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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활주로에 띄운 유등’… 제주항공 참사 유족들 무안공항서 합동 차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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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5-10-07 21:45:00 수정 : 2025-10-07 21:10:53
소진영 기자 sole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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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9개 유등에 우리의 사랑과 그리움, 다짐을 담아 불을 밝혔습니다”

 

무안공항 활주로에 시민들이 발광다이오드(LED)로 만든 유등을 손에 들고 섰다. 유등에는 ‘보고싶다’, ‘보고싶다’, ‘평안하길’이라는 단어가 적혀 있었다. 

6일 전남 무안군 무안국제공항 활주로에서 유가족과 시민 등이 유등을 들고 희생자를 추모하는 행사를 진행하고 있다. 유가족협의회 제공

추석 당일인 6일 ‘12·29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유가족협의회’는 전남 무안군 무안국제공항 활주로에서 ‘기억의 활주로, 별이 된 당신께’ 행사를 열고 희생자를 추모했다. 행사는 오후 7시 어둠이 깔린 뒤 사고 당시 피해를 키운 요인으로 지목되는 활주로의 둔덕 앞에서 진행됐다. 

 

지난해 12월 사고가 일어난 이후 첫 추석을 맞은 유가족들은 참사 이후 처음으로 활주로에 발을 디뎠다. 유가족협의회 측은 “지난 12월29일 사랑하는 가족들이 하늘길에서 차마 이루지 못한 귀향을 그들의 넋과 함께 걸어가고 있다”며 “진실이 밝혀지고 책임이 온전히 규명될 때까지 이 땅의 하늘이 다시 눈물로 얼룩지지 않을 때까지 이 길을 끝까지 걸어갈 것”이라고 밝혔다. 

 

유등 행사에 앞서서는 무안공항 1층에서 합동 차례가 열렸다. 

 

합동 차례에는 김유진 유가족협의회 대표, 강기정 광주시장, 전진숙·신정훈 더불어민주당 의원 등 내외빈을 비롯해 유가족과 시민 등 300여명이 모였다. 개식, 희생자를 애도하기 위한 묵념, 추모사, 차례, 분향 순으로 진행됐다. 

김 대표는 추모사를 통해 “지난 추석에 함께였던 우리의 시간들이 문득 떠오른다”며 “정답게 둘러앉아 웃고 이야기하던 당연한 일상이 이제는 가슴 저미는 그리움으로 남았다”고 말 문을 열었다. 그러면서 “명절이 올 때마다 다시 공항으로 발걸음을 옮긴다”며 “차가운 활주로와 바람 속에서 가족을 그리워해야 하는 현실이 참 아프다”고 말했다.

 

참사의 원인과 책임을 밝혀 같은 사고가 반복되지 않게 하겠다고도 했다. 김 대표는 “국가의 방관과 무책임이 낳은 참사는 결코 불운한 사고로 치부될 수 없다”며 “참사의 진실을 철저히 밝혀내고 잘못된 제도와 책임의 고리를 반드시 발본색원할 것”이라고 했다. 이어 “하늘에서 가장 빛나는 별이 된 사랑하는 가족들이 그곳에선 모든 고통과 슬픔을 내려놓고 평안히 영원한 안식을 누리길 기도한다”고 추모했다.

 

제주항공 참사는 지난해 12월29일 오전 9시3분쯤 태국 방콕에서 출발해 무안국제공항으로 향하던 제주항공 7C2216편이 동체 착륙하는 과정에서 발생했다. 공항 시설물(로컬라이저)과 충돌한 뒤 폭발해 탑승자 181명 중 179명이 사망했다. 국내에서 발생한 항공기 사고 중 가장 인명피해가 컸던 것으로 기록됐다. 

 

무안공항은 사고 이후 운영이 중지된 상태다. 참사 이후 안전상의 이유로 올해 10월10일까지 폐쇄하기로 결정했던 방침이 내년 1월5일까지로 연장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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