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남자', 손잡나

10·26 서울시장 보선 ‘안철수·박원순 변수’

10·26 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서 ‘절대 강자’로 등장한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이 야권 ‘통합후보’로 거론되는 박원순 희망제작소 상임이사와 단일화 및 연대 논의 의사를 밝혔다. 그러면서 박 상임이사의 출마 의지가 강하면 후보 양보 가능성을 시사했다.

선거 초반 각종 여론조사에서 압도적 1위를 달리는 안 원장이 출마의사를 접고 박 상임이사를 밀어주면 ‘한나라당 대 반(反)한나라당’ 전선이 선명하게 형성되면서 선거판 자체가 지각변동을 일으킬 전망이다. ‘안철수·박원순 연대’가 이번 선거의 최대 변수로 떠오른 것이다.

안 원장은 5일 한 인터넷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시장 출마라는) 역할을 담당할지, 박 상임이사 같은 준비된 분에게 양보해 역할을 맡지 않을지 그것이 현재 가장 큰 고민”이라고 말했다. 이어 “(박 상임이사가) 저와 충돌해 다시는 기회가 없게 되는 것보다, 정말로 그분이 원하시면 그쪽으로 밀어드리는 것도 한 방법”이라며 “이번주 초 직접 둘이 만나 대화를 나눌 것”이라고 전했다.

박 상임이사 지지를 선언하고 자신은 불출마할 수도 있음을 내비친 것이다. 안 원장은 박 상임이사가 만든 ‘아름다운 재단’ 이사를 맡고 있고 희망제작소 활동에도 직접 참여하는 등 돈독한 관계를 유지했다.

안 원장은 또 한나라당에 대한 강한 반감을 드러냈다. “현 집권세력이 한국 사회에서 어떤 정치적 확장성을 가지는 것에 반대한다. (이번 보선을 통해) 응징을 당하고 대가를 치러야 한다”며 ‘반여’ 정체성을 분명히 했다.

아울러 “어떤 결정도 역사의 물결을 거스르는 결정은 절대 안 할 것”이라고 못 박았다. 야권 후보 단일화에 참여할 가능성을 열어놓은 셈이다. 그러나 ‘제3정당 창당설’에 대해서는 “고려의 대상도 아니다”고 선을 그었다.

박 상임이사의 출마 의지는 확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르면 8일 ‘시장 출마’를 선언할 것으로 보이며, 그의 측근들은 이미 출마 채비를 한 것으로 전해졌다.

희망제작소 윤석인 부소장은 통화에서 “박 상임이사가 8, 9일쯤 출마 기자회견을 할 예정”이며 “회견 직전 또는 하루 전 안 원장을 만날 것”이라고 전했다.

두 사람 연대와 관련해서는 “관계가 워낙 좋기 때문에 직접 만나 서로 의지를 확인하고 싶은 마음이 클 것”이라며 “만남 뒤 최종 결심을 하지 않겠느냐”고 내다봤다.

김형구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