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언더파… 티띠꾼 1타차로 제쳐
中 출신으로는 역대 3번째 정상
2025년 우승자 24명… ‘2승’ 한 명도 없어
신인 우승 7번째… 역대 최다 타이
日선수 5승 중 4명도 올 시즌 데뷔
절대 강자가 사라진 미국여자프로골프(LPGA)에 춘추전국시대가 찾아왔다. 2025년 LPGA에 예정된 투어 일정 65%를 소화했지만 아직 2승을 거둔 선수가 나오지 않을 정도로 경쟁이 치열하다. 올 시즌 LPGA 투어 우승자가 매 대회 새로운 얼굴로 채워지고 있다는 의미다. 특히 1980년 이후 단일 시즌에 가장 많은 신인이 우승컵을 차지하며 투어에 바람을 일으키고 있다. 최다 우승국인 일본 선수 5명 중 4승을 루키가 챙겼을 정도다.
1일 미국 매사추세츠주 노턴 보스턴 TPC(파72)에서 끝난 LPGA 투어 FM 챔피언십(총상금 410만달러)에서 올 시즌부터 미국 무대에 나선 신인 미란다 왕(26·중국)이 정상에 올랐다. 왕은 이날 마지막 라운드에서 버디 4개와 보기 2개를 묶어 2언더파 70타를 기록했다. 4라운드 합계 20언더파 268타를 친 세계랭킹 187위 왕은 지노 티띠꾼(22·태국)을 1타 차로 제치고 정상에 섰다. 왕은 상금 61만5000달러(약 8억5000만원)를 챙겼다.

이로써 왕은 올 시즌 7번째 신인 우승자가 됐다. 중국 국적 선수가 LPGA에서 트로피를 들어 올린 건 펑산산(36)과 인뤄닝(23)에 이어 왕이 세 번째다. 왕은 “세계랭킹 1위인 티띠꾼과 경쟁하면서 집중력을 유지해 꿈을 이룰 수 있었다”며 “앞으로 더 많은 우승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기대를 모았던 김세영(32·메디힐)은 이날 버디 3개와 보기 1개를 기록하며 70타를 치면서 최종합계 17언더파 271타로 단독 3위를 차지했다. 이번 대회 첫 라운드에서 김세영은 65타를 몰아치며 단독 선두에 올라 2020년 11월 펠리컨 챔피언십 이후 5년 만에 정상을 바라봤다. 3라운드까지도 김세영은 선두에 3타 뒤진 공동 2위에 오르며 역전 우승에 대한 희망을 가졌지만 아쉽게 거리를 좁히지 못했다. 지난주 CPKC 여자오픈 공동 10위에 오른 김세영은 2주 연속 톱10에 오르며 다음 대회를 준비하게 됐다.
FM 챔피언십이 왕의 우승으로 막을 내리면서 LPGA는 35개 일정 중 23개 대회를 마쳤다. 하지만 눈에 띄는 강자가 보이지 않는다. 2인 1조로 경기해 우승자가 2명인 다우 챔피언십을 포함하면 올 시즌 우승자는 모두 24명에 달한다. 이들은 올 시즌 남은 12개 대회에서 우승을 놓고 경쟁하고 있다. 이는 지난 시즌 넬리 코르다(27·미국)가 7승을 거둔 것과 크게 비교된다. 역대 최소승 다승왕이 탄생할 가능성도 커지고 있다. 골프 데이터 업체인 골프 컨페디움에 따르면 역대 LPGA 투어에서 최소승으로 다승왕을 차지한 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만연했던 2020년 2승이다. 당시 LPGA는 예정된 33개 대회 가운데 16개 대회만 열렸고 두 차례씩 우승을 차지한 김세영과 다니엘 강(33·미국)이 공동 다승왕에 올랐다.

신인이 독보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는 것도 2025시즌의 특징이다. 올 시즌 왕을 포함해 다케다 리오(22·일본)와 잉그리드 린드블라드(25·스웨덴), 로티 워드(21·영국) 등 신인 7명이 첫 시즌부터 우승을 신고했다. 1980년 이후 시즌 최다 신인 우승 타이기록이다. 2009년에도 신인 7명이 LPGA 투어 정상에 오른 바 있다.
신인 가운데서는 일본 선수들이 독보적이다. 올해 일본 선수가 거둔 5승 가운데 4승은 신인의 몫이었다. 다케다가 3월 열린 블루베이 LPGA에서 정상을 차지했고, 메이저대회인 AIG 여자오픈에서는 야마시타 미유(22)가 트로피를 가져갔다. 또 쌍둥이인 이와이 지사토와 이와이 아키에(이상 23)가 각각 멕시코 리비에라 마야오픈과 스탠더드 포틀랜드 클래식에서 우승하며 올 시즌 LPGA에서 일본은 한국(4승)을 제치고 국가별 최다승을 거두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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