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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너지 패러다임 바꿔라] 풍력의 나라 덴마크…기후를 뒤집었다, '돈바람' 불어댔다'

입력 : 2011-06-13 13:12:13 수정 : 2011-06-13 13:1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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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재생에너지 선진국을 가다
덴마크 수도 코펜하겐을 벗어나면 너른 평야 위에 2∼3개의 풍력발전기가 돌고 있는 모습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다. 풍력 에너지가 덴마크 전력의 근간임을 보여준다. 해상 풍력단지를 포함해 덴마크 전역에 설치된 풍력발전기는 5000여대. 풍력 에너지는 덴마크 전력의 상당부분을 차지할 뿐 아니라 인근 노르웨이에 수출되기도 한다. 덴마크 정부는 2010년 현재 전체 전력의 24%를 차지하는 풍력 에너지 비중을 2020년까지 42%로 끌어올 린다는 계획이다.
‘풍력의 나라’ 덴마크에서는 시내를 벗어나면 풍력발전기 2∼3개가 농장 근처에서 돌고 있는 모습이 자주 눈에 띈다.
덴마크가 ‘풍력의 나라’가 된 것은 풍부한 바람과 산이 없는 평야 등 자연입지 조건이 좋아서이기도 하지만, 무엇보다 신재생에너지에 대한 정부의 전향적인 정책이 뒷받침됐다. 1973년 1차 오일쇼크를 겪으면서 덴마크 정부는 ‘에너지 수급을 다른 나라에 맡길 수 없다’는 에너지 안보 차원에서 석유를 대체할 신재생에너지에 주목했다. 에너지담당 공기업 에너지넷의 한스 모겐센 부사장은 “2050년 세계 최초로 화석연료 독립국가가 되기위해 앞으로 40년간 급격한 에너지 패러다임의 변화가 있을 것”이라며 “쉽지 않은 도전이지만 에너지 안보, 기후변화, 일자리 창출 측면에서 타협할 수 없다”고 말했다. 
세계적인 풍력발전기 제조업체 베스타스 본사에 설치된 다양한 크기의 풍력발전기 모형.
덴마크가 풍력 에너지의 본산으로 부상한 데는 세계 풍력발전기 제조업체 베스타스의 힘이 컸다. 우리나라 풍력 발전기의 대부분은 물론 세계 풍력발전기 물량의 23%를 차지하는 베스타스는 1979년 처음으로 풍력 에너지의 문을 열었다. 덴마크 란데르스 지역에 있는 베스타스 본사 건물 안에는 크고 작은 풍력발전기의 모형이 방문객의 눈길을 끈다. 소규모 풍력발전기에서 시작해 지금은 6㎿ 발전기 개발까지 마친 상태다. 발전기 한 대의 높이는 바닥 부분부터 날개까지 총 180m에 이른다. 피터 벤즐 크루제 홍보담당 부사장은 “풍력발전기 도입 초기에는 정부의 보조금 지원 규모가 컸지만 풍력 발전에 소요되는 비용이 줄면서 지원액도 줄고 있다”면서 “2015년쯤에는 화석연료 비용과 풍력발전 단가가 비슷해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곳에서는 45개국 3만5000여개 풍력 발전기의 풍속, 전력량, 습도 등을 실시간 모니터링할 뿐 아니라 지난 10년 전부터 세계 3만3000곳에서 6시간마다 바람 정보를 축적해 최적의 풍력 발전기 입지를 선정하고 있다. 라스 크리스텐슨 부사장은 “풍력은 예측 가능한 에너지로 기후를 ‘돈’으로 바꾸는 과정”이라면서 “한국에 대해서도 시뮬레이션 작업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국에서는 그러나 신재생에너지원별 공급 비중에서 풍력이 차지하는 비중이 2.42%(2009년)에 불과하다. 산악지대가 많은 지형과 프로펠러의 소음 등이 장애로 지적된다. 크루제 부사장은 “한국은 해상 풍력(off shore) 쪽으로 가야 할 것”이라면서 “국내 시장은 좁지만 조선산업이 발달한 만큼 한국 기업들의 세계 풍력시장 진출은 앞으로 가속화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덴마크가 2050년 ‘화석연료 독립국’ 선언을 달성하기 위해 야심차게 추진하는 핵심 정책 중 하나는 지능형 전력망으로 불리는 ‘스마트 그리드’(Smart Grid)다. 모겐센 에너지넷 부사장은 ‘탄력적인(flexible) 전력 생산’과 ‘탄력적인 소비’, 이를 가능케 하는 강력한 케이블(infrastructure)을 필수 과제로 꼽았다. 바람이 적은 날에는 풍력 대신 바이오매스 등 다른 전력원을 활용하는 생산 시스템과 전체 전력 공급량에 따라 전기 자동차, 냉장고 등 가전제품의 충전시간대를 달리하는 소비가 가능해야 한다. 덴마크 정부는 스마트 그리드를 전체 인구의 약 1%에 해당하는 5만여명이 살고 있는 섬 본홀름에서 시범시행 중이다. 이 섬에서는 현재 에너지의 절반을 풍력이 차지하고 있다. 모겐센 부사장은 “풍력 등 재생에너지를 저장하는 기술의 발전이 가장 큰 과제”라면서 “40년 내에 기업들이 관련 기술을 개발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코펜하겐·란데르스=황정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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