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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비위 파문’ 혁신당 지도부 총사퇴… ‘도움 요청 외면’ 조국 행보도 불투명

입력 : 2025-09-07 19:03:57 수정 : 2025-09-07 21:33:02
배민영·조희연·윤준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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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무위 의결 거쳐 비대위 체제 전환
“옥중이라 당무에 개입할 수 없었다”
조국, 해명에도 정치행보 제약 우려
고소 접수 5개월… 경찰 수사 제자리

조국혁신당 지도부가 7일 당내 성비위 사건을 수습하는 과정에서 피해자를 제대로 보호하지 못한 데 대한 책임을 지고 총사퇴했다. 그러나 창당 주역이자 당의 ‘간판’인 조국 혁신정책연구원장이 사건 관련 소식을 옥중에서 접하고서도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는 비판은 가라앉지 않고 있다. 사면·복권으로 풀려나자마자 정계 복귀를 위한 몸풀기에 주력해 온 조 원장의 정치적 행보에도 제약이 따를 것으로 예상된다.

 

혁신당 김선민 당대표 권한대행은 국회에서 연 긴급기자회견에서 “당 안팎에서 벌어진 문제에 대해 책임을 통감한다”며 “대표 권한대행직에서 물러남으로써 그 책임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김 권한대행은 “관용 없는 처벌과 온전한 피해 회복을 위해 이제 현 지도부는 물러난다”고 했다. 다만 원내에서 선출된 서왕진 원내대표는 직을 유지하기로 했다고 황명필 최고위원이 전했다. 혁신당은 당무위원회 의결을 거쳐 비상대책위 체제로 전환될 예정이다.

당내 성 비위 사건을 책임지겠다며 7일 사퇴한 조국혁신당 김선민 당대표 권한대행(왼쪽)과 서왕진 원내대표가 기자회견을 위해 회의실에 입장하고 있다.
허정호 선임기자

같은 당 황현선 사무총장도 앞서 “우리 당을 믿고 지지해 준 당원 동지 여러분과 국민 여러분께 실망을 안겨드린 점은 사무총장이 마땅히 책임져야 할 일로, 사퇴를 결심하게 됐다”고 밝혔다. 이밖에 ‘2차 가해성 발언’ 논란을 빚은 이규원 당 사무부총장과 더불어민주당 최강욱 교육연수원장도 사퇴했다.

 

당초 혁신당은 조 원장이 풀려나자 그의 당대표직 복귀를 염두에 둔 조기 전당대회 실시를 지도부 만장일치로 의결했었다. 국회 국정감사 일정을 감안해 이르면 11월 전당대회가 열릴 것으로 전망됐다. 하지만 이번 사태를 계기로 당이 비대위 체제로 넘어가게 되면서 조 원장 행보에도 영향은 불가피해졌다. 조 원장은 전날 유튜브에 출연해 “성비위 사건이 발생했을 때 나는 옥중에 있었다”며 “당무에 일체 이래라저래라 할 수 없는 처지였다”고 했다.

 

이와 관련해 조 원장의 서울대 82학번 동기이자 혁신당 창당준비위원장을 지낸 장영승 전 서울산업진흥원 대표는 페이스북에서 “이 문제는 과할 정도로 피해자 중심적으로 풀어가야 한다고 여러 경로를 통해 당 지도부에다가 전달했지만 돌아오는 답변은 안이했다”고 했다. 그는 “결국 내가 조국에게 면회 가서 직접 이야기해야겠다고 해서 당을 통해 면회 신청을 여러 번 했으나 끝내 거절을 당했다”고 했다. 이에 실망한 장 전 대표는 지난 7월10일 탈당계를 냈지만 반려됐고, 일주일 뒤인 17일 조 원장을 서울남부교도소에서 면회할 수 있었다고 한다. 조 원장은 당시 “내가 나가야 해결이 되고, 나가서 해결하겠다”고 말했다고 장 전 대표는 전했다.

 

전문가들은 혁신당의 대처 미흡을 한목소리로 질타했다. 덕성여대 조진만 교수(정치외교학)는 “성비위 문제가 발생했을 때 엄정하고 발 빠르게 대처해야 하는데, 항상 여론의 뭇매를 맞고 대응한다”고 했다. 허민숙 국회입법조사처 입법조사관(여성학 박사)은 “성비위 사건은 가장 신속하게 처리해야 하는 사건인데, 시간을 지체해 당이 2차 피해를 유발하는 조건을 형성했다”고 지적했다.

 

한편 고소 접수 5개월째 사건은 여전히 경찰 수사 단계에 머물러 있다. 서울경찰청 여성청소년범죄수사계는 성폭력처벌법상 업무상 위력에 의한 추행 혐의로 혁신당 전 당직자 A씨를 조사하고 있다. 앞서 혁신당 강미정 전 대변인은 상급자였던 A씨가 본인을 비롯한 일부 피해자들을 상대로 10개월간 신체적 접촉을 하고 성희롱성 발언을 했다며 올 4월 경찰에 그를 고소했다.


배민영·조희연·윤준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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