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검색

'모르쇠' 일관하는 김길태… 왜?

관련이슈 부산 여중생 납치 살해사건

입력 : 2010-03-12 09:54:28 수정 : 2010-03-12 09:54:28

인쇄 메일 url 공유 - +

자백땐 최고 사형… 무조건 ‘오리발’
“DNA 모른다… 법대로 하라” 호기
과거 두차례 검거때도 범행 부인
김길태(33)가 경찰의 결정적인 증거 제시에도 완강하게 혐의를 부인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범죄전문가들은 범행 일체를 사실대로 자백할 경우 이양 살해 혐의에다 과거 2차례 성범죄 전력이 있어 무기징역형이나 사형을 피할 수 없다는 계산 때문으로 분석하고 있다. 과거 2차례 성범죄 과정에서 습득한 수사관의 조사에 대한 ‘학습효과’도 범행을 부인하고 있는 이유로 보고 있다.

사건을 수사 중인 부산경찰청 수사본부는 11일 김길태 검거 직후 전문수사관을 투입해 범행동기 등에 대한 조사를 벌였다. 그러나 그는 “이양을 모른다”며 범행을 전면 부인하고 있다.

수사본부에 따르면 그는 사건 전반에 대해 추궁을 하면 “전단 내용을 보고 이양을 처음으로 알았다. 지난 1월의 범행이 들통날까봐 도피를 했다”며 둘러대고 있다. 경찰이 유전자 감식 결과 등 결정적인 증거를 들이대도 그는 “DNA가 뭔지는 모르지만 법대로 하라”며 맞서고 있다. 김길태의 이 같은 태도는 이번 사건의 범인으로 확정되면 ‘강간살인’ 또는 ‘강간치사’ 혐의로 무기징역형이나 사형을 선고받을 것이란 사실을 잘 알아 처음부터 ‘오리발’을 내밀고 있는 것으로 경찰은 분석하고 있다. 경찰은 그가 두 차례에 걸쳐 무려 11년이란 긴 세월 옥살이를 하면서 동료 재소자들에게서 “붙잡히면 우선 무조건 범행을 부인하는 것이 유리하다”는 말을 전해듣고 ‘모르쇠’로 일관하고 있는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김길태는 10일 오후 경찰에 연행된 직후 경찰이 그를 심리적으로 안정시킨 뒤 조사하기 위해 목욕과 수면을 권했을 때 “그럴 것 없다. 조사부터 받자”고 할 정도로 경찰의 의도를 잘 알고 있다. 김길태의 범행 부인은 과거 전력에서도 잘 드러난다. 그는 1997년 7월 부산 사상구 덕포동에서 길 가던 9살 여자 아이를 성폭행하려다 미수에 그쳤을 때와 2001년 4월 덕포동에서 귀가하던 30대 여성을 납치해 성폭행한 혐의로 붙잡혔을 때도 범행을 전면 부인했다고 경찰은 밝혔다. 경·검은 당시 그의 범행 부인에도 확실한 증거물을 통해 법원으로부터 각각 3년과 8년의 징역형 선고를 이끌어냈다.

이에 따라 명백한 증거로 그를 압박해 범행 일체를 자백받고 사건을 마무리하겠다는 계산이다.

경찰은 심리적으로 극도의 불안정 상태에 있는 그가 정신적 안정을 되찾은 다음 프로파일러를 입회시킨 상황에서 수사를 이어갈 예정이다. 동의대 박철현 교수(경찰행정학과)는 “김길태는 경찰이 이양의 몸속 증거물에서 김의 유전자가 검출됐다고 하는 증거에 의구심을 갖고 있는 것 같다”며 “양아버지 등 신뢰관계에 있는 사람을 동원해 설득하면 순순히 자백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부산=전상후 기자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피니언

포토

아이들 슈화 '깜찍한 볼하트'
  • 아이들 슈화 '깜찍한 볼하트'
  • 아이들 미연 '깜찍한 볼하트'
  • 이민정 '반가운 손인사'
  • 이즈나 정세비 '빛나는 미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