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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가 축제에까지 번진 ‘일베’ 논란

입력 : 2014-10-08 19:55:24 수정 : 2015-12-01 16:1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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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 대학 축제가 막바지에 접어든 가운데 일부 대학이 ‘일베(일간 베스트 저장소) 논란’으로 홍역을 앓고 있다. 일베는 여성비하, 극우 성향을 보이는 인터넷 사이트 회원들인데, 최근 단식하는 세월호 유족 앞에서 ‘폭식 퍼포먼스’를 보여 파장을 불러일으켰다.

8일 대학가에 따르면 숙명여대 학내 게시판에는 지난 6일부터 “2인조 A밴드와 함께 한 이번 축제 예산이 궁금하다”는 대자보가 게시됐다. 인문학과 4학년에 재학 중인 B씨는 “지난달 25일 청파제 기간에 공연한 ‘ A밴드 ’가 앨범 재킷에 ‘김치녀’와 같은 여성 비하적 표현을 사용했다”며 “밴드 섭외 비용을 비롯한 축제 예산을 공개해 줄 것을 요청한다”고 적었다. ‘김치녀’는 남성에게 금전적으로 지나치게 의존하는 한국 여성을 비하하는 표현으로, 일베에서 자주 쓰인다.

숙명여대 총학생회는 “김치녀 등의 단어가 비하하는 언어가 아니라 일종의 대명사처럼 쓰인다고 생각했다”며 “세심하게 고려하지 못한 점에 대해 죄송하다”고 사과했다.

또 축제 사용 예산에 대해 추후 공연 준비 비용을 포함한 전체 내용을 공개하겠다고 덧붙였다.

지난 9월29일부터 사흘간 열린 서울대 축제 기간에도 ‘일베 논란’이 불거졌다. 지난달 30일 치러진 ‘관악 게임리그’ 결승전에 ‘삼일한’이란 팀이 등장했다. ‘삼일한’은 ‘북어와 여자는 3일에 한 번씩 패야 한다’는 말의 줄임말로, 일베에서 여성을 비하하는 표현으로 사용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삼일한팀은 일베의 ‘삼일한’과 관계가 없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논란이 계속되자 서울대 축제를 기획한 ‘축제하는 사람들’은 지난 3일 사회관계망서비스(SNS)와 서울대학생 커뮤니티인 스누라이프에 사과문을 실었다.

숙명여대 안지현(24·여)씨는 “최근 세월호 참사로 일베의 행동이 논란이 되는 상황에서 좀 더 세심하게 축제를 준비했어야 한다”고 말했다. 서울대 재학생 권모(21·여)씨도 “본래 뜻이 관계가 없다고 해명한 것은 문제 심각성을 모르는 것”이라며 “축제가 끝났어도 이 문제에 대해 제대로 된 사과를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반면 모든 문제를 일베와 연관짓는 현상을 경계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정선형 기자 linear@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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