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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왕설래] 노태우와 노재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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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5-09-11 22:52:50 수정 : 2025-09-11 22:52:49
김청중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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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베이징 특파원 시절이던 2009년 5월23일 노무현 전 대통령이 유명을 달리했다. 주중 한국대사관에서 일하던 중국인 운전기사 얼굴엔 슬픔이 가득 차 있었다. 이유를 물으니 재임 시절 방중한 노 전 대통령이 보여줬던 배려 때문이었다. 2006년 한국대사관을 찾은 노 전 대통령이 한국인 외교관뿐만 아니라 중국인 직원들과도 일일이 악수하며 따듯한 정을 나눴던 것을 잊을 수 없어 가슴이 아프다고 했다. 중국 링다오(領導·지도자)에게서는 찾아볼 수 없는 애정에 큰 감명을 받았다고 했다.

노 전 대통령 타계 약 3개월 후 이번에는 김대중 전 대통령이 서거했다. 노 전 대통령과 김 전 대통령의 사망 때 주중 한국대사관에 마련된 분향소를 찾은 중국인의 숫자나 중국 당국자의 직급에 큰 차이가 있었다. 노 전 대통령에 대한 국내 인기, 중국 서민에게까지 전달된 따뜻한 인간성과 관계없이 김 전 대통령에 대한 중국 당·정의 예우가 더 특별했다. 재임 시절 동아시아의 대국(大局)을 조망하는 정책을 전개했던 김 전 대통령을 중국이 존중하고 있다는 한국 외교관의 설명을 듣고 고개를 끄덕였다.

중국이 김 전 대통령보다 더 높이 평가하는 인물이 노태우 전 대통령이다. 노태우 전 대통령은 1992년 한·중 수교의 결단을 내렸다. 1989년 톈안먼(天安門) 사태로 국제사회에서 고립된 중국에 돌파구를 마련해 준 것이 북방정책을 추진하던 노 전 대통령이었다. 다이빙(戴兵) 주한 중국대사도 한·중 수교 33주년(8월 24일)을 앞둔 지난달 20일 경기 파주 통일동산의 노 전 대통령 묘역을 참배하며 “중국은 한국과 함께 수교 당시 초심을 지키기를 원한다”고 했다.

노태우 전 대통령의 외아들 노재헌 동아시아문화센터 이사장이 주중 대사로 내정됐다고 한다. 이재명 대통령의 국익 중심 실용외교의 정점을 보여주는 인사가 아닌가 한다. 노 이사장이나 모친 김옥숙 여사는 ‘쇼’라는 일부 비난에도 광주광역시 5·18 민족민주열사 묘역을 참배하는 등 부친 행적에 대해 사죄하는 모습을 보여왔다. 이제 과거를 뒤로하고 어려움에 처한 한·중 관계 개선에 노 이사장이 큰 역할을 하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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