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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리는 말등 위의 징기스칸의 후예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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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1-04-12 08:39:37 수정 : 2011-04-12 08:39: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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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통 승마는 좀 부자들이 한다. 승마를 아무나 하는것이 아닌 것이 나의 보통 개념이다. 적어도 한국에선 그렇다고 생각 한다. 그런데 몽골인들의 말 타는 모습을 보고 그저 흉내도 못낼 그들의 말타는 기상 앞에 입을 딱 벌리고 감탄을 했다. 

제주도 여행 중 가장 인상에 남고 신이 난 쇼가 몽골인들이 펼치는 징기스칸 후예들의 마상쇼 였다. 중국인들의 매직 쇼도 있고 쿵후 같은 무술도 참 좋았지만 그 좋은 마술쇼를 잊어 버리게 한 것은 감히 몽골 청년 들의 말타는 재주를 능가하게 우리 머릿 속을 뒤흔든 것은 없기 때문이다. 

만일에 말타기 쇼를 안 보고 중국 무술을 보았다면 아마 중국 무술이 월등 인상에 남았을 것이다.마상쇼의 몇카트를 동영상을 찍어 왔고 지금도 집에서 그 동영상를 즐긴다. 모래밭으로 넓게 마당을 만들어 놓고 수십마리의 말들이 뛰어 다닌다.

양옆에는 몽골의 푸룬 초원을 아주 크게 그려놓고 유목민들이 목초지를 옮겨 다니면서 살아가는 분위기를 물씬 풍기게 해놓고 무대가 넓은 모래 마당이라 참 시원하다.

태무진의 신화 같은 탄생과 그리고 용감 무쌍하게 전쟁에서 싸워 이기는 그의 일생을 그린 내용이다. 내용은 이미 알고 있는터라 감동일 것은 없지만 그들의 말을 타는 솜씨가 대중을 흥분의 도가니로 몰고 들어 간다. 기사들의 몸들이 날렵하고 내눈엔 10대 소년으로도 보이기도 하고 20대로 보이는 몽골인들의 여자들도 가끔 끼어 있다.

말을 타고 휘익~~ 관중 앞을 지나 간다. 앞으로 보며 옆으로 보며 말을 가지고 노는 듯 마치 장난감을 가지고 노는 듯 자유 자재로 말을 부린다. 말 발굽 소리가 우렁차고 힘찬 소리가 생동감이 넘치고 사람을 살아 숨쉬게 한다. 가이드가 말하기를 우리가 조금 타보는 말등 위에서 혹시 떨어질까 걱정되는 장면을 생각해 본 댄다.

 

몽골인들의 말타는 모습을 안보고 말타기를 논하지 마라, 그렇게 말하고 싶다고 했다. 글쎄, 승마를 즐기는 승마인들이야 별 것 아니겠지만 나 같은 시골 아주머니는 그저 말을 타는 모습은 스크린 속에나 있을 법한 이야기다. 모두 한결 같이 아주 날렵한 그리고 날샌 몸매들, 승마로 잘 다져진 아주 건강한 몽골 청년들의 푸른 초원의 말타는 모습들. 한 사람 두 사람 이런 저런 재미있는 개인 시범을 보이기도 하고 그 속엔 말은 안 해도 코메디도 곁들여져 있다.

외모가 우리 하고 같은 우랄알타이어족들이라서 친근감도 가고 나 개인적으로는 미국 버니니아 알렉산드리아에 아주 친하게 지내는 몽골인 부부가 있어서 더더욱 친근감이 간다. 젊은 몽골 이민자 부부의 아이들 이름을 우리가 지어줄 만큼 가깝고 친하게 지내던 부부의 모습이 떠오른다.

워싱턴 지역엔 알링턴에 몽골인들이 모여 사는데 해마다 민족 축제도 한다. 어느해인가 몽골 축제에 갔는데 거의 모든 몽골인들이 나를 자기 민족으로 생각하는것 같았다. 천막을 치고 목초지를 따라 이동하며 사는 유목민들의 구차하고 어려운 실생활들이 그리 낭만적으로 느껴지는 것 만은 아니다. 늙은 부모를 천막에 두고 다음 목초지로 떠나는 몽골인들.

먹을 것이 없고 철마다 이동 해야 하는 어려운 생활의 조건 때문에 연로한 노인 들은 차라리 천막에 남아서 죽을 날만 기다리는 그런 풍습이 있다는 것을 어느 책에서 읽은 것 같다. 우리나라 역시의 고려장 같은 것이다.
 
한 시대를 풍미했던 징기스칸의 시대는 역사 속에 묻히고 징기스칸에게 잠시 지배 당했던 고구려는 제주도를 몽골인들이 말의 목초지로 사용 했었다고 가이드가 역사를 들려준다. 그러나 징키스칸의 시대가 가고 지금은  징기스칸의 후예들이 와서 갖가지 말의 쇼를 우리에게 보여 주고 제주도의 관광 수입을 높여 준다.

가이드의 그 말이 오래도록 메아리쳐 온다. 봐라! 이제 너희 들의 후손이 우리에게 말쇼를 보여주는 시대가 되었다.
제주도에서 태어나서 제주도에서 공부 하고 제주도에서 결혼 하고 뿌리 내리고 사는 제주도 태생의 가이드는 제주도에 대한 대단한 자부심을 보여 준다. 참으로 보기도 좋고 우리도 기분이 좋다.

하루동안 여기 저기를 걸어 다니며 구경을 했으나 저녁 내내 머릿속에 몽골의 푸른 초원에 말 타고 다니며 말에게 꿀을 먹이는 유목민들의 고달픈 생활이 눈에 어른 거린다. 그러나 당당히 힘차게 열심히 살아가는 그들이 징기스칸의 후손들이기에 또한 자랑스러워 하는 것 같다.

쇼를 보고 나오는데 세명의 기수들이 키가 큰 말등 위에 앉아서 손님들에게 인사를 한다. 미국 같으면 팁을 줘야 하는 시간 같은데 여기서는 손님들에게 사진을 찍으라는 배려로 나와 서 있는 것이라고 했다.

유노숙 yns50@segye.com  블로그 http://yns50.blogspo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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