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이버·비닐장갑 등 他범죄 활용 가능성 높아
도주때 내버려둔 가방 확보… 휴대전화 2개 발견 김길태(33)가 검거될 당시 현금 24만원과 물품 17점을 소지하고 있어 추가범행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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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사상경찰서 경찰관들이 11일 부산 여중생 이유리양 납치·살해 피의자 김길태가 검거될 당시 소지하고 있던 물품을 공개하고 있다. 부산=연합뉴스 |
경찰은 이 돈 대부분이 검거된 부산 사상구 삼락동 빌라촌 인근 미장원 주인이 지난 7일 저녁부터 8일 영업시간 전에 도둑맞은 뒤 경찰에 신고한 27만원 중 쓰고 남은 것으로 보고 있다.
또 열쇠 2개와 남성용 팬티 1점, 주방용 비닐장갑 7점, 위생봉지 7점, 1회용 라이터 3개, 던힐 담배 3갑, 사탕 반 봉지, 군청색 비니모자 1개, 면장갑 1켤레, 1회용 면도기 1점, 여아용 분홍색 털장갑 1켤레, 손목시계 1개, 길이 12㎝짜리 드라이버, 파란색 헌 마스크 1개 등의 물품도 가지고 있었다. 이 중 눈에 띄는 것은 분홍색 털장갑과 현금, 십자형 드라이버, 면장갑, 비닐장갑, 스타킹 등이다.
분홍색 털장갑은 초등학교 고학년이나 중학생이 낄 정도 크기로 누군가 끼던 것으로 보인다. 경찰은 털장갑이 누구의 것인지는 알 수 없다고 밝히고 있으나 이양의 것일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
경찰은 이 털장갑을 국립과학수사연구소로 보내 이양의 것인지 여부를 확인할 계획이다.
특히 십자형 드라이버와 면장갑, 비닐장갑 등은 절도 같은 다른 범죄에 활용했을 것으로 경찰은 보고 있다.
이에 앞서 경찰은 지난 3일 이양의 집 부근의 빈집에서 잠을 자다 수색 나온 경찰의 인기척에 놀라 도주하면서 김길태가 내버려둔 가방을 확보했다. 당시 가방 속에는 훔친 것으로 보이는 휴대전화 2개와 비니모자와 뿔테안경 등이 들어 있었다.
경찰은 이들 휴대전화의 사용내역을 조사했지만 2개 모두 착·발신 흔적이 전혀 없었다고 밝혔다. 1개는 배터리가 완전히 방전된 상태였고, 나머지 1개도 분실한 주인이 통화정지를 요청한 상태여서 사용할 수 없었다.
휴대전화 알람시간이 오전 5시로 설정돼 있었는데, 이는 휴대전화를 취약시간대인 새벽시간에 은신장소로 옮기려는 데 활용한 것으로 경찰은 보고 있다.
부산=전상후 기자 sanghu60@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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