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검색

여중생 살해용의자 왜 '관리' 안됐나

입력 : 2010-03-08 15:57:35 수정 : 2010-03-08 15:57:35

인쇄 메일 url 공유 - +

신상정보 제출, 전자발찌 대상서 요건 안돼 제외

경찰 "일반 성범죄자도 등급별 1대1 관리 추진"
부산 여중생 이모(13)양 납치살해 사건의 유력한 용의자 김길태(33)씨가 2차례의 성범죄 전과가 있었는데도 경찰의 관리대상에 포함돼 있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은 관련법에 맹점이 있다고 보고 모든 성폭력 전과자를 사례별로 등급화해 재범 가능성이 큰 자는 1대1 전담 관리하는 쪽으로 관련부처와 협의해 제도적 보완책을 만들기로 했다.

8일 경찰청에 따르면 용의자 김씨는 1997년 9살 여아를 성폭행하려다 아동 강간미수 혐의로 검거돼 이듬해 1월 징역 3년형이 확정됐다.

이어 2001년에는 32세 여성을 열흘간 감금한 채 성폭행했다가 특수강간죄로 징역 8년을 선고받아 복역했다.

청소년 대상 성범죄를 저질러 유죄판결이 확정되면 `아동 및 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에 의해 형집행 또는 면제 후 10년간 신상정보를 법원의 결정에 따라 관할 경찰관서의 장에게 30일 이내에 제출해야 한다.

신상정보는 이름과 주민번호, 주소, 직업, 직장소재지, 신체정보, 사진, 차량번호 등이며, 제출하지 않으면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5천만원 이하의 벌금으로 형사처벌을 받는다.

이들 가운데 재범 가능성이 높은 자는 열람대상자로 분류돼 인터넷에서 신상정보가 공개되며, 경찰은 현재 342명의 열람대상자를 1대 1로 전담관리하며 1개월에 한번씩 특이동향을 체크하고 있다.

경찰은 또 신상정보 제출자 중 비열람대상자 1천316명도 전담관리를 하면서 3개월에 한 차례씩 점검을 한다.

하지만 2차례나 성범죄를 저질러 우범(虞犯) 가능성이 농후했던 김씨는 이러한 경찰의 관리대상에 포함돼 있지 않았다.

아동 강간미수로 확정판결을 받았음에도 범행을 1997년에 저질렀기 때문에 2000년 7월1일부터 시행된 신상정보 제출 대상자로 분류되지 않았던 것이다.

또 2001년에 저지른 특수강간죄도 피해자가 청소년이 아니었기 때문에 신상정보를 제출할 의무가 없었다.

더구나 경찰의 우범자 관리 매뉴얼상 `강간 및 강제추행'은 `3회 이상의 금고형 이상 실형을 받고 출소한 자'로 한정돼 있어 김씨는 첩보수집 대상에서도 제외돼 있었다.

13세 미만을 성폭행했거나 습관적인 성폭행 전과자에게 법무부가 채우는 전자발찌도 김씨는 부착하지 않았다. 전자발찌법이 시행된 2008년 9월 이전에 수감돼 대상자가 아니었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김씨는 경찰의 관리나 감시를 벗어나 생활해왔고, 결국 13세 소녀를 납치해 성폭행하고 무참히 살해한 범행의 유력 용의자로 수사 선상에 올랐다.

경찰은 이번 사건 이후 아동 성폭력 범죄자뿐만 아니라 일반 성폭력 범죄자 중에서도 재범 가능성이 농후한 이들에 대해서는 1대1로 전담관리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이번에 살해된 이양뿐만 아니라 성폭행 여성 피해자는 2006년 8천376명에서 2007년 8천227명으로 약간 줄었다가 2008년에는 9천416명으로 급증했다.

특히 2008년 강간 혐의로 검거된 피의자 8천832명 가운데 이미 동종 전과가 있는 재범은 4천427명으로 절반 이상을 차지했다.

경찰은 `아동 및 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은 보건복지가족부, `성폭력 범죄의 처벌 및 피해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은 여성부로 각각 주관부처가 정해져 있어 이들 부처와 협의해 성범죄자 관리강화 등 제도적 보완책을 마련할 계획이다.

경찰 관계자는 "모든 성범죄자를 전담 관리하는 것은 무리가 있는 만큼 초범이라도 재범 가능성이 큰 사람을 선별해 등급을 나눠 관리하는 방안을 적극적으로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연합>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피니언

포토

아이들 슈화 '깜찍한 볼하트'
  • 아이들 슈화 '깜찍한 볼하트'
  • 아이들 미연 '깜찍한 볼하트'
  • 이민정 '반가운 손인사'
  • 이즈나 정세비 '빛나는 미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