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아동 성범죄의 증가는 텔레비전과 같은 매스미디어의 부작용이란 견해도 많다. TV와 영화는 물론이고 인터넷에서 폭력적이고 자극적인 영상물이 범람해 청소년에게 잘못된 성관념을 심어주고 있다. 표창원 경찰대 범죄심리학과 교수는 “이상심리에 의한 아동 범죄자 증가는 포르노물 범람도 주요 원인”이라며 “성적 욕구를 못 느꼈을 범죄자들이 이(포르노물)를 통해 모방심리를 일으킨다”고 말했다.
사회보호장치가 미흡한 것도 문제로 지적된다. 대부분 성범죄가 피해자 집 주변, 등하교 시간에 발생한다는 점을 고려한 대책마련이 시급하다는 목소리다. 표 교수는 “미국 학교에는 스쿨버스가 의무적으로 있다. 스쿨버스 구입이 힘든 곳은 외상으로라도 구입해서 등하굣길 어린이 안전을 책임진다”며 “스쿨버스를 도입하고, 안 되면 빌려서라도 정책을 실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심영희 한양대 법대 교수는 “아동에 대한 성폭력은 엄하게 처벌해야 하는데, 술이 취했다고 형량이 감경되는 황당한 일도 일어났다”며 “상황이 이런데 관련 법안이 국회에서 낮잠을 자고 있다는 것도 문제”라고 지적했다.
전문가들은 단순히 가해자에게 전자발찌를 채우거나 형량을 무겁게 한다고 해서 성범죄를 막을 순 없다고 지적했다. 외국의 교정시설은 교화프로그램이 주요 업무다. 교정프로그램에 많은 예산을 들이고 전문 인력을 뽑아 운영한다. 또 외국은 부처 간 정보 공유를 활발히 하는 등 범죄 고위험군에 대한 관리를 철저히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수정 경기대 범죄심리학과 교수는 “선진국의 경우 보호관찰 대상자에 대해 경찰이 (교도소와) 정보공유를 하는 등 긴밀히 업무협조를 한다”며 “우리도 범죄자가 출소할 때 그냥 끝낼 게 아니라 지역 경찰과 고위험군 출소자의 정보를 공유하는 게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성대·이태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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