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례 1. 인천 차이나타운에 있는 중식당 여러 곳이 공무원을 사칭해 단체 예약을 한 뒤 나타나지 않는 '노쇼' 사기 피해를 입었다. 인천시 중구에 따르면 지난달 28일 중구 차이나타운 중식당에선 "중구보건소 공무원이라고 밝힌 사람이 단체 예약을 해놓고 오지 않았다"는 민원이 들어왔다. 이 식당은 A씨로부터 전날 "5만원짜리 코스 요리 12인분을 준비해 달라"는 연락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A씨는 위조된 중구보건소 공무원 명함을 보내 업주를 속인 것으로 전해졌다.
사례 2. 대기업 직원을 사칭해 공사를 하겠다며 시공업자에게 접근해 자재비를 가로채는 '노쇼 사기' 피해 신고가 접수돼 경찰이 수사 중이다. 경기 파주경찰서에 따르면 지난달 22일 파주 지역의 한 타일 시공업자 A씨는 대기업 직원이라는 인물로부터 회사 임원 사무실 인테리어 공사를 의뢰한다는 전화를 받았다. 의뢰인은 특정 타일 업체를 소개하며 "자재비 일부를 먼저 송금해 달라"고 요구했고 A씨는 약 330만원을 해당 계좌로 보냈다. 그러나 이후 연락이 두절돼 A씨는 경찰에 신고했다.

전국적으로 공공기관이나 기업을 사칭한 허위 전화주문(노쇼) 사기로 400억원이 넘는 피해가 발생했지만, 검거율은 1%가 채 안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5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소속 박정현(대전 대덕) 의원이 경찰청으로부터 제출받은 '시도별 노쇼사기 현황 자료'를 살펴보면 올해 1∼7월 전국에서 2892건의 노쇼 사기가 발생했다. 이로 인한 소상공인·자영업자 피해액은 414억원에 달한다.
노쇼사기는 공공기관·기업 등을 사칭해 대량 주문을 하며 선결제·대리구매를 유도한 후 현장에 나타나지 않는 것을 말한다.
지역별로 살펴보면 경기도가 577건(피해액 79억원)으로 가장 많고 경북 284건(38억원), 서울 281건(33억원), 전북 216건(35억원) 등의 순이다.
전국적으로 2892건의 전화주문 사기가 발생했지만, 범인이 검거된 사건은 전체의 0.7% 수준인 22건(81명)에 불과했다.

세종, 서울, 부산, 울산, 경기북부, 경북, 제주 등지에선 단 1건의 사건도 해결되지 않았다고 박 의원실은 지적했다.
박정현 의원은 "전화주문 사기는 유명한 공공기관과 기업의 이름을 빌려 소상공인을 현혹하게 만드는 악질 범죄"라며 "서민을 울리는 악질 범죄를 뿌리 뽑고, 0.7%에 머물러 있는 검거율을 높이기 위해 경찰이 더 많은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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