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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경철 원장 안철수 원장 |
안 원장의 인생 역정에 대해서는 모르는 사람이 거의 없을 정도다. 의대 출신의 바이러스 백신 개발자, 카이스트·서울대 교수를 지낸 그의 이력은 ‘국민 멘토’라는 이미지까지 얻고 있다. 최근 여론조사에서 50%대에 달하는 높은 지지율에는 이런 사회적 신망이 저변에 깔려 있다. 그러나 안 원장의 ‘정치색’에 대해서는 알려진 바가 거의 없다. 휴대전화를 전화통화 용도로 사용하지 않아 그와 연락을 주고받을 땐 가족조차도 이메일을 이용한다. 트위터와 페이스북은 사용하지만 익명으로 쓰는 것으로 알려졌다. 남에게 하고 싶은 이야기는 강연 등을 통해서 해결한다.
외부와의 접촉이 뜸하다 보니 세간의 관심은 자연스레 그의 ‘인맥’으로 쏠리고 있다. 안 원장은 언론을 통해 “내 멘토만 300명”이라고 말했다. ‘청춘콘서트’를 함께하고 있는 ‘시골의사’ 박경철 안동신세계연합클리닉원장과 콘서트를 기획한 평화재단 설립자 법륜 스님, 강연 게스트로 초청한 김종인 전 청와대 경제수석과 최상용 전 주일대사 등이 있다. 속 깊은 고민은 주로 박 원장과 나누는 것으로 알려졌다.
안 원장은 방송인 김제동씨와 연기자 김여진씨도 자신의 멘토라고 말한다. 모두 사회 참여가 두드러진 방송인들이다. 한 정치권 인사는 “안 원장의 출마 고려 보도 이후 각 정당이 대응전략을 전면 수정하는 상황”이라며 “IT 기업을 운영할 당시 지인과 서울대, 카이스트 인맥이 주를 이룰 것으로 보이지만 정치권에서는 생소한 인물들이라 추이를 지켜보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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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여준 前 장관 김종인 前 수석 김제동씨 김여진씨 |
베일에 가려진 정치색은 안 원장에게는 일단 ‘강점’으로 부각되고 있다. 서울대 강원택 교수(정치학)는 “기존 정당체제의 대립구도에서 벗어나 이념과 당파에 질린 사람들을 지지하게 만드는 것이 안 원장의 장점”이라고 말했다. 서강대 전상진 교수(사회학)는 “현재 기존 정당과 정치인들에 대한 혐오로 인해 생긴 공백을 안 원장이 메우면서 ‘신드롬’을 일으키고 있다”면서도 “정체성이 모호한 것은 분명한 사실이고, (앞으로) 차근차근 따져 봐야 한다”고 말했다. 그가 최근 언론 인터뷰에서 윤여준 전 환경부 장관과 거리두기에 나선 것도 이런 맥락으로 읽힌다. 정치권을 비롯한 많은 네티즌이 윤 전 장관의 군부독재 시절 청와대 비서관을 지낸 이력을 거론하며 안 원장의 색깔에 의문부호를 던지고 있다.
유태영·이유진 기자 anarchy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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