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유엔이 오는 31일을 세계 인구가 70억명을 넘어서는 날로 선정했다고 한다. 유엔인구기금(UNFPA) 등에 따르면 세계 인구는 10억명이 되기까지 수천년이 걸렸다. 하지만 20억명이 되는 데는 100여년밖에 안 걸렸다. 1930년에는 20억7000만명이었다. 30억 번째 아기는 1959년 태어난 베이비붐 세대다. 이후 인구 증가율이 급상승해 40억명이 되는 데 15년, 50억명 13년, 60억명은 12년이 걸렸다. 80억명, 90억명을 돌파하는 시점은 2020년, 2050년으로 추산된다. 2100년에는 100억명을 넘어설 전망이다.
세계 인구 70억명 돌파에 따른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식량·물부족과 환경파괴가 가장 큰 문제로 꼽힌다. 노령화 문제도 큰 도전 과제다. 자원 확보 전쟁이 증가할 것이라는 우울한 전망이다. 국제 환경단체 지구생태발자국네트워크(GFN)는 이미 지난달 27일로 지구의 1년치 자연 자원이 소진됐다고 지적했다. 세계자연보호기금(WWF)은 ‘살아 있는 지구’ 보고서에서 2030년이면 지구가 2개는 있어야 자원 수요를 감당할 수 있다고 경고한다.
한국은 인구 증가의 부작용을 우려해 1961년 대한가족계획협회를 세우고 출산 억제 정책을 폈다. 그러나 출산율이 너무 빠른 속도로 떨어져 국가경쟁력 약화 등과 같은 더 큰 폐해가 예상되자 1996년 이를 폐지하고 출산장려책으로 돌아섰다. 협회 이름도 대한가족보건복지협회(1999년), 인구보건복지협회(2005년)로 바꿨다. 중국도 1979년부터 한자녀 정책을 의무화했지만 노령화를 비롯한 사회문제를 예측하지 못하기는 마찬가지다. 인구문제의 양면성을 살펴 적정수준의 인구를 유지하는 지혜가 요구된다 하겠다.
안경업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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