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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거 직전 5일간 다세대주택 3층 옥상 창고서 생활

관련이슈 부산 여중생 납치 살해사건

입력 : 2010-03-12 09:50:44 수정 : 2010-03-12 09:50: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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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러나는 15일간의 도피행적
미용실 보조열쇠 훔쳐 현금 절도… 잠까지 자고나가
李양집서 90m거리 무속인집 옆방서 1주일 기거도
부산 여중생 이모(13)양 납치살해사건 피의자인 김길태(33)는 지난 10일 경찰에 검거되기 직전 5일 동안 사상구 삼락동 덕포시장 인근 다세대주택 3층 옥상 임시건물(창고)에서 생활한 것으로 경찰 수사 결과 11일 밝혀졌다.

◇김길태

김길태의 아지트였던 이 다세대주택 옥상 창고는 지난 6일 밤 현금 27만원을 도난당한 영란헤어숍이 빤히 내려다보인다.

또 경찰이 획득한 물품 중 열쇠 2개가 있었는데 이중 한 개가 영란헤어숍 출입문 열쇠인 것으로 확인됐다.

이 동네 상황을 누구보다 잘 아는 김길태는 다세대주택 3층 옥상에서 미용실을 주시하고 있다가 업주 이영란(37)씨가 잠시 화장실을 간 틈을 이용해 지난 6일 낮에 현관문 주변에 둔 보조열쇠를 훔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김길태는 이날 오후 7시30분쯤 미용실 가게문이 닫히는 것을 확인한 뒤 심야를 틈타 손쉽게 미용실에 들어가 옷장을 뒤져 가방 안에 있던 현금 27만원을 훔친 것으로 경찰은 보고 있다. 업주 이씨는 7일 오전 10시30분쯤 현금이 사라진 사실을 확인한 뒤 즉시 112에 신고했다.

이씨는 “보조키를 수중에 넣은 김길태가 지난 6일부터 10일 미용실 인근 현대골드빌라 앞에서 검거될 때까지 미용실에 들어와 소파 위에 있던 전기장판 위에서 잠을 잔 뒤 아침 일찍 세수를 하고 나간 것 같다”며 “김길태는 가능한 한 흔적을 남기지 않으려 노력했지만 지난 10일 새벽에는 화장실에 담뱃재가 떨어져 있고, 컴퓨터를 사용한 흔적이 나타나 두려움에 떨었다”고 털어놨다.

◇부산 여중생 납치살해 사건 수사본부장인 김영식 부산경찰청 차장이 11일 사상경찰서에서 피의자 김길태에 대한 조사 내용과 분위기 등을 발표하고 있다.
부산=연합뉴스
경찰은 그가 머문 서너 평 규모의 다세대주택 창고에서 막걸리와 순대, 먹다 남은 음식물, 담배 등을 수거했다.

그는 검거 당시 삼락동 덕포시장 인근 아지트였던 빌라에서 불과 50∼60m 떨어진 현대골드빌라 3층 옥상에서 최종 발견됐다. 낮에 은신할 때는 옥상에 자주 머물렀고, 담벼락과 처마도 자주 이용했다. 이는 높은 곳에 있으면 경찰 수색상황을 살피는 게 쉽고, 옥상과 옥상을 통한 도주가 용이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그의 이동 공간은 주로 사건 발생지인 사상구 덕포동 일대에 집중됐지만, 필요에 따라 인근 주례동과 부산진구 개금동까지 넓어지기도 했다.

그는 도주하는 동안 주례동 등지에서 공중전화로 친구들에게 20여 차례 전화를 한 것도 새로 밝혀졌다.

그는 이양의 시신이 발견된 곳에서 40∼50m 떨어진 파란 대문 집 부근에서는 이달 초순 2∼3회 잠을 잔 적이 있었다. 또 이양의 집에서 90여m 떨어진 무속인이 사는 집 옆방에 1주일 동안 기거하기도 했다. 그는 이곳에서 술을 마시고 담배를 피웠다.

특히 사건 첫날인 지난달 24일의 행적에 대해 경찰이 캐묻자 “그날은 밤새도록 사상구 삼락동, 덕포동 일대를 돌아다녔고, 덕포동의 한 당산나무 밑에 앉아서 쉬다가 공중전화로 친구들에게 전화를 해도 아무도 받지 않았다”고 자세히 설명하기도 했다.

그는 경찰의 수색상황을 살펴가며 덕포·삼락·괘법·주례동 등지로 옮겨다니며 수사망을 요리조리 피했다.

도주 초기 경찰의 본격적인 체포작전이 시작되기 전에는 여유를 갖고 라면을 끓여 먹기도 했으나 나중에는 수사망이 좁혀오자 주로 생라면으로 배를 채웠다고 경찰은 밝혔다.

수사본부의 관계자는 “수사본부가 며칠 전부터 대규모 경력을 동원해 덕포동 일대 재개발지역을 중심으로 대대적인 수색을 펼치자 김길태가 덕포시장 빌라 옥상으로 은신처를 옮긴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부산=전상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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