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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같은 현실이 일상으로… 삼성·LG ‘AI홈’ 혁신 경쟁

입력 : 2025-09-05 06:00:00 수정 : 2025-09-04 21:08:49
베를린=송은아 기자 sea@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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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를린 ‘IFA 2025’ 동반 출격
삼성, 자연스러운 스며듦
최종 지향점은 ‘앰비언트 AI’
집안 환경·행동 패턴까지 파악
가전 자동운전… 건강까지 챙겨

LG, 일상을 지휘하는 AI
‘씽큐 온’ 가전·IoT 기기 연동
생활 맞춤조율… 고장도 관리
TV·청소기 한·중 대결 눈길

인공지능(AI)이 컴퓨터 화면 밖으로 나왔을 때 일상과 어떻게 만날까. 가전기술 혁신을 주도하는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세계 시장에 내놓은 답은 ‘숨 쉬듯 자연스러운 스며듦’이다. ‘AI홈’의 미래를 제시해온 두 회사는 올해 유럽 최대 가전전시회 ‘IFA 2025’에서 AI로 새롭게 진화한 일상을 선보였다. AI가 알아서 조명과 온도를 켜고 멀리 떨어진 부모의 안부를 살피며 수많은 가전을 연결해 오케스트라처럼 조율하는 기술을 통해 현재 벌어지는 AI 혁명을 실감나게 했다.

유럽 최대 가전전시회 ‘IFA 2025’에 설치된 삼성전자 전시관에서 모델들이 제품을 소개하고 있다. 이번 행사는 5일부터 9일까지 열린다.  삼성 제공

◆삼성 “앰비언트 AI, 고객 일상될 것”

 

“삼성은 따라가지 않는다. 언제나 길을 리드한다.”(삼성전자 유럽총괄 최고마케팅책임자 벤저민 브라운 부사장)

 

독일 베를린에서 닷새 일정으로 열리는 ‘IFA 2025’ 개막을 하루 앞둔 4일(현지시간) 삼성전자가 연 프레스 콘퍼런스에서는 AI홈 비전에 대한 자신감이 넘쳤다. 삼성은 AI홈의 지향점으로 ‘앰비언트 AI’를 내놓았다. 눈에 띄지 않지만 온도·조명·소리·움직임 등 내 환경과 행동 패턴까지 이해하고 자연스럽게 일상의 일부가 돼 실시간 맞춤형으로 움직이는 AI다. 날이 밝으면 7시쯤 일어나는 내 습관에 맞춰 AI가 에어컨과 조명을 작동하고, 집을 비울 때는 일일이 가전제품을 확인하지 않아도 집안 에너지 사용을 최소로 하고 보안 모드를 켠다. 돌봄 기능도 갖췄다. 떨어져 사는 부모님의 가전 사용 패턴에 이상이 생기면 알림을 보낸다. 집을 비운 사이 반려동물이 짖으면 콘텐츠를 틀어 달랜다.

 

삼성전자가 ‘메세 베를린’ 내에 업계 최대인 6235㎡(약 1886평) 크기로 마련한 단독 전시장에서는 AI홈의 전체 그림을 실감할 수 있었다. 삼성전자는 AI홈이 막연한 미래가 아님을 보여주기 위해 올해 전시 주제를 ‘AI홈, 미래 일상을 현실로’로 잡았다. 삼성전자 DA사업부장 김철기 부사장은 콘퍼런스에서 “삼성은 단지 미래를 상상하는 게 아니라 엔지니어링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사전공개된 전시장에서는 삼성 스마트싱스 솔루션을 소개했다. 스마트싱스는 갤럭시 워치나 링을 통해 수집한 수면 데이터 등을 토대로 잠자리로 가야 할 최적의 시간을 추천해준다. 스마트폰으로 ‘굿나잇 모드’를 실행하면 TV와 조명이 꺼지고 에어컨·공기청정기는 저소음 운전으로 알아서 넘어간다. 패밀리허브 냉장고에 채소를 넣으면 자동 인식해서 보관기한을 관리하고 조리법도 추천한다.

 

삼성전자는 고객이 생각하는 집의 역할과 요구를 분석해 편리함, 돌봄, 효율, 안전 4가지를 앰비언트 AI 기반으로 구현해 나갈 계획이다. 김 부사장은 “향후 3년 내 10억원대의 AI 기기가 전 세계 가정에 확산될 것”이라며 “삼성 AI홈 경험은 전에 없던 빠른 속도로 고객들의 일상이 될 것”이라고 장담했다.

유럽 최대 가전전시회 ‘IFA 2025’에 설치된 LG전자 전시관에서 모델들이 제품을 소개하고 있다. 이번 행사는 5일부터 9일까지 열린다.   LG전자 제공

◆오케스트라처럼 가전 지휘하는 AI

 

LG전자는 연내 출시할 ‘LG 씽큐 온’을 중심으로 AI홈 솔루션을 공개하며 ‘LG AI홈’의 본격 시작을 알렸다.

 

LG전자는 올해 IFA에 ‘LG AI 가전의 오케스트라’를 주제로 약 3745㎡ 규모의 전시 공간을 꾸몄다. AI홈 솔루션을 첨단가전군을 지휘하는 오케스트라 지휘자에 빗댄 점이 인상적이었다. LG 씽큐 온은 가전과 사물인터넷(IoT) 기기, 외부 서비스를 연동해 일상을 맞춤 조율한다. 이를 직관적으로 느낄 수 있도록 전시관 입구에 AI 가전 21대를 교향악단처럼 두고 뒤편에 가전들을 지휘하는 씽큐 온을 미디어 아트로 표현했다.

 

씽큐 온은 요리, 휴식, 캠핑 등 실생활에서 집안 가전과 IoT 기기를 제어하고 업그레이드하며 고장도 관리한다. 주방에 들어서며 ‘영양 균형이 좋은 메뉴를 추천해줘’라고 말하면 LG 씽큐 온이 조리법을 알려주고 알아서 오븐도 예열하는 식이다. 외출 시 ‘에어컨 끄고 청소기 돌려줘. 한 시간 후에 제습기 틀어줘’라고 해도 다 기억하고 실행한다.

 

◆한·중 가전 대결 눈길

 

올해 IFA에서는 한국과 중국의 치열한 기술 경쟁도 주요 관심사다. 한국이 거머쥔 TV 시장 왕좌를 노리는 중국 업체의 추격, 로봇청소기 시장에서 설욕하려는 삼성과 LG의 승부수를 한눈에 볼 수 있다. 삼성전자는 차세대 디스플레이 기술을 집약한 ‘마이크로RGB TV’를 전시했다. 세계 최초로 115형 대형 스크린에 100㎛(마이크로미터) 이하 RGB(빨강·초록·파랑) LED를 초미세 단위로 배열한 제품이다. 삼성과 LG의 로봇청소기 신제품도 눈에 띄었다. LG전자는 빌트인형이라 평소 보이지 않는 ‘히든 스테이션’과 어디든 놓을 수 있는 ‘오브제 스테이션’ 2종을 IFA에서 공개했다. 이 제품들은 세계 최초로 본체와 스테이션 모두에 스팀(증기) 기능을 넣어 청소 성능과 위생을 모두 잡았다. 삼성전자는 하반기 출시 예정인 신제품을 선보였다. 이 제품은 100도로 끓인 물로 만들어낸 고온 스팀으로 물걸레 표면 세균을 99.999% 살균한다. 또 투명한 액체까지 인식하고 구석은 브러시와 물걸레를 뻗어 닦는 ‘팝 아웃 콤보’ 기능을 갖췄다.


베를린=송은아 기자 sea@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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