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명보표 스리백 전술 본격 점검
카스트로프 중원 활약에 기대감
유럽파 대거 합류… 기량 테스트
부상 황인범 공백 지울 조합 탐색
美, 손흥민 ‘옛 스승’ 포체티노 감독
伊리그 골잡이 풀리식 경계 1순위
한국 축구대표팀이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진출을 확정한 뒤 첫 평가전 상대로 미국을 만난다. 개최국 자격으로 월드컵 조추첨 1포트에 배정된 미국은 한국과 월드컵 조별리그에서 만날 수 있는 상대다. 최정예 멤버를 소집한 두 팀은 이번 경기를 통해 본격적인 대회 준비에 나선다. 홍명보 한국 대표팀 감독은 이번 원정길에서 월드컵 본선 무대에서 쓸 수 있는 다양한 조합을 테스트해 볼 방침이다.
대표팀은 7일 오전 6시 미국 뉴저지주 해리슨 스포츠일러스트레이티드 스타디움에서 미국과 친선경기를 갖는다. 대표팀이 미국과 맞대결을 펼친 건 2014년 2월 미국 로스앤젤레스(LA)에서 가진 평가전 이후 11년 7개월 만이다. 이 경기에서 한국은 0-2로 졌다. 한국은 미국과 11차례 맞붙어 5승3무3패로 앞서있다.

대표팀은 지난 6월 일찌감치 북중미 월드컵 진출을 확정한 덕에 개최지인 미국 원정길에 오를 수 있었다. 미국전을 치른 뒤 대표팀은 10일 오전 10시 테네시주 내슈빌 지오디스 파크에서 멕시코와 맞대결을 펼친다. 미국(14위)과 멕시코(13위) 모두 한국(23위)보다 FIFA 랭킹이 높다. 조편성에서 1포트가 유력한 한국이 12개 조로 진행되는 이번 월드컵 조별리그에서 두 팀 중 한 팀을 만날 확률은 16.6%다.
홍 감독은 이번 원정길에서 유럽파 기량을 점검할 방침이다. 홍 감독은 지난 7월 열린 동아시아축구연맹(EAFF) E-1 챔피언십(동아시안컵)을 치르면서 국내 선수를 파악했다. 이 대회에서 유럽파가 합류하지 않았다. 홍 감독은 “동아시안컵을 치르면서 선수들의 전술 이해도가 높아졌다”며 “이번 원정길에서는 유럽에서 뛰는 선수들에게도 월드컵에서 쓸 수 있는 다양한 전술을 실험해 볼 계획”이라고 예고했다.
이번 일정에는 손흥민(LAFC)를 비롯해 이강인(파리 생제르맹)과 김민재(바이에른 뮌헨), 이재성(마인츠) 등 유럽파가 총출동한다. 홍 감독이 주장 교체에 대해 모호한 태도를 보였지만 이번 경기에서 완장은 손흥민이 차고 나올 것으로 보인다. 8년째 주장을 맡고 있는 손흥민은 새롭게 태극마크를 단 옌스 카스트로프(묀헨글라트바흐)의 적응을 돕는 등 팀 내 분위기를 이끌고 있다.
이 경기에서 손흥민 활약과 함께 카스트로프가 어떤 모습을 보여줄지도 관심이다. 카스트로프는 홍 감독이 월드컵에서 쓰겠다고 예고한 스리백에서 중요한 자리인 수비형 미드필더를 맡고 있다. 이 자리에서 카스트로프가 아쉬운 모습을 보여준다면 스리백 적용을 놓고 홍 감독 고민이 커질 수밖에 없다. 홍 감독은 “카스트로프가 파이터 기질이 있어 기존 선수들과 다르다”며 기대감을 드러냈다.
중원 사령관 황인범(페예노르트)이 종아리 부상으로 이번 원정길에 동행하지 못한 상황에서 홍 감독은 미드필더 라인의 새로운 조합을 찾아야 한다는 숙제도 안게 됐다. 홍 감독은 백승호(버밍엄시티)와 박용우(알아인), 김진규(전북) 등을 활용해 황인범이 빠졌을 때를 대비한 전술을 완성해야 한다.
미국은 한국을 상대로 분위기 반전에 도전한다. 미국은 지난 7월 마무리된 북중미카리브축구연맹(CONCACAF) 골드컵에서 멕시코에 밀려 준우승을 차지했다. 또 손흥민을 토트넘에서 지도했던 마우리시오 포체티노 감독이 미국을 이끌고 있어 손흥민 장단점을 명확하게 꿰고 있다는 점도 주의해야 한다. 한국을 위협하는 선수로는 크리스천 풀리식(AC밀란)이 꼽힌다. 지난 시즌 이탈리아 세리에A에서 11골을 넣으며 미국 에이스로 자리 잡은 풀리식을 김민재가 막아 낼 수 있는지도 중요하다.
홍 감독은 “월드컵 체제에 돌입하면서 매 경기가 중요해졌다”며 “어떤 선수가 경쟁력이 있는지, 또 좋은 팀을 상대로 어떤 대안을 찾을 수 있는지 준비하는 경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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