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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원 운동회 하려고 ‘1937억 매출’ 멈춘 빵집…무슨 일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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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5-10-20 05:00:00 수정 : 2025-10-20 05:38:31
김현주 기자 hj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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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빵집이 멈춘 날, 대전은 웃는다”
성심당의 단 하루 휴무가 던지는 메시지
‘사람이 먼저’ 기업 철학, 브랜드 힘으로 이어져

오는 11월 3일, 대전을 대표하는 베이커리 브랜드 성심당이 모든 매장의 문을 닫는다.

 

이유는 ‘한가족 캠프’라 불리는 연례 사내 체육대회 때문이다.

 

이날 성심당 본점과 대전 내 직영점, 입점 매장까지 전국 매장이 일제히 휴무에 들어간다.

 

매출보다 사람, 이익보다 관계를 먼저 생각하는 경영 철학이 브랜드의 신뢰를 키운다. 클립아트코리아

20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성심당은 공식 인스타그램을 통해 “긴급 속보입니다. 성심당 전 매장이 11월 3일 월요일, 단 하루! 한가족 운동회로 쉬어갑니다”라는 재치 있는 문구로 소식을 전했다.

 

이 행사는 단순한 체육대회가 아닌 전 직원이 함께 모여 한 해를 정리하고 재충전하는 내부 축제로 자리 잡았다. 지난해에는 10월 14일에 개최됐다.

 

◆지역 브랜드가 ‘프랜차이즈’를 이겼다

 

성심당은 1956년 대전역 앞 작은 찐빵집으로 시작해 지금은 전국적으로 이름이 알려진 브랜드가 됐다.

 

운영사 로쏘(ROSSO)의 지난해 실적은 매출 1937억원, 영업이익 478억원. 전국 체인망을 가진 뚜레쥬르(299억원), 파리바게뜨(223억원)보다 높은 수준이다.

 

전문가들은 “전국 단위 프랜차이즈가 아닌 지역 기반 브랜드가 이처럼 높은 수익성과 브랜드 충성도를 확보한 건 매우 드문 일”이라며 “이는 ‘사람 중심 경영’과 지역 정체성의 결합이 만든 결과”라고 분석한다.

 

◆‘전사 휴무’의 진짜 의미…복지를 넘어선 전략

 

단 하루의 휴무지만, 성심당이 선택한 이 ‘쉼’은 단순한 복지가 아니다.

 

브랜드 전략 전문가들은 “고객이 불편함보다 ‘응원’을 먼저 떠올리는 브랜드는 드물다”며 “성심당의 이번 결정은 ‘성심당다움’을 소비자와 공유하는 브랜딩 행위”라고 평가한다.

 

또한 인사 전문가들은 “고객 응대 중심의 서비스업에서는 전사적 리프레시가 장기적 생산성을 높이는 핵심 동력”이라며 “피로 누적을 줄이고 직원 간 유대감을 강화하는 조직 건강성의 투자”라고 분석했다.

 

조직문화 전문가 역시 “매출 손실을 감수하고 직원 행복을 우선시하는 것은 ‘사람 중심 경영’의 상징적 실천”이라며 “이러한 문화는 결국 고객 만족으로 이어지는 선순환 구조를 만든다”고 덧붙였다.

 

◆고객은 왜 ‘하루의 쉼’을 응원할까?

 

소비자 심리 전문가들은 이번 사태를 ‘역설적 호감 효과’로 해석한다.

 

“일시적 불편함보다 ‘좋은 회사는 이런 결정도 할 수 있다’는 감정적 신뢰가 더 크게 작용하는 것으로 보인다.

 

‘하루 쉰다’는 메시지가 브랜드에 대한 호감도와 충성도를 오히려 높이는 계기가 된다.

 

이 같은 소비자 반응은 성심당이 그간 쌓아온 브랜드 신뢰의 결과물이기도 하다.

 

‘1000원짜리 튀김소보로’ 하나에도 진심을 담아온 일관된 철학이, 지금의 브랜드 파워를 만든 셈이다.

 

◆‘빵집’을 넘어 ‘문화’가 되다

 

성심당은 단순한 제과점이 아닌 대전을 대표하는 지역 문화 아이콘으로 성장했다.

 

지역경제 전문가들은 “성심당의 성장 모델은 지방 도시에 기반한 기업이 어떻게 지속 가능한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상징적 사례”라고 말한다.

 

지방 기업이 대기업 프랜차이즈와 경쟁해도 충분히 이길 수 있다는 ‘지속가능 로컬 비즈니스’의 교본이 성심당이라는 평가다.

 

◆“하루의 멈춤, 다음 365일의 힘이 된다”

 

성심당의 ‘한가족 캠프’는 단 하루지만, 그날의 의미는 길게 이어진다.

 

매출보다 사람, 이익보다 관계를 먼저 생각하는 경영 철학이 브랜드의 신뢰를 키운다.

 

그 신뢰가 다시 매출로 돌아오는 ‘선순환 경영의 모범’으로 자리 잡고 있다. 성심당 인스타그램 캡처

그 신뢰가 다시 매출로 돌아오는 ‘선순환 경영의 모범’으로 자리 잡고 있다.

 

11월 3일, 시민들은 빵을 살 수 없지만 대신 ‘좋은 기업이란 무엇인가’를 다시 한 번 떠올릴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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