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능패러디·후보영상 등 눈길…“신선 vs 거슬린다” 평가 갈려
파업 후폭풍 KBS·MBC… 개표중단 등 늑장 보도 빈축 현재 파업 중인 KBS, MBC가 평균 수준의 4·11 총선 개표방송을 마무리한 가운데 절치부심한 SBS의 변화가 눈길을 끌었다. 지상파 방송 3사는 11일 진행된 개표방송에서 첨단 그래픽을 총동원했다. 정치인 아바타(MBC), 3D 애니메이션(SBS), 영화 ‘마이너리티 리포트’를 연상케 하는 가상화면(KBS) 등 이색적인 그래픽이 방송 화면에 등장했다.
KBS, MBC가 몇몇 그래픽에서 새로운 시도를 한 반면 SBS는 전체적인 틀을 혁신했다. ‘비주류로 권토중래 홍준표’ ‘정치역정 승부수 정세균’ 등 후보자를 소개하는 재미있는 내레이션부터 SBS 예능프로그램 ‘짝’과 ‘스타킹’을 패러디한 총선특집 영상물을 선보이는 등 전반적으로 예능 못지않은 영상을 선보였다. 그러나 평가는 엇갈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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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표방송 틀을 혁신한 SBS는 지난 5일 기자간담회를 통해 “즐거운 개표방송을 만들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
SBS는 영화 ‘해리포터’에 등장하는 ‘움직이는 사진’처럼 후보자들의 모습을 다양한 제스처를 취하는 영상으로 소개했다. KBS, MBC는 지금까지처럼 고정된 사진을 사용했다. 이날 SBS 개표방송을 지켜본 서모(55·여)씨는 “‘충청도의 마지노선 심대평’과 같은 문구는 정말 재치있어 보였지만 지나치다 싶은 부분도 있었다”고 전했다.
KBS, MBC는 지금까지 보여주었던 고정된 포맷으로 방송을 진행했다. 실시간 득표율 상황을 소개하고 각 당 관계자를 스튜디오로 불러 인터뷰하는 등 기본 형식을 지켰다. 그러나 파업의 여파로 현장에서 발생한 문제를 제때 짚어주지 못해 시청자들의 빈축을 샀다.
11일 오후 7시30분 서울 강남의 한 개표장에서 봉인 도장이 찍히지 않은 투표함이 발견돼 개표가 중단되는 상황이 발생했으나 KBS, MBC는 사건 발생 4시간이 지나도록 해당 사건을 보도하지 않았다. SBS도 오후 10시15분쯤 뒤늦게 해당 사건을 시청자들에게 알렸다. 이날 오후 8시 트위터에는 “방송사가 개표방송할 때 주요 개표소에 기자나 리포터를 배치하는 것은 상식 아닌가. 강남을 지역에 파문이 일고 있는데 3사 모두 보도를 안 한다. 부정선거 방조다”(@flut***) 등 비판이 쇄도했다.
이현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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