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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왕설래] 알래스카에서 오는 美 8군 사령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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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5-09-07 23:11:50 수정 : 2025-09-07 23:11:49
김태훈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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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25전쟁 이후 수십년간 한국에서 주한미군과 미 8군은 동의어나 다름없었다. 육군 대장인 8군 사령관이 주한미군 사령관을 겸하며 한국에 주둔하는 미군을 대표했기 때문이다. 1992년 주한미군과 8군이 분리되고 8군 사령관 계급이 중장으로 한 계단 낮아지며 주한미군 사령관이 8군 사령관을 지휘하는 지금의 구조가 정착했다. 물론 오늘날에도 8군은 주한미군을 구성하는 여러 부대 가운데 핵심 주력으로 남아 있다.

미국 알래스카 앵커리지 부근에 육·공군이 함께 쓰는 합동 군사기지가 있다. 얼마 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정상회담이 열려 유명해진 바로 그 장소다. 미 육군에서도 정예로 꼽히는 제11 공수사단이 이곳에 주둔한다. ‘북극의 천사’(Arctic Angel)란 별명에서 알 수 있듯 알래스카와 북극해 일대에서 러시아 및 중국에 맞서 미국의 전략적 이익을 수호하는 첨병 역할을 한다. 6·25전쟁에 참전하는 등 한국과도 인연이 깊은 부대다.

지난해 9월 러시아·중국 해군이 북태평양의 동해 및 오호츠크해 일대에서 군함만 400척 이상 동원한 대규모 합동 훈련을 했다. 이에 알래스카 방어를 책임진 11사단 조지프 힐버트 사단장(소장)이 즉각 대응에 나섰다. 공수 작전 전문가답게 그는 병력과 각종 장비를 재빨리 알류샨열도 최남단까지 전개함으로써 러·중 양국 해군의 동태를 감시토록 했다. 미군 지휘부가 “별다른 예고도 없이 태평양 가장 외딴곳으로 첨단 자산을 능숙하게 이동시키는 유연성을 발휘했다”며 힐버트 장군을 칭찬한 것은 당연한 조치라 하겠다.

트럼프가 엊그제 힐버트 장군을 중장으로 진급시켜 제37대 주한 미 8군 사령관에 임명했다. 미 백악관과 펜타곤에서 ‘주한미군의 전략적 유연성’에 관한 논의가 봇물이 터지듯 하는 시점이라 이목을 끈다. 미국으로선 2만8000명 넘는 미군 장병을 한반도에만 묶어두는 대신 중국 및 러시아 견제 등 다목적으로 활용하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을 것이다. 평소 병력 운영의 유연성을 입버릇처럼 강조해 온 것으로 알려진 힐버트 장군의 한국 부임이 주한미군의 역할 변경을 알리는 신호탄은 아닌지 주의 깊게 지켜볼 일이다.


김태훈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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