맞벌이 가정 자녀 맡길 곳 없어 ‘한숨’ 5일 어린이날을 전후해 서울시내 초등학교 100곳 안팎이 최대 닷새의 ‘단기방학’을 실시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4일 서울시교육청에 따르면 시내 초등학교 가운데 이달 1일부터 9일까지 공휴일을 포함해 나흘 이상 단기간 방학하는 학교는 모두 100개교 내외로 전체(587개교)의 17% 수준이다. 지난 일요일(2일)과 어린이날(5일) 사이의 평일 3, 4일을 자율휴업일로 정해 사흘을 내리 쉬는 학교가 20∼30곳이고, 어린이날과 이번 주 ‘쉬는 토요일’(8일), 일요일(9일) 사이의 평일인 6, 7일을 자율휴업일로 정해 닷새를 쉬는 학교가 70∼80곳에 달한다.
이 같은 단기방학은 가정의 달을 맞아 가족과 함께 뜻깊은 시간을 보내도록 하자는 취지이지만, 맞벌이 가정은 며칠간 자녀를 맡길 곳이 없어 어려움을 겪고 있다. 직장인 김모(43)씨는 “자녀의 학교가 5일부터 9일까지 5일을 쉬기로 해 어린이날 다음 날인 6일과 7일, 부부가 번갈아 직장에 월차를 내기로 했다”고 말했다.
지난해에도 석가탄신일(2일, 토요일), 일요일(3일)과 어린이날(5일) 사이에 평일인 월요일(4일)이 끼이면서 서울시내 초·중·고교 10곳 가운데 8곳 이상이 나흘간 단기방학을 실시했다. 그러나 올해는 어린이날과 주말 사이에 공백이 이틀이나 돼 일각에선 다소 무리한 방학이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이에 대해 시교육청은 “현재 방학과 휴일을 제외하고 일선 학교가 1년에 사용할 수 있는 자율휴업일이 대략 3∼6일이 되는데 많은 학교가 어린이날을 전후해 2∼3일을 몰아서 사용하는 것 같다”며 “이 기간 등교를 원하는 학생을 위해 도서실 등을 개방해 관련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한편 소외계층 학생을 위한 중식 지원도 차질이 없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이경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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