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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값·취업난에… 결혼도 출산도 ‘脫서울’

입력 : 2025-09-03 21:00:00 수정 : 2025-09-03 18:49:04
세종=권구성 기자, 채명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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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계청 ‘30년간 혼인·출생변화’

1995년 혼인구성비 25%가 서울
2024년엔 경기가 28%로 순위 ‘역전’
서울 출생아 감소, 경기와 25%P
差 “집값 부담에 외곽서 신혼집 마련”

2024년 남녀 초혼연령 6세 높아져
“결혼 늦어지며 저출생 여파 심화”

1990년대에는 20대가 서울을 중심으로 결혼과 출산을 하는 것이 주류였다면, 2020년대에는 30대가 수도권을 중심으로 결혼과 출산을 하는 경향이 두드러지고 있다. 결혼과 출산의 연령이 높아지는 것이 저출생의 직접적인 원인으로 비치지만, 서울에서 점차 벗어나는 현실도 원인의 하나일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높은 집값과 취업난으로 청년세대가 체감하는 경제적 어려움이 출생아 수가 3분의 1로 줄어드는 결과로 이어졌다는 분석이다.

한 웨딩드레스 판매점에 웨딩 드레스가 전시되어 있다. 연합뉴스

3일 통계청이 발표한 ‘지난 30년간 우리나라의 혼인·출생 변화’에 따르면 시도별 혼인 구성비는 1995년까지만 해도 서울(24.7%)과 경기(18.0%), 경남(8.5%) 순으로 큰 비중을 차지했다. 출생아 수가 많은 지역을 봐도 서울과 경기, 경남 순으로 높게 나타났다.

 

반면 2024년에는 경기(28.2%)가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고, 서울(19.1%)과 인천(5.9%)이 뒤를 이었다. 출생아 수가 많은 지역 역시 경기, 서울, 인천 순이었다. 이는 서울의 인구 비중이 여전히 압도적인 상황에서 결혼과 출산을 하는 지역이 서울에서 점차 벗어나고 있음을 보여준다. 혼인건수로 봐도 30년 전에는 서울이 9만8525건으로 가장 많았지만, 지난해에는 경기가 6만2629건으로 서울(4만2471건)을 제쳤다.

특히 출생아 수의 감소폭은 서울과 광역시에서 두드러졌다. 서울의 경우 30년 전보다 75% 감소했다. 부산(-75.2%), 대구(-73.9%), 광주(-73.7%)도 감소폭이 컸다. 반면 경기 지역은 49.7% 줄어 상대적으로 감소폭이 작았다.

결과적으로 출생아 수는 1995년 71만5000명에서 지난해 23만8000명으로 30년간 66.7% 급감했다. 여성 1명이 평생 낳을 것으로 예상되는 평균 출생아 수를 의미하는 합계출산율은 1995년 1.63명에서 2024년 0.75명으로 54.2% 줄었다. 평균 초혼 연령은 1995년 남자 28.4세, 여자 25.3세에서 지난해 남자 33.9세, 여자 31.6세로 높아졌다. 결혼이 늦어져 출산 연령도 높아지면서 저출생 문제로 이어지는 모양새다.

이상림 서울대 인구정책연구센터 책임연구원은 “요새 청년들의 트렌드가 혼자 살 때는 서울에서 직장 다니며 서울에 거주하다가 결혼을 한 뒤 신혼 생활은 서울 통근이 용이한 경기도 지역으로 빠져나가는 것”이라며 “청년들이 신축을 선호하는데 부모님의 재력이 받쳐주지 않는 한 서울에서 신축에 들어가긴 어려우니 외곽으로 빠지는 경향을 보인다”고 말했다.

최근 출생아 수가 반등한 것에 대해서는 조금 더 지켜볼 필요가 있다는 견해를 밝혔다. 그는 “갈수록 육아에 많은 돈과 시간이 투여되고 결혼 시기도 점점 늦춰지다 보니 낳아봐야 하나인 경우가 대부분”이라며 “지난해 출생아 수가 증가한 것은 합계출산율이 바닥을 찍은 탓도 있지만 코로나19 국면 때 결혼을 미루고 출산을 미뤘던 부부들의 출산이 몰린 영향도 크다”고 분석했다.


세종=권구성 기자, 채명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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