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소병 치료제 등 ‘5대 파이프라인’ 집중
AI 활용한 ‘mRNA-LNP 플랫폼’ 주목
코로나 백신 개발 등 핵심 기술로 꼽혀
신약 개발 영역 확장·계열사 역량 결집도
7년간 오창공장·R&D 5300억원 투자
창립 59주년을 맞은 GC녹십자가 연구개발(R&D) 전략을 ‘선택과 집중’ 중심으로 재편하면서 차세대 성장동력 확보에 속도를 내고 있다. 주력분야였던 혈액제제와 백신, 희소질환 치료제를 중심으로 기술·생산·사업화 역량을 고도화하는 한편, 미래 성장성이 높은 분야로 R&D의 외연을 넓힌다는 전략이다.
◆성공 가능성 높은 5대 파이프라인 선정
11일 국내 제약·바이오업계에 따르면 GC녹십자는 최근 전사적 역량을 집중할 5대 핵심 파이프라인(신약 후보 물질·개발 프로젝트 목록)으로 △20% 피하주사형 면역글로불린 △코로나19 mRNA(리보핵산 전달 기술) 백신 △EBV 서브유닛(엡스타인바 바이러스 분할) 백신 △파브리병 치료제 △EGFR×cMET ADC(이중타깃 항체·약물 접합체)를 선정했다. 이들 파이프라인은 기존에 확보한 기술·생산·사업화 역량을 활용해 개발 성공 가능성을 높이는 동시에, 미래 성장성이 높은 분야로 R&D의 외연을 넓힌다는 공통점이 있다. 혈장분획제제와 백신 등 기존에 경쟁력을 확보한 분야에서는 후속 성장동력을 확보하고, 항체·약물 접합체(ADC)와 mRNA-LNP로 R&D 영역을 확장하는 방식이다.
GC녹십자가 오랫동안 R&D 역량을 축적해 온 대표적인 사업 영역인 혈장분획제제는 혈액 성분 중 하나인 혈장에서 치료에 필요한 핵심 단백질만 물리·화학적으로 분리하고 정제해 만든 의약품이다. 특히 미국 시장에 진출한 정맥주사형 면역글로불린 ‘알리글로’가 현지 전문약국과 클리닉 등에서 매출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GC녹십자는 이를 기반으로 후속 제품인 피하주사형 면역글로불린(SCIG)을 개발 중이며 2027년 미국 임상 3상 시험계획 제출을 목표로 하고 있다. 자체 공정 기술을 적용해 생산 효율성을 높이고 향후 미국 면역글로불린 시장에서 알리글로와 함께 사업 경쟁력을 강화할 핵심 자산으로 키울 계획이다. 백신 또한 혈장분획제제와 함께 GC녹십자가 오랜 기간 R&D 및 생산 역량을 축적해 온 핵심 분야다. 독감백신 지씨플루와 수두백신 배리셀라주를 자체 개발해 국내외 시장에 공급하며 백신의 R&D부터 생산, 상업화까지 전 과정에 걸친 경험을 쌓아왔다.
◆AI 활용 mRNA-LNP 성과 가시화
GC녹십자가 중장기 성장동력으로 육성하고 있는 또 하나의 축은 mRNA-LNP(리보핵산 지질입자 전달 기술) 플랫폼이다. 즉 세포에 바이러스 항체 등 특정 단백질을 만들게 하는 메신저리보핵산을 지질나노입자에 담아 몸속에 전달하는 기술이다.
특히 GC녹십자의 독자적인 mRNA-LNP 플랫폼은 인공지능(AI)과 지질 성분 최적화 기술을 결합해 세포 내 전달 효율을 극대화한 차세대 바이오 의약품 핵심 자산으로 평가된다. GC녹십자는 2019년부터 전담 연구팀을 신설해 기술 개발 및 내재화를 추진해 왔고 첫 파이프라인인 신종코로나바이러스 mRNA 백신인 ‘GC4006A’가 최근 임상 2상 시험계획 승인을 받았다. 2027년 임상 3상 진입, 2028년 최종 품목허가를 획득해 백신 주권을 완벽히 확보한다는 게 GC녹십자의 계획이다.
GC녹십자는 자체 개발한 ‘지질 라이브러리’를 기반으로 지질나노입자(LNP) 조성과 전달 기술을 집중 개발 중이다. mRNA는 체내에서 쉽게 분해되고 스스로 세포 안에 들어가기 어렵기 때문에, 이를 보호해 원하는 조직과 세포까지 전달하는 LNP 기술이 필수적이다. 결국 mRNA 의약품의 경쟁력은 mRNA를 얼마나 안정적이고 효율적으로 전달하느냐에서 갈린다. GC녹십자는 고발현 LNP 8종과 장기 표적(비장·간·폐) LNP 4종의 특허 출원을 완료했으며, 글로벌 기업을 포함한 10여개 바이오사와도 물질이전계약(MTA)을 체결해 다양한 질환군에 대한 데이터를 확보하는 등 LNP 기술 경쟁력을 쌓고 있다.
원천 기술에 더해 GC녹십자는 후보물질 발굴부터 mRNA 합성, LNP 제형화, 화순공장 GMP(우수 의약품 제조 및 품질관리 시스템) 완제 생산까지 전 공정을 가능하게 하는 ‘엔드투엔드’ 생산 인프라도 완비했다. GC녹십자는 기존 사업의 경쟁력을 강화하는 동시에 mRNA-LNP와 ADC 등으로 연구개발 영역을 넓히고 있다.
◆최초 타이틀 GC녹십자… 계열사 역량 결집
이 같은 전략은 혈액제제와 백신, 희소질환 치료제 분야에서 오랜 기간 쌓아온 개발 경험을 토대로 한다. 국내 최초로 혈액분획제제 공장을 만들고, 국내 최초의 뇌졸중 치료제인 ‘유로키나제’를 판매하는 등 GC녹십자에겐 언제나 국내 최초라는 수식어가 붙었다. GC녹십자는 세계 최초 유행성출혈열 백신인 ‘한타박스’의 품목허가를 획득했고, 세계 2번째로 수두백신인 ‘수두박스’와 헌터증후군 치료제인 ‘헌터라제’의 품목허가를 획득하는 등 국내 혈액제제와 백신, 희귀질환 치료제 개발의 선두를 지켜왔다.
GC녹십자는 향후 사업 역량 고도화와 글로벌 외연확장을 위해 AI를 활용하고, 계열사별로 흩어져 있는 역량을 결집한다는 방침이다. 허일섭 녹십자홀딩스(GC) 회장은 지난 2일 경기 용인 GC녹십자 본사에서 열린 GC녹십자 59주년 창립 기념식에서 “모든 임직원이 AI를 적극적으로 활용해 생산성과 효율성을 높이고 일하는 방식을 혁신해야 한다”며 AI 활용을 강조했다. 허 회장은 “각 가족사가 축적해 온 기술과 경험, 성과와 강점을 유기적으로 연결해 더 큰 가치를 만들어 나가자”며 역량 결집도 강조했다.
GC녹십자는 지난해 연결 기준 매출이 1조9913억원으로 창립 이후 최대치를 기록했고 영업이익도 691억원으로 115% 증가했다. GC녹십자는 올해 알리글로의 연간 매출을 1억5000만달러(약 2027억원)로 전망하고 있다. GC녹십자는 지난 7월 충북 오창공장에 피하주사형 면역글로불린(SCIG) 전용 생산라인을 구축하기 위해 1400억원을 투자하고, 2026년부터 2033년까지 오창공장과 R&D에 총 5300억원을 투입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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