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싱턴포스트(WP)는 김정은의 대장 칭호 부여와 북한 관영매체의 김정은 이름의 첫 공식 언급에 대해 "두 번째의 혈통 권력 이양을 위한 김씨 일가의 계획을 확인시켜준 것"이라고 분석했다.
WP는 "김정은의 부상은 스탈린 독재체제내의 광범위한 리더십 교체의 출발이며, 김정은의 지지기반을 구축하고 체제붕괴를 막기 위한 수단"이라고 지적했다.
특히 김정은의 후견인 역할을 하게 될 김정일의 여동생 김경희, 그녀의 남편 장성택의 역할을 전하면서 "김정일은 반대파들을 억누르고 대다수 주민들을 외부세계의 정보로부터 차단시키는 시스템으로 가족권력체제를 유지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그러면서 차기 권력자로 부상한 김정은에 대해 "그에 대한 정보는 많지 않다"면서 그나마 알려진 그의 이력과 성장과정, 스위스 유학경력, 성격에 대해 소개했다.
WP는 김정은 체제의 영속성에 대한 의문도 제기했다.
김정일은 그의 아버지 김일성으로부터 수십년에 걸쳐 점진적으로 권력을 이양받았지만, 김정은은 똑같은 과정을 불과 수년에 걸쳐 진행하는데다 북한 권부내에서 리더십을 검증받지 않은 점을 변수로 지적했다.
WP는 "북한 주민들 대다수가 식량부족에 시달리는 상황에서 김정은 권력의 최대 위협은 노동당이나 군부내에서 찾아올 것"이라고 예상했다. 노동당이나 군부내가 김정은의 리더십을 비판할 수 있는 여지가 있는 곳이라는 이유에서이다.
이 신문은 또 "김정은이 어느 시점에서 국가의 중책을 맡으면서 아버지의 그늘에서 벗어날 수 있을지는 미지수"라며 향후 노동당이나 군부내에서 새로운 공식 직책을 맡는 것을 눈여겨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뉴욕타임스(NYT)는 북한 노동당 대표자회 개최 불과 몇시간전에 김정은에게 대장 칭호를 부여한 것은 김정은을 권력중심부에 공식데뷔시키는 시그널이라고 해석했다.
NYT는 북한 사회에서 김정은이 20대의 나이에 대중적 지지를 받고 지도자 반열에 오르기는 쉽지 않다면서 최근 북한 관영매체들은 김정은 '우상화'에 총동원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이 같은 `김정은 지도자 만들기 프로젝트'는 일부 주민들을 납득시킬 수는 있더라도 엘리트 그룹에는 별 영향을 주지 않을 것이라고 NYT는 예상했다.
천안함 공격 사건도 김정은이 군부내 신뢰를 구축하려는 시도의 일환이었다는 전문가들의 분석도 인용했다.
NYT는 그러나 북한내 권력을 차지하고 있는 엘리트 그룹은 오히려 김정은의 `무경험'때문에 그의 권력승계를 "큰 부담없이" 받아들일 수 있다는 전문가의 발언도 소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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