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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침묵의 살인자' 석면 피해 어디까지…생활공간 곳곳에 침투

입력 : 2009-04-07 17:25:54 수정 : 2009-04-07 17:25: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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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물 해체 작업장 20%가 공기질 기준치 초과

당국은 사실상 방치…"유해성 인식 제고 필요"
1급 발암성 물질로 ‘침묵의 살인자’라 불리는 석면에 대한 공포가 확산되고 있다. 석면을 다루는 직종 종사자나 제한된 지역에 머무는 것이 아니라 화장품, 약 등 생필품과 지하철, 학교 등 공공장소에서 검출돼 국민들의 건강을 위협하고 있어 석면의 공포는 ‘일상화’의 수준에 이르렀다. 그러나 석면 관리는 너무 허술하다는 지적이 많다.

◇석면탈크 함유 제품들
◆일상화된 석면의 위협=최근 각종 조사를 보면 석면이 생활 공간 곳곳에 침투해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도심 곳곳의 공사장에서 석면이 검출돼 근처 주민이나 주변을 지나다니는 불특정 다수의 시민을 위협하는 것이 대표적이다. 환경부가 지난해 4월부터 올해 1월까지 전국 155개 건축물 석면 해체·제거 작업장 주변의 대기 중 석면 농도를 조사한 결과 20%인 31곳이 실내공기질 기준을 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석면 분진의 비산을 막는 음압기를 연속 가동하는 곳은 155개 작업장 중 29곳에 불과했다. 서울 중구 태평로의 삼성그룹 본관 공사장에서도 석면이 검출됐다. 7일 서울지방노동청은 공기 중에서는 석면이 검출되지 않았지만 공사 현장 내·외부 바닥에서 채취한 시료에서 나왔다고 밝혔다.

공사장만이 아니다. 시민환경연구소가 지난 1월 서울 지하철 2·4호선 역사 21곳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서는 4곳에서 채취한 먼지에서 석면이 검출됐다. 전국 100개 학교 중 석면을 사용하지 않은 곳은 12개에 불과하다는 교육부 조사(2007년 12월), 세탁기·냉장고 등 생활용품 6개 품목 47개 제품에서 석면 함유 부품 사용을 확인한 환경부 조사(2007∼08년) 등도 석면의 위협이 바로 주변에 존재한다는 것을 보여주는 결과다. 

◆너무나 허술한 관리=화장품 석면 검출 사태에서 드러난 식품의약품안전청의 ‘뒷북 조치’에서도 드러나듯 석면 관리가 허술하다는 지적은 끊임없이 지적돼 왔다. 공사장 석면 관리의 경우 2008년 노동부는 6893건의 석면 해체 작업을 허가하고도 점검은 고작 270건에 그쳐 사실상 방치했음이 드러났다. 점검이 이뤄진 270곳 중에서 안전규칙을 위반한 곳은 무려 260곳이었다.

사태의 심각성을 인식한 정부가 내놓은 각종 관리 대책 역시 때늦은 감이 없지 않다는 지적이다. 정부는 2000년 이후 석면 노출 기준 강화, 일부 석면 제품의 제조와 수입 및 사용 금지 등을 조치를 내놨다. 그러나 석면의 위협이 가장 큰 건물 철거·해체 공사장에 대한 규제인 산업안전보건법 시행령은 오는 8월에야 효력을 발휘한다. 생활환경에서의 석면 예방과 규제의 법적 근거가 되는 환경보건법도 지난달 말에야 마련됐다. 시민환경연구소는 “석면은 세계보건기구가 1급 발암성 물질로 규정할 정도로 위험하다”며 “석면지도의 작성과 석면함유표시 등의 조치와 함께 인체 유해성에 대한 인식 수준을 높이는 조치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강구열 기자 river910@segye.com

석면(石綿)이란=뱀 모양 무늬가 든 사문석(蛇紋石) 같은 돌에 포함된 섬유질의 광물. WHO(세계보건기구) 등이 지정한 ‘1급 발암물질’(확실히 발암성이 있는 물질)이다. 크기가 미세해 호흡하면 바로 폐로 침투한다.

탈크(talc)란=활석(滑石)이라고 불리는 광물로 규산·마그네슘 등으로 구성된다. 자연 상태에서 탈크는 석면을 함유하고 있는 사문석과 섞여 있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가공을 제대로 하지 않은 탈크엔 석면이 함유되기 쉽다.

■생활 속의 석면 노출 위험과 대책
노출 경로 오염 원인 대책
화장품·베이비파우더 석면에 오염된 탈크 석면 함유 제품 사용 중지됨
냉장고·김치냉장고 컴프레서 내부 개스킷 사용중에는 방출되지 않지만 적절한 수거·재활용 시스템 도입필요
자전거·소형오토바이 브레이크 라이닝, 브레이크 패드
  세탁기 클러치 내부 브레이크 라이닝
건물 해체, 리모델링 석면 단열재 - 석면 오염 지도 제작
- 공기 중으로 날리지 않도록 차단 후 해체작업
석면 광산,
석면 제품제조 공장
작업장 오염, 주변 지역 오염 오염노출 근로자·주민파악 지속적인 추적 조사
자료=환경부·노동부·식품의약품안전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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