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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왕설래] 노벨상 강국 일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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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5-10-09 23:18:33 수정 : 2025-10-09 23:18:31
황계식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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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은 아시아에서 가장 많은 노벨상 수상자를 배출한 국가다. 물리학·화학·생리의학 등 과학상만 따져보면 미국·영국·독일·프랑스에 이어 다섯 번째로 많다. 올해도 생리의학상에 이어 화학상 수상자로 일본인이 선정됐다. 9일 기준 역대 일본인 수상자를 살펴보면 개인은 외국 국적 4명을 포함해 30명, 단체는 지난해 평화상을 받은 원자폭탄 피해자 모임인 니혼히단쿄(일본 원수폭피해자단체협의회) 1곳이다. 분야별로 보면 물리학상 12명, 화학상 9명, 생리의학상 6명 등 과학 분야에서 전체의 87.1%인 27명에 달한다. 나머지는 문학상 2명, 평화상 개인 1명·단체 1곳이다. 경제학상의 영예는 아직 없다.

일본은 1970년대 고도성장기에 집중적으로 투자한 기초과학 분야에서 2000년대부터 본격적으로 열매를 맺었다. 노벨상 과학 분야 27명 중 19명(70.1%)이 2001년 이후 수상했다. 2000∼2002년에는 3년 연속 화학상을 받았고, 2002년에는 화학상과 물리학상의 영예를 동시에 안았다. 2008년에는 외국 국적 1명을 포함한 4명(물리학상 3명·화학상 1명)이 수상해 기염을 토했다.

한국연구재단에 따르면 핵심 연구를 시작해 노벨 과학상을 받기까지 평균 31.4년이 걸린다. 30세 이전 박사학위를 마치고 독자적 연구를 시작해 40대에 노벨상을 받을 만한 연구를 완성한 뒤 50대 후반에 해당 분야의 최고 권위자로 인정받아야 이후 수상의 영광이 따른다. 이번에 각각 생리의학상과 화학상을 받은 사카구치 시몬 오사카대 특임교수와 기타가와 스스무 교토대 특별교수는 74세다. 이들은 지방 국립대에서 정부 지원 아래 “아무도 하지 않는 기초적인 것”(기타가와 교수)을 30년 넘게 팠다는 공통점도 있다.

선진국 추격에 바빴던 우리나라는 2010년대 들어 기초과학에 본격적인 투자를 시작했다. 그마저도 지난해 정부의 연구개발(R&D) 관련 예산이 약 15% 삭감되는 등 우여곡절을 겪었다. 이 같은 정부 입김에 과학자들이 국가 정책과 산업 추세의 변화에 따라 연구 방향을 조정하는 등 단기 성과에 급급한 게 현실이다. 일본을 따라잡기는커녕 노벨 과학상 수상자를 배출할 수 있을지조차 장담하기 어려운 형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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