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표함 바닥면, 확인 도장도 찍히지 않아…참관인들 '고성'
11일 19대 총선 투표가 종료되자 유권자들은 버스터미널과 가정 등에서 개표방송을 지켜보면서 지지 후보를 응원했다. 개표가 진행되면서 일부 지역에서는 순위가 뒤바뀌는 등 피말리는 접전이 이뤄져 손에 땀을 쥐게 했다. 일부 개표장에서는 봉인 처리가 안 된 투표함이 발견돼 고성이 오가는 등 한때 긴장감이 돌기도 했다.
김종훈 새누리당 후보와 정동영 민주통합당 후보가 맞붙은 서울 강남을 학여울역 SETEC 개표장에서는 이날 봉인 처리가 제대로 되지 않은 투표함 27개가 발견됐다. 투표함 바닥면에 선관위 봉인 확인도장이 찍히지 않은 상태였고, 이 중 2개는 테이프 밀봉조차 안 돼 있었던 것.
 |
“개표 중지하라” 항의 서울 강남을의 정동영 민주통합당 후보 지지자 및 관계자들이 11일 오후 개표 중지를 요구하며 학여울 서울무역전시컨벤션센터(SETEC) 개표장 안으로 들어가려고 하고 있다. 이날 개표 과정에서 봉인 처리가 제대로 되지 않은 투표함 27개가 무더기로 나왔다. 뉴시스 |
이 문제로 여야 참관인들 사이에 고성이 오가면서 개표가 지연됐으며, 선관위가 문제의 투표함 개표를 일단 유보하기로 한 뒤 개표가 시작됐다. 선관위 관계자는 “법적으로 규정된 투표용지 투입구 및 자물쇠 봉쇄·봉인에는 문제가 없고 봉인부터 투표함 이송까지 양측이 모두 참관했다”고 해명했다.
 |
강남을 문제 투표함, 황유정 비서 트위터 |
서울역 대합실에 마련된 TV 주위에도 시민들이 몰려들어 일행과 함께 결과를 예측하는 모습도 눈에 띄었다. 최재송(27)씨는 “이번에는 뭔가 다른 선거가 되지 않을까 싶었는데, 지역감정도 그대로 나타나고 한국 정치의 한계를 엿본 것 같아 씁쓸하다”고 말했다.
이번 선거에서는 투표를 독려하는 이색 약속과 공약들이 잇따랐다. 투표장 인증 샷은 물론이고 투표참여를 독려하는 음식점들의 마케팅, 투표장에 함께 갈 ‘번개 파트너’를 찾는 글들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을 통해 확산되는 등 ‘투표 독려’ 현상이 화제가 됐다.
이날 전국 곳곳에서 유권자들은 대한민국의 미래를 결정짓는 소중한 한 표를 행사하기 위해 이른 아침부터 투표소로 향했다.
경기 안성의 탈북청소년 학교인 한겨레중·고등학교에 재학 중인 나모(21)양 등 새터민 학생 15명은 인솔교사의 도움으로 인근 광선초등학교에서 투표를 마쳤다. 이들 대부분은 남한에서의 투표가 처음이라고 학교 측은 설명했다.
이날 부산 부경대의 한 학과에서 부재자 투표용지가 폐기돼 학생 수십명이 투표를 하지 못하는 사고가 벌어졌다. 학생회장이 부재자 투표소 설치를 위해 임의로 학생 명의를 도용해 신청했고, 1일 학과 사무실로 투표용지가 왔지만 누군가 이를 폐기해 버려 일부 학생이 투표를 할 수 없게 된 것.
부재자투표는 투표를 제때 하지 못한 유권자도 선거 당일 부재자 투표용지, 회송용 봉투, 신분증을 제시하면 정상적인 투표가 가능하다. 그러나 이번 부경대의 경우 투표용지가 통째로 사라져 투표가 불가능했다. 선관위 측은 “사실관계를 따져봐야겠지만 일단 부재자 신고 과정 등에 대한 조사를 피하기는 힘들 것”이라고 밝혔다.
박연직·김유나·조성호·서지희 기자, 전국종합
20120411022299
강남 을, 봉인 안된 투표함이 '무더기' 속출
//img.segye.com/content/image/2012/04/11/20120411022299_0.jpg
1
6
09
6
저작자 표시 + 변경금지
N
20120411021915
새누리 '선거 여왕의 힘'…단독 과반 '확보'
20120411200554
20120412182641
20120411205356
새누리당이 11일 실시된 19대 총선에서 예상을 깨고 단독으로 원내 과반수 의석을 확보했다.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집계한 12일 오전 2시15분 현재(개표율 98.9%) 판세를 보면 새누리당이 비례대표를 포함해 152석을 차지했고 민주통합당은 127석을 얻었다. 통합진보당과 자유선진당은 각각 13석과 5석, 무소속은 3석을 확보했다. 새누리당은 부산을 제외한 영남권을 휩쓸고 강원·충청에서 압도적 우세를 보였다. 청와대의 민간인 사찰 및 증거인멸 행위, 이명박 대통령 측근들의 잇단 비리와 한나라당 돈봉투 사건 등 대형 악재에도 불구하고 압승한 것이다. 선거 막판 민주당 김용민 후보의 막말 파문, 박근혜 중앙선대위원장의 ‘거야 견제론’이 먹히면서 보수층이 결집한 효과로 분석된다. 특히 보수색이 짙은 강원과 선진당이 약화한 충청에선 ‘박풍’(박근혜 바람)이 강하게 몰아쳤고 경기와 인천에서도 선방했다. 유력한 대권주자가 없는 야권과 달리 박 위원장이 ‘원톱’으로 선거를 진두지휘하면서 예상밖의 선거 승리를 가져옴에 따라 박 위원장의 대권 레이스는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박 위원장은 이날 기자회견을 갖고 이번 총선 결과에 대한 입장을 밝힐 것으로 알려졌다.민주당은 서울, 경기 등 수도권에서 강세를 나타냈고 호남권을 사실상 석권했다. 하지만 민주당이 설파한 정권 심판론은 막말 파문에 희석돼 수도권 밖을 벗어나지 못했다. 다만 민주당 대선주자 문재인 후보가 선거운동을 이끈 부산에선 2석을 건져 체면을 세웠다. 하지만 여당의 과반수 의석 확보를 저지하지 못한 민주당 한명숙 대표 등 지도부에 대한 책임론이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승리의 미소 박근혜 새누리당 중앙선대위원장이 11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새누리당 당사에서 개표 방송을 지켜보며 자당 후보들의 선전에 밝게 웃고 있다. 허정호 기자19대 국회도 18대에 이어 보수 정당인 새누리당과 선진당이 진보정당인 민주당과 통합진보당에 다소 우세한 상황이 이어지게 됐다. 한·미 자유무역협정(FTA)과 제주해군기지 건설, 국무총리실 민간인 사찰 파문 등 현안을 둘러싼 여야 갈등이 본격화할 것으로 관측된다.여야가 각종 현안에서 치열하게 격돌하면서 조기 대선 정국이 가시화할 가능성이 크다. 여당에서는 ‘박근혜 대세론’이 재점화되고, 야권에서는 문재인 후보의 부산·경남 득표력에 한계가 확인된 만큼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의 몸값이 오를 전망이다.한편 중앙선관위는 이날 54.3%의 투표율을 보인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밝혔다. 이 같은 투표율은 18대 총선(46.1%)보다 8.2%포인트가 높아졌으나 2010년 지방선거 투표율(54.5%)에 비해서는 0.2%포인트 뒤지는 수준이다. 남상훈 기자19代 총선 후보자별 득표현황.zip
20120411021859
홍준표 "30년 공직생활 마감" 은퇴선언
20120411194543
20120411222349
20120411201239
새누리당 홍준표 의원은 11일 "30년 공직생활을 마감한다"고 밝혔다. 4ㆍ11총선에서 자신의 지역구인 서울 동대문을에 출마한 홍 의원은 이날 투표종료 후 발표된 방송3사 출구조사에서 상대인 민주통합당 민병두 후보에게 크게 뒤지는 것으로 발표된 뒤 트위터에 글을 올려 정계은퇴 의사를 밝혔다. 홍 의원은 "이제 자유인으로 비아냥 받지 않고 공약으로부터도 해방되는 자유를 얻었다"며 동대문구민과 새누리당 당원들에게 "지난 11년간 홍준표에게 보내주신 성원에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KBS 출구조사에서 홍 후보는 42.6%, 민 후보는 55.6%를 각각 얻은 것으로 나타났다.사진= 뉴시스 제공
20120412020276
SBS, 고정틀 못벗은 'KBS·MBC' 눌렀다
20120412010622
20120412105310
20120412012447
현재 파업 중인 KBS, MBC가 평균 수준의 4·11 총선 개표방송을 마무리한 가운데 절치부심한 SBS의 변화가 눈길을 끌었다. 지상파 방송 3사는 11일 진행된 개표방송에서 첨단 그래픽을 총동원했다. 정치인 아바타(MBC), 3D 애니메이션(SBS), 영화 ‘마이너리티 리포트’를 연상케 하는 가상화면(KBS) 등 이색적인 그래픽이 방송 화면에 등장했다.KBS, MBC가 몇몇 그래픽에서 새로운 시도를 한 반면 SBS는 전체적인 틀을 혁신했다. ‘비주류로 권토중래 홍준표’ ‘정치역정 승부수 정세균’ 등 후보자를 소개하는 재미있는 내레이션부터 SBS 예능프로그램 ‘짝’과 ‘스타킹’을 패러디한 총선특집 영상물을 선보이는 등 전반적으로 예능 못지않은 영상을 선보였다. 그러나 평가는 엇갈렸다.개표방송 틀을 혁신한 SBS는 지난 5일 기자간담회를 통해 “즐거운 개표방송을 만들겠다”는 계획을 밝혔다.이날 트위터에는 “여러분 SBS 개표방송 보세요. 재밌어요”(tnpr***) “SBS 자막 그래픽 드라마보다 실감난다”(@sas**) 등 호평이 이어진 가운데 “SBS 남자 앵커 말이 거슬리네요”(@tori*****) “SBS 보면 앞으로 선거 개표방송은 방송국 자막 담당자가 아니라 게임 개발자들에게 맡기는 게 낫겠네요”(@hia***) 등 부정적인 평가도 나왔다.SBS는 영화 ‘해리포터’에 등장하는 ‘움직이는 사진’처럼 후보자들의 모습을 다양한 제스처를 취하는 영상으로 소개했다. KBS, MBC는 지금까지처럼 고정된 사진을 사용했다. 이날 SBS 개표방송을 지켜본 서모(55·여)씨는 “‘충청도의 마지노선 심대평’과 같은 문구는 정말 재치있어 보였지만 지나치다 싶은 부분도 있었다”고 전했다.KBS, MBC는 지금까지 보여주었던 고정된 포맷으로 방송을 진행했다. 실시간 득표율 상황을 소개하고 각 당 관계자를 스튜디오로 불러 인터뷰하는 등 기본 형식을 지켰다. 그러나 파업의 여파로 현장에서 발생한 문제를 제때 짚어주지 못해 시청자들의 빈축을 샀다. 11일 오후 7시30분 서울 강남의 한 개표장에서 봉인 도장이 찍히지 않은 투표함이 발견돼 개표가 중단되는 상황이 발생했으나 KBS, MBC는 사건 발생 4시간이 지나도록 해당 사건을 보도하지 않았다. SBS도 오후 10시15분쯤 뒤늦게 해당 사건을 시청자들에게 알렸다. 이날 오후 8시 트위터에는 “방송사가 개표방송할 때 주요 개표소에 기자나 리포터를 배치하는 것은 상식 아닌가. 강남을 지역에 파문이 일고 있는데 3사 모두 보도를 안 한다. 부정선거 방조다”(@flut***) 등 비판이 쇄도했다.이현미 기자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