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징올림픽선 ‘유전자 조작’ 등장할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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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성북구 하월곡동 KIST 도핑컨트롤센터에서 연구원이 시료와 시약으로 도핑 성분을 분석하고 있다. |

◆언제나 한발 앞서가는 도핑 기술=도핑검사에 적발되지 않는 신종 약물들이 계속 등장하고 있다. 선수들이 가장 많이 복용하는 금지약물인 스테로이드를 썼다고 해서 모두 걸리는 것은 아니다. 스테로이드의 분자식을 조금 바꾼 ‘디자이너 스테로이드’를 쓰면 적발이 쉽지 않다.
미 프로야구의 배리 본즈가 대표적이다. 본즈는 미국 발코연구소가 만든 디자이너 스테로이드인 ‘하이드로게스트리논(THG)’을 썼다가 뒤늦게 내부자 폭로로 발각됐다.
2000년 시드니올림픽 3관왕인 미국 여자 육상스타 메리언 존스도 이 연구소의 약물을 쓴 사실이 최근 드러났다. 존스는 특히 그동안 160회 이상 도핑검사를 받았지만 단 한 번도 걸리지 않았다. 발코연구소 고객명단이 검찰과 언론에 노출되지 않았다면 영원히 비밀에 묻혔을 수도 있다.
신경흥분제 일종인 모다피닐은 1990년대 후반부터 육상 선수들을 중심으로 은밀히 확산됐다. 하지만 2003년 파리 세계육상선수권대회에서 여자 100, 200m를 석권한 켈리 화이트(미국)가 적발되기 전까지 이 약물은 금지약물 리스트에 포함되지 않았다.
◆혈액 도핑에서 유전자 도핑까지=도핑기관을 속이는 수법은 다양하다. 일반적으로 선수들은 금지약물의 체외 배출시간을 계산해 검사에 대비한다. 몇몇 선수는 아예 약물을 빨리 배출시키려고 이뇨제까지 먹는다. KIST 도핑컨트롤센터의 한 전문가도“약물 복용 선수들은 대회 기간에 맞춰 시기를 조율하며 대응한다. 스테로이드는 2∼3주면 몸에서 빠져나간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세계반도핑기구(WADA)는 각국 반도핑기관에 경기기간 외 검사를 강화하라고 주문하고 있다.
최근에는‘혈액 도핑’도 종종 사용된다. 피를 뽑아뒀다가 경기 직전 다시 주입하는 방식이다. 이렇게 하면 산소를 운반하는 헤모글로빈이 늘어 운동능력이 향상된다. 2006년 동계올림픽에서 오스트리아 스키 선수 6명이 적발되면서 큰 논란이 됐다.
올해 베이징올림픽에선 유전자 도핑이 등장할 가능성이 있다. 2004년 근육 성장을 제어하는 단백질 유전자에 돌연변이가 생겨 어른 같은 우람한 근육을 가진 5세 어린이가 등장했고, 미 존스홉킨스대에서도 유전자를 변형시킨 슈퍼마우스를 개발한 만큼 유전자 조작 도핑도 기술적으로 충분히 가능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말이다. WADA도 이 같은 최신 수법을 적발하는 반도핑 신기술 개발에 많은 돈을 투자하고 있다.
특별기획취재팀=채희창(팀장)·김동진·박은주·유덕영·이종덕 기자
tamsa@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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