인지하고 있다는 것이다.

한국에 정착한 탈북자가 2만4000명을 넘어서고 있는 상황에서 북한이 사실을 왜곡하는 방식으로 주민을 세뇌시키려는 것은 참으로 어리석은 생각이다. 물론 탈북자가 한국에 와서 적응하고 정착하기에 많은 어려움과 장애요인이 있는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많은 탈북자가 어려운 환경과 조건을 극복하고 다양한 분야에서 성공한 삶을 살아가고 있다. 그리고 무엇보다 한국 정부의 탈북자 지원과 복지혜택을 받으면서 북한에서는 누릴 수 없었던 자유를 만끽하면서 살아가고 있다.

북한 당국이 진정으로 주민의 탈북을 막고자 한다면 재입북 탈북자를 이용한 남한 비판과 체제선전보다는 경제난 해결 및 주민 생활 향상을 위해 무엇을 할 것인지를 고민해야 할 것이다.

김흥광 NK지식인연대 대표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피니언

포토

앳하트 서현 '여신 미모'
  • 앳하트 서현 '여신 미모'
  • 엄정화 '반가운 인사'
  • 이엘 '완벽한 미모'
  • 조여정 ‘아름다운 미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