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 전 회장 일가는 현재 미국 캘리포니아에 위치한 고급 휴양시설인 하이랜드 스프링스 리조트(추정가액 약 1000만∼1200만달러)를 실소유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캘리포니아주 정부 기업등록사이트(businessfilings.sos.ca.gov)에 따르면 이 회사는 현재 ‘하이랜드 스프링스 콘퍼런스 앤드 트레이닝 센터’라는 이름으로 영업 중이다. 이 회사의 이사회 의장은 유 전 회장이다. 차남 혁기(42)씨도 지분이 있다.

K씨와 유 전 회장 측의 인연은 과거 세모그룹의 미국진출 때부터 시작된다. K씨는 1990년 세모의 미국 법인 ‘세모캘리포니아’의 대리인이었다. 세모캘리포니아는 사실상 하이랜드 스프링스 리조트 인수를 위해 미국에 세운 법인으로 보인다. 진출 첫해 세모캘리포니아는 1945년 설립된 ‘하이랜드 스프링스’를 인수했다.
이후 모 그룹 부도와 법정관리 등으로 세모캘리포니아는 미국에서 영업이 정지됐지만 K씨는 계속해서 세모가 인수한 하이랜드 콘퍼런스 앤드 트레이닝 센터의 대리인을 맡으면서 유 전 회장 측과 관계를 이어간다. 트레이닝 센터는 등록 주소지도 세모캘리포니아의 보몬트시 하이랜드 스프링스가 10600번지를 그대로 이어받아 사용하고 있어 사실상 세모의 미국 법인 역할을 수행 중인 것으로 추정된다. K씨의 집 주소도 회사 등록 주소와 같은 곳이다.
주목할 점은 K씨가 ‘하이랜드 스프링스 랭귀지 아카데미’, ‘베어 패밀리 그린 클럽’ 등 관련된 현지 법인의 대리인과 대표를 여럿 맡았다는 점이다. 유 전 회장은 현지 법인 가운데 1990년 리조트 인수 뒤 설립돼 현재 해산된 ‘하이랜드 스프링스 호텔 리조트’의 대표만 다른 사람에게 맡겼다. 사실상 K씨가 미국의 유 전 회장 측 부동산을 전담 관리한 것으로 추정되는 대목이다.
혁기씨가 임명한 여성 에이전트도 주목된다. 그는 자신이 대표를 맡았던 미국법인 ‘모래알콘셉트’와 또 다른 세모의 미국 법인 ‘내클리어인터내셔널’ 에이전트로 Y씨를 앉혔다. 역시 존재가 거의 알려지지 않은 이 여성은 부동산 거래 현황 등에서 회사 설립과 비슷한 시기에 보몬트시로 이사한 것으로 나타나 혁기씨의 본격적인 미국 활동을 앞두고 영입된 것으로 추정된다.
Y씨가 대리인을 맡은 두 회사의 등록 주소지도 역시 하이랜드 스프링스가 10600번지로 하이랜드 콘퍼런스 앤드 트레이닝 센터와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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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병언 전 세모그룹 회장 차남 혁기씨가 소유한 뉴욕 맨해튼의 고급 아파트 전경. 연합뉴스 |
유 전 회장과 그의 후계자로 낙점된 혁기씨가 같은 주소에 근거지를 두고 미국 부동산을 관리했다는 의혹이 제기된다. 무엇보다 유 전 회장 측은 역외 탈세 의혹까지 받고 있다. 세모캘리포니아가 하이랜드 스프링스를 인수했을 때는 해외 부동산 투자 자유화 조치가 이뤄지기 전이다.
이 때문에 미국 부동산은 유 전 회장이 세월호 참사를 일으킨 청해진해운 등 국내 관계사에 직접적인 지분 관계 등이 없어 피해자 보상 등을 위한 실질적인 재산 환수를 위해서 반드시 조사해야 하는 부분이다.
또 이 경우 유 전 회장 일가의 해외 부동산 취득과 운영 과정에 깊숙이 개입한 두 여성 에이전트의 활동 내용 등에 대한 수사도 불가피할 전망이다. 국내외에 걸친 핵심 측근과 자녀에 대한 치밀한 조사가 선행돼야 유 전 회장의 혐의 입증 등이 자유로울 수 있다는 얘기다.
나기천 기자 na@segye.com
[기독교복음침례회 및 유병언 전 회장 관련 정정 및 반론보도문]
본 신문은 지난 4월 세월호 참사 이후 관련 기사에서 오대양 사건 당시 유병언 전 세모그룹 회장과 기독교복음침례회가 그 배후 연관된 것으로 알려졌다는 보도에 대해 인천 지방검찰청은 공문에서 오대양 사건이 “당시 수사기록 검토 결과 집단자살이 구원파 측이나 유병언 회장과 관계있다거나 5공 정권의 비호가 있었다는 사실은 확인된 바 없다”고 밝혀와 이를 바로 잡습니다. 또 기독교복음침례회는 평신도들의 모임으로 목사라는 직위가 없어 오대양 사건 당시 유병언 전 회장이 기독교복음침례회에서 목사로 재직한 사실이 없으며 세월호 이준석 선장은 신도가 아닌 것으로 확인되어 이를 바로잡습니다.
한편, 유 전 회장 유족 측은 세월호 선사인 청해진해운의 주식은 물론, 청해진해운의 대주주인 천해지, 천해지의 대주주인 아이원아이홀딩스의 주식을 전혀 소유하지 않았으며, 따라서 세월호의 실소유주가 아니고, 유 전 회장은 높낮이모임을 통해 회사 경영에 참여한 사실이 없으며, 유 전 회장 일가의 추정재산 중 상당수의 땅은 기독교복음침례회 신도들이 유기농 농산물 재배를 목적으로 설립된 곳으로 유 전 회장의 소유가 아니고, 해외에 어떤 부동산도 소유하고 있지 않다고 알려왔습니다.
이 보도는 언론중재위원회의 조정에 따른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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